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규(24·LG)의 방망이가 대폭발을 일으켰다. 13일 오후 6시(이하 한국시간) 방콕 퀸 시리킷 구장서 벌어진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더블리그 일본과의 2차전서 한국 대표팀의 이병규는 만루홈런과 연타석 솔로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6타점의 빼어난 활약을 보이며 팀의 9_2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 11일 대만전까지 14타수 7안타, 타율 5할을 기록하고 있던 이병규는 1회말 0_1로 뒤진 1사 2루서 일본 선발 다카하시를 좌월 2루타로 두들겨 2루주자 박한이(동국대 2)를 홈으로 불러 들이며 산뜻한 타격 감각을 선보였다. 

이병규의 진가가 빛난 것은 2회말. 강봉규(고려대 3) 황우구(인하대 4)의 연속 안타와 백재호(한화)의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든 2사 만루서 다카하시의 2구째 직구를 통타,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130㎙짜리 대형 그랜드 슬램을 작렬,한국 응원단을 열광시켰다. 

방망이에 물이 오른 이병규는 5회에도 다카하시의 초구 체인지업을 그대로 받아쳐 140㎙ 대형 아치를 방콕 밤하늘에 수놓았다. 한국 대표팀의 첫 연타석 홈런. 이병규는 예선 4게임서 17타수 10안타(타율 .588)로 한국 타자들 가운데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이병규는 그러나 의욕이 너무 앞선 나머지 8회 가지야마의 중전안타를 다이빙 캐치하다 뒤로 빠트려 그라운드 홈런을 허용하는 실수를 범해 옥에 티를 남겼다. 

전날 일본이 대만에 패하는(10_11) 바람에 1그룹 1위를 확정지은 한국은 주전선수들을 빼고 2진급들을 내세우고도 일본에 낙승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안타수는 8_7, 한 개 차였지만 7_1로 앞선 6회 7번 장영균이 솔로홈런을 터뜨리는 등 3발의 장타로 낙승했다. 

한국은 최원호(현대)를 비롯해 다섯 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며 결승전 상대로 예상되는 일본 타자들의 타격행태를 관찰하는 여유를 보였다. 

예선 4전승을 기록한 한국은 오는 15일 오후 1시 반 같은 장소에서 2그룹 1위를 차지한 중국과 결승행을 다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