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가 금메달 사냥의 첫 길목인 대만과의 1차전을 박찬호의 호투와 폭발적인 타격을 앞세워 16-5(7회 콜드게임승)로 크게 이겼다. 

한국은 7일 퀸시리키트구장에서 열린 예선리그 A그룹 1차전에서 선발투수 박찬호가 5이닝동안 삼진 5개를 뺏고 4안타 1홈런 1실점만 허용하는 빼어난 투구(투구수 66개)로 대만 타자를 묶는 동안 박재홍의 3점 홈런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로 대만 마운드를 공략, 낙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대만,일본과 각각 2차례씩 겨뤄 조수위가 결승진출권을 갖는 더블리그 예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됐다. 

한국과 대만은 각각 프로선수 12명을 포함시켜 역대 최강팀을 구성했지만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일본 프로야구 출신인 대만 에이스 궈리젠푸보다 한 수 위였다. 

박찬호는 1회 삼진 1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 산뜻한 출발을 했으며 매회 빠른공과 절묘한 커브를 섞는 노련한 투구로 대만 타자들을 농락했다. 

박찬호는 4회 2사후 대만 4번타자 첸치펭에게 직구를 던지다 좌월 1점 홈런을 허용하고 이어 안타와 볼넷을 잇따라 허용,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후속타자를 내야땅볼로 잡아 불을 껐다. 

박찬호가 호투하는 동안 한국 타선은 2회 홈런 1개를 곁들인 4안타와 상대 실책, 야수선택 등을 묶어 타자일순하면서 7점을 얻어 승부를 일찌감치 결정지었다. 

강혁과 심재학이 연속 실책으로 출루하고 백재호가 볼넷을 골라 만든 무사 만루에서 조인성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주자 3명을 불러들였다. 

이병규의 적시타로 4-0으로 달아난 한국은 박재홍이 1사1,2루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려 7-0으로 크게 앞섰다. 

한국은 4회에도 신명철이 1점홈런을 날린데 이어 강혁과 심재학의 적시타로 3점을 추가, 10-1로 점수차를 벌려 대만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한국은 5회에도 2점을 추가,12-1로 앞서자 6회 박찬호를 쉬게 하고 김병현, 경헌호 등 후보 투수를 차례로 기용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날 한국 타선은 주자가 쌓일 때마다 적시타가 터지는 집중력을 보인데다 우려했던 내야수비도 매끄럽게 이뤄져 금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한국은 오는 9일 일본과 같은 장소에서 예선리그 2차전을 치른다. 
 
 
밤새더라도 승부가린다 

　- 무제한 연장전 허용 - 

이번 아시안 게임 야구는 무제한 연장으로 펼쳐진다. 메이저리그 식으로 밤을 새더라도 승부를 가리는 것이다. 

5일 저녁 주성로 감독을 비롯한 출전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규칙 위원회에서 결정된 중요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우선 4강팀이 가려졌을 때 실시되는 도핑(금지 약물 복용) 테스트에서 한 선수라도 적발되면 전 경기를 몰수당하게 된다. 

7회에 10점 이상 차이가 났을 때는 콜드 게임 처리된다. 2팀이 예선리그에서 승패가 같았을 때는 승자승 원칙이 적용되며 3팀 타이의 경우에는 최소 실점, 최다 득점, 팀 타율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도핑 테스트는 4강 진출 팀에 한해 실시하기로 했다. 김우덕 대한야구협회 사무국장은 “관례로 봐서 4강전을 한 뒤 추첨을 통해 무작위로 몇 명을 뽑아서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방망이는 알루미늄, 나무 배트 어느 것을 써도 무방하다. 

심판은 참가국 각 나라에서 한 명씩을 쓴다. 나머지 필요한 인원은 태국 심판이 맡게 된다. 한국_대만전은 일본 구심, 한국_일본전은 대만 구심 등 구심 만큼은 제3국 심판을 기용한다. 심판은 아시아연맹 심판위원장(대만 고천영)이 배정하고 한국의 장태영 아시아연맹 기술위원장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