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담포수의 폐해
지난 8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시즌 피날레 게임을 마치고 데일리뉴스는 LA 다저스의 스토브리그를 전망하면서 25명 엔트리의 향배를 하나씩 짚었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물론 박찬호. FA를 선언,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번째 주목을 끄는 선수가 박찬호의 전담포수 채드 크루터였다. 데일리뉴스는 크루터에 대해서 ‘박찬호가 다저스를 떠나면 할 일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사실 올시즌 혜성처럼 나타난 주전포수 폴 로두카의 타격이 1루수 에릭 캐로스 처럼 신통치 않았다면 별 문제는 없었다. 팀내에서 타격이 가장 뛰어난 로두카를 박찬호가 선발등판하는 날에는 벤치에 앉혀야하니 호사가들이 가만히 있을 리 만무. 후반기에는 1루수 캐로스를 오더에서 빼고 궁여지책으로 로두카를 1루수로 기용했다. 박찬호가 등판하는 경기에는 하위타선의 무기력에 중심타선 개리 셰필드, 에릭 캐로스의 방망이 마저 침묵해 게임이 쉽게 풀리는 날이 없었다. 득점지원은 당연히 처졌다. 전담포수 문제가 시즌내내 여론의 도마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현재 다른 팀에도 전담포수를 선호하는 투수들이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그레그 매덕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세인 레이놀스는 주전포수를 제쳐두고 폴 바코와 토니 유세비오와 호흡을 맞춘다. 하지만 이들은 별 잡음이 없다. 유독 박찬호에게만 전담포수 문제점이 꼬리처럼 따라 다닌다. 왜 그럴까. 로두카의 올시즌 타격(타율 0.320,홈런 25,타점 90개)이 워낙 뛰어난 점도 있었지만 박찬호가 전담포수를 고집했기 때문에 잡음이 일었고 문제점을 지적받았다. 박찬호는 시즌도중 전담포수 폐해가 자꾸 거론됐을 때 “다른 포수가 앉아도 상관없다. 그러나 크루터가 마스크를 쓰면 마음이 편안하다”고 밝혔다. 팀내 제2선발 박찬호가 크루터와 호흡을 맞추면 편안하다고 하는데 누가 감히 로두카를 포수로 기용하겠는가. 경기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고. 짐 트레이시 감독이 박찬호-크루터 전담포수를 사실상 묵인하고 인정한 것은 스프링캠프 때였다. 3월2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범경기에 로두카를 선발포수로 기용, 박찬호와 호흡을 맞추게 했지만 박찬호가 4이닝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11안타 9실점으로 실망스러운 투구내용을 보였다. 트레이시 감독은이 경기 결과를 놓고 크루터외에 다른 포수로는 안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시즌 도중 고백했다. 미디어 종사자들은 전담포수 크루터를 고집하자 ‘베이비’ ‘기저귀를 채워야
한다’는 등 15승 투수에게 어울리지 않는 표현을 써가며 박찬호의 미숙함을
질타했다. 이같은 전담포수 문제는 향후 FA로 다른 팀에 이적할 때도 논란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 연봉 1500만달러 이상 받는 엘리트급 투수가 크루터 없는 팀에서
부진한 투구내용을 보였을 때 당장 현지 언론은 이 점을 부각시킬 게 분명하다.
어쩌면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박찬호가 이적하는 팀에
크루터의 트레이드 요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박찬호의 홀로서기가 하루
빨리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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