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에게 15승은 준척이냐 월척이냐의 갈림길이다.14승과 15승은  불과 1승 차이지만 그 평가는 엄청나게 달라지기 때문. 28일(한국시간) 현재 메이저리그 30개팀을 통틀어 15승 투수는 28명에 불과하다.어느 팀에서건  제1선발이나 에이스의 역할을 맡을만한 투수 성적의 커트라인이 바로 15승이다. 

  LA 다저스가 속한 내셔널리그에서 박찬호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에이스 커트 실링과 함께 공동 14위에 랭크됐다. 

이로써 팀의 제1선발이던 라몬 마르티네스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시즌 후반기부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맡았던 그는 기대 이상으로 맹활약을 펼친 셈이다. 

 박찬호는 또 2년 연속으로 다저스의 팀내 최다승을 기록해 팀  마운드에서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했다. 지난해 뉴욕 메츠로 이적한 노모 히데오와 공동 14승을 올린데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시즌 최종성적은 34경기에서 220.2이닝을 던져 15승9패 방어율 3.71에  탈삼진 190개를 기록했다. 최고시속 158㎞의 불같은 강속구를 자랑하는 그는 탈삼진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6위를 차지했다. 

 성적으로는 메이저리그 특급투수의 반열에 넣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 

 8월10일  피츠버그전까지 홈 11연승의 기록을 이어가 LA 시민들의 열렬한  성원을 받은 것도 올해 그의 자랑거리다. 

 그러나 6월22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1이닝동안 10점을 내줘  한 때 방어율이 5.36까지 치솟는 등 기복이 심한 투구는 여전히  문제로 남았다. 

 5월과  8월, 두번씩이나 한달여의 공백끝에 1승을 추가하는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다. 

 특히 메이저리그 진출 3년에 무려 34승을 거두고도 단 한차례의  완봉승을 따내지 못한 것은 팀의 에이스라는 명색에 못미치고 있다. 
 
 박찬호 98결산(2회)-다저스 마케팅 중심 (9/29) 

 풀타임 선발 2년째 시즌인 올해 박찬호는 LA다저스 구단에서 부동의  에이스급으로 대우받았다. 

  이는 그가 15승을 거둬 성적으로 팀내 최다승의 위치에 오름으로써  새삼 입증 됐지만 시즌 도중 불어닥친 다저스의 ‘변화와 숙청’바람 속에서  박찬호 만큼은 늘 예외적인 존재로 평가됐다. 

  시즌 전부터 다저스구단은 박찬호를 마케팅의 간판으로  내세웠다. 타자인 마이크  피아자와 투수인 박찬호를 콤비로 만들어 LA에서 가장 번화한  선셋 대로상의 대형 호텔벽면에 광고벽화로 등장시킨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부터 다저스의 전 경기를 라디오로 중계한 ‘엑스트라 스포츠(AM1150)’는 다저스 경기를 선전하는 스포트 광고멘트에 “찬호가 삼진을 몇개나 잡았지?”라는 대화체를 고정적으로 집어넣었던 것도 박찬호를 다저스의  간판급으로 간주한 까닭이다. 

 다저스타디움의 엘리베이터 출입문에 박찬호의 유니폼을 그려넣은 것도 구단이 ‘코리안 특급’을 어떤 비중으로 생각하고 있는가를 짐작케한  일이었다. 
 박찬호의 위상은 은퇴할 때까지 다저맨으로 뿌리 내릴 것으로 보이던 피아자와 일본인투수 노모 히데오가 트레이드된 이후부터 보다 확실해졌다. 피아자와 노모가 떠나버린 다저스에서 그나마 팬들의 호응을 받을 만한 다저맨은 박찬호와 외야수 라울 몬데시 뿐이었다. 
 박찬호의 경기는 그래서인지 다저스 선발투수 가운데서 가장 많은  관중이 몰리곤 했다. 

 박찬호가 등판한 다저스타디움 19게임에서는 총 74만5천8백85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게임당 평균 3만9천2백57명이 박찬호의 선발경기를 즐겼던 셈이다. 

다저스의 올시즌 홈경기 평균관중수는 3만8천1백38명 보다 1천1백19명이  많은 숫자다. 

  지난해 박찬호의 홈 15게임 평균관중수는  4만3천8백71명이었다. 다저스의 평균 관중수 4만9백81명보다 4천여명 많았던 지난해에 비해 올시즌의  편차가 줄어든 것은 IMF의 영향으로 한국인 관람객이 크게 감소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어쨌든 박찬호는 15승투수로서 새롭게 치장하고 출발하는 내년부터는 보다 확고부동한 프랜차이즈 스타로 도약하는  반석을 올시즌에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박찬호(25), 이젠 그를 LA 다저스 에이스라 불러도 좋다. 사실 올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만 해도 ‘코리안특급’박찬호는 다저스의 제 1선발투수는 아니었다. 

지난 2년 연속 에이스 구실을 한 라몬 마르티네스도 있었고 또 이스마엘 발데스, 노모 히데오 등 경험많고 실력이 뛰어난 투수들이 버티고 있었기에 박찬호의 위상은 제 3선발 정도였다. 

그러나 한 시즌을 치르면서 박찬호는 에이스로 대접받기에 충분할 만큼 급성장했다. 특히 다저스 투수진 중 1인자였던 마르티네스가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끝마친데 이어 지난해 나란히 14승을 기록했던 일본인 투수 노모 마저 다른 팀(뉴욕 메츠)으로 트레이드돼 마운드 레임덕 현상이 심할 때 박찬호는 온 몸으로 팀 마운드의 열세를 극복해내는 저력을 보였다. 

28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올 시즌을 모두 마친 박찬호의 성적은 이를 그대로 입증한다. 15승9패, 방어율 3.71. 명실공히 팀내 선발진 중 최다승의 기록이다. 

발데스와 페레스가 똑같이 11승씩을 거뒀을 뿐 마르티네스, 보해넌, 드라이포트는 두자리수 승수에도 도달하지 못했다.(표 참조) 더구나 15승은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통틀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30위권에 드는 좋은 성적이다. 

박찬호의 이런 놀라운 활약과 무서운 성장속도에 대한 평가는 이미 구단 내부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어 더욱 주목된다. 

바로 다저스 신임 말론 단장이 최근 구단주변의 마르티네스를 대신할 새로운 에이스 영입설을 일축하고 벌써부터 내년 시즌 박찬호의 에이스 구실에 대한 기대를 부풀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랜디 존슨 등 메이저리그 특A급 투수를 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최고구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무기로 2년 연속 팀내 최다승을 일궈낸 ‘코리안 특급’박찬호. 96년 5승(5패) 97년 14승(8패) 그리고 올 시즌 15승을 거둘만큼 확실한 성장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찬호가 이젠 다저스의 에이스로서 내년 시즌 20승 달성과 함께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끄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박찬호 2000년 연봉 600만불 예약 09/29(화) 13:57 
 

‘600만달러(?)의 사나이.’ 

박찬호가 28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시즌 최종전서 15승 고지에 오르는데 성공함으로써 눈길이 쏠리는 부분은 바로 ‘돈’이다. 

박찬호의 올 해 연봉은 70만 달러(한화 약 9억8,000만원). 시즌 초 구단과 2년간 300만 달러(약 42억원)에 연봉계약을 맺어 첫 해인 올 해 70만 달러, 내년에 230만 달러를 받기로 했기 때문에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해서 당장 내년 연봉이 올라가진 않는다. 그렇다고 올 시즌 거둔 15승이 헛수고에 그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현재 예상대로라면 박찬호는 내년 8월쯤 구단이 제시해 올 계약연장 제의에 따라 새롭게 연봉협상을 하게 될 전망이다. 올 해 성적과 내년 상반기 성적이 연봉액수 산정의 가장 직접적인 근거가 된다. 15승으로 팀내 최다승은 물론 메이저리그 전체로 따져도 특급 투수의 반열에 오른 것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게 분명하다. 더구나 박찬호는 연봉조정신청권한도 갖게 돼 더욱 유리한 처지가 된다. 과연 박찬호는 2,000년 시즌부터 새롭게 맺게 되는 계약서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올 시즌 메이저리그서 15승 이상을 거둔 투수들의 연봉에서 박찬호의 다음 재계약 조건을 짐작해 볼 수 있다. 28일 현재 메이저리그서 15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박찬호를 포함 28명이다(박찬호가 속해 있는 내셔널 리그 소속 투수는 15명). 이 중 올 시즌 100만 달러 미만의 연봉을 받는 투수는 박찬호 포함 겨우 4명 뿐이다. 17승을 기록 중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2년차 투수 케빈 밀우드가 올 연봉 17만 5,000달러(약 2억4,500만원)로 15승 이상 기록한 투수 중에 최저연봉자이다. 그 다음 21만 6,500달러의 릭 헬링(텍사스, 20승), 24만 달러의 호세 리마(휴스턴, 15승)가 있을 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몇 백만 달러는 우습게 받는 고액연봉의 투수들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그렉 매덕스가 960만 달러(134억 4,000만원)로 전체 투수 중 최고액. 내셔널 리그 다승왕인 톰 글래빈(애틀랜타), 아메리칸 리그 다승 공동 1위 로저 클레멘스(토론토)는 각 각 700만 달러와 8백 25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고 있다. 

LA 다저스내의 다른 투수들의 연봉도 참고해야 한다. 현재 다저스서 최고연봉을 받고 있는 투수는 라몬 마르티네스로 480만 달러. 올 해는 성적이 부진(7승)하지만 90년 20승, 91년 17승을 거뒀고 93시즌부터 지난 해까지 내리 5년간 10승 이상을 거뒀다. 또 한 명의 고액연봉자는 이스마엘 발데스로 올 해 280만 달러를 받았다. 역시 올 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94시즌 3승에서 시작, 지난 해까지 13_15_10승을 거뒀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 재계약시 적어도 3년간 2,000만 달러(약 280억원)는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600만달러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 시즌 상반기서 계속 팀 제 1선발의 위치를 고수한다면 2년 연속 팀 다승왕을 차지한 만큼 팀 내 투수 중 최고 대우를 당당히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 재학 중 어깨 하나만 믿고 태평양을 건너간 청년 박찬호의 아메리칸 드림이 실현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