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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나 사물의 맨 처음  

일이나 사물(事物)의 「처음」을 뜻하는 한자 단어에 효시(嚆矢)와 남상(濫觴), 그리고 이번의 비조(鼻祖)가 있다. 

먼저 조(祖)부터 보자. 사(社)는 땅(土)의 귀신(示)이라는 의미다. 곧 示는 정성을 「펴 보이다」는 뜻으로 귀신(鬼神)이나 제사(祭祀)를 뜻한다. 제사 (祭祀)와 祈 · 祝 · 祠 · 神 · 祐 · 祭 · 祥이 그렇다. 

조(祖)는 示와 且의 결합(結合)으로 且는 지방(紙榜)을 붙여 놓은 위패(位牌) 또는 신주(神主)를 뜻한다. 곧 후손(後孫)이 신주(且)를 모셔놓고 제사(示)를 지낸다는 뜻으로 그 대상은 조상이 아닌가. 조상이라면 혈족의 시초(始初)가 된다. 시조(始祖)·원조(元祖)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코를 뜻하는 비(鼻)자를 사용하여 「처음」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까닭이 있다. 

옛날 중국 사람들의 의학 상식으로는 임신을 했을 때 인간의 신체기관 중에서 제일 먼저 형성되는 것이 코라고 여겼다. 의사가 아니라 진위여부(眞僞與否)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들은 그렇게 믿었다. 

그래서 코(鼻)라면 '사람의 시초(始初)'라는 뜻이 되어, 중국 사람들은 '맨 처음' 이라는 생각을 떠 올린다. 그들은 처음 낳는 아들을 비자(鼻子)라고 한다. 우리의 장자(長子) · 차남(長男)에 해당된다. 

뿐만 아니라, 옛날 중국 화가들은 초상화(肖像畵)를 그릴 때에도 코부터 그렸다. 그것이 사람의 '처음'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鼻 코 비. 祖 할아버지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