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서기 918년) 6월에 태봉국 궁예 휘하의 병사들이 왕건(고려 태조 太祖)을 추대하니, 궁예는 도망하다가 부하들에게 피살되고 왕건이 즉위하였다. 

3년(서기 919년) 고려 태조가 도성을 송악군(松岳郡)으로 옮겼다. 

4년(서기 920년) 임금이 태조와 수교하였다. 

10월에 후백제 왕 견훤(甄萱)이 보병과 기병 1만 명을 거느리고 대야성(大耶城) 을 쳐서 함락하고, 진례성(進禮城)으로 진격하였다. 왕은 아찬 김율을 고려에 보내어 태조(왕건)에게 원조를 구하였다. 태조가 부장에게 명하여 신라를 구원하니 견훤이 이를 듣고 퇴각하였다. 

5년(서기 921년) 5월에 아찬 김율이 고하되, 

"신이 고려에 사신으로 갔을 때 고려 왕이 신에게 묻기를, '신라에는 세 가지 보배가 있다고 들었다. 

하나는 황룡사의 장륙존상이고,
또 하나는 황룡사의 구층탑이고, 
또 하나는 진평왕의 성대(성스러운 허리띠)라고 하던데,

불상과 탑은 지금도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성대는 어디에 있느냐?'하고 물으시길래, 신은 알지 못하여 대답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였다. 왕이 듣고 여러 신하에게, 

"성대란 어떤 보물이냐?" 

하고 물었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 때 황룡사에 있던 나이 90세가 넘은 중이 말하기를, 

"내가 전에 들으니 그 성대는 진평대왕이 두르시던 것인데 대대로 전하여 지금은 남쪽 창고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라고 하였다. 

왕이 창고의 문을 열어 살펴보게 하였으나 보이지 않았다. 그 뒤 날을 택하여 제사를 지낸 뒤에야 볼 수 있었는데, 그 띠는 금과 옥으로 장식하고 길이가 매우 길어서 보통 사람은 맬 수 없는 것이었다. 

8년(서기 924년) 8월에 왕이 돌아가니, 시호를 경명이라 하고 황복사(黃福寺) 북쪽에 장사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