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 앞선 기량, 주전빼고도 손쉬운 승리 

 유럽에서도 남쪽 선수들은 기술이 뛰어나고 북쪽은 조직력과 힘이 좋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에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 몰려있는 게 그 증거다. 

오늘 이탈리아는 이미 2승으로 D조 수위를 확정지은 상태에서 탈락 직전의 스웨덴을 만나 주전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베스트 11을 구성했다. 스웨덴도 문제는 역시 결정력이었다. 전반9분 밀드의 헤딩슛을 시작으로 5차례의 완벽한 골찬스를 맞았지만 마무리 부족으로 후반 31분 닐손이 한 골을 만회하는 데 만족했다. 

반면 이탈리아는 정상적인 전력도 정신력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도 몇 차례의 공격을 골로 연결시키는 집중력과 기술을 보였다. 최전방의 델 피에로는 거의 움직임이 없지만 공을 잡으면 돌파와 정확한 왼발슈팅, 센터링 등으로 스웨덴을 곤혹스럽게 했다. 그리고 역습 상황에서 공을 갖지 않은 공격수들이 양쪽으로 벌려 뛰면서 오프사이드트랩을 피하고 공간도 확보해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한국 올림픽팀에게도 이같은 공격을 주문하지만 쉽게 실행에 옮겨지지 않는다. 

또 인상적인 것은 우리와 비슷한 3_5_2의 이탈리아 스리백 수비. 전반은 2진급 선수들로 구성돼 많은 찬스를 허용했으나 후반에 네스타 캄바로 페라라 3인방이 포진하자 내용은 전혀 달라졌다. 공의 흐름을 미리 파악해 공격수의 움직임에 앞서 등을 지고, 공을 잡은 후 침착하게 전방으로 연결하는 패스와 센터링 등은 이번 대회 출전국 중 가장 안정됐다고 판단된다. . 

스웨덴은 후반 19분 장신스트라이커 케네트 안데르손이 교체투입되면서 매서운 공격을 재개했지만 역시 확실하게 골네트를 가를 수 있는 선수가 아쉬웠다.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 
 
- 주전 8명을 8강에 대비시킨 이탈리아는 견고한 수비와 골결정력에서 앞선 경기를 보여줬다. 전반 4차례의 결정적인 실점기회를 넘기며 역습을 노리던 이탈리아는 전반39분 델 피에로의 왼쪽 코너킥을 문전쇄도하던 디 비아조 (28·인터밀란)가 멋진 헤딩으로 연결, 골네트를 갈랐다. 

이탈리아는 후반42분 세계 최고연봉의 델 피에로가 아크 중앙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강슛이 결승골로 이어졌다. 스웨덴은 전후반 내내 우세한 공격에도 불구 후반39분 라르손이 골키퍼를 제치며 1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디노조프감독(57)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6위인 이탈리아는 68년 자국에서 개최된 3회대회 우승이후 32년만에 다시 정상등극을 노리게 됐다. 
 
<아이트호벤·외신종합· 동아닷컴> 
 
이탈리아·스웨덴전 관전평  

이탈리아 대 스웨덴의 B조 예선 마지막 라운드 경기. 

2연승으로 8강 진출이 결정된 가운데 급할 것이 없는 이탈리아는 예상대로 지난 두 경기에서 뛰지 않았던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특히 수비진에 큰 폭의 변화를 준 것이 특징적이었다. 

우선 중앙 수비수에 파올로 네그로, 오른쪽 윙백에 치로 페라라 등을 네스타와 카나바로를 대신해 선발로 기용했고, 중앙의 수비형 미드필드에 디 비아지오와 디 리비오를 포진시키는 한편, 지난 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적이 있는 암브로지니를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했다. 

그리고 지난 벨기에와의 경기와 마찬가지로 말디니를 좌측 사이드 어태커 자리에 율리아노를 왼쪽 윙백에 위치시킨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경기 시작 휘슬이 불고 승패에 무관한 이탈리아는 한결 여유 있는 가운데 적극 공세를 필 것으로 예상되는 스웨덴의 공세에 대비해 역습 위주의 전략으로 두터운 수비벽을 구축한다. 

하지만 초반 스웨덴의 밀드, 스벤손을 이용한 측면 쪽의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새로 편성된 이탈리아의 수비 진영은 다소 불안한 모습마저 보여주기도 한다. 

스웨덴은 전반 중반 이후 공세에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경기를 주도해 가는데, 중앙에 밀집되어 있는 이탈리아의 수비망을 분산시키기 위해 그라운드를 폭 넓게 벌려 공간을 활용하는 모습과 빠른 논스톱 패스 연결에 의해 공격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지만 마지막 볼 마무리에 있어서는 계속해서 부정확한 모습을 보여주고 만다. 

반면 이탈리아는 수비에 무게 중심을 둔 플레이를 펼치다 기회가 나면 빠르고 정확하게 전방으로 찔러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비 선에서 커트 해준 볼을, 수비를 조율하고 공격 쪽으로 볼을 배분하는 역할을 맡은 수비형 미드필더 디 비아지오가 앞선으로 적절히 연결해 주고 이를 부지런한 디 리비오 등이 측면이나 중앙 쪽에서 빠르게 전개하다 전방을 파고드는 델 피에로나 몬텔라에게 내주는 플레이는 스웨덴의 공격이 거세게 몰아치는 가운데 간간이 그들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 충분했다. 

그러던 차에 첫 골이 터졌다. 역습으로 기회를 맞았던 이탈리아가 좌측에서 코너킥을 얻게 되고 소속팀 유벤투스에서도 코너킥과 프리킥을 전담하고 있는 델 피에로가 이를 멋지게 문전으로 올리고 달려들던 디 비아지오의 머리가 정확히 골네트를 겨냥하면서 스코어보드엔 1대0이란 글자가 커다랗게 새겨졌다. 

이후 경기의 전개 양상 역시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위기 의식을 느낀 스웨덴의 공세가 더욱 거세졌다는 것 외엔. 

후반에 접어들면서 이탈리아는 전반전 수비 쪽에 다소 불만이라도 있었다는 듯 주전 멤버 인 카나바로와 네스타 등을 투입하면서 수비를 더욱 강화했다. 

그리고 부상으로 전반 네스타와 교체된 왼쪽의 말디니 자리엔 우측에 있던 페소토를, 우측엔 윙백 자리에 있던 네그로를 올리면서 전체적으로 수비 위주의 포진을 더욱 공고히 하는 면모를 보였다. 

이런 이탈리아의 더욱 안정되어진 수비에 스웨덴은 더욱 고전하는 양상으로 후반전의 대부분은 전개된다. 또한 고루 전개되던 공격 방향이 후반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편중되고 전반에 비해 공격의 스피드가 떨어지면서 더욱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만다. 

이탈리아의 공격 역시도 대표팀에서 처음 발맞춘 델 피에로와 몬텔라가 전반에 이어 후반 들어서도 그다지 좋은 호흡을 보이지 못하는 듯하면서 디노 조프 감독은 이들의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확한 볼 배급이 기대되는 피오레를 디 리비오와 교체 투입한다. 

그런 가운데 스웨덴은 주전 공격수 케네트 안데르손을 투입하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다. 오스마노프스키와 라르손의 빠른 침투에 의한 공격보다는 이탈리아 수비를 보다 효과적으로 흔들 수 있는 장신 공격수 케네트 안데르손의 투입은 일단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보였다. 

후반 31분 센터 서클 부근에서 볼을 소유한 디 비아지오가 동료에게 패스한다는 것이 상대 공격수 케네트 안데르손에게 전달되고 이를 수비수 둘 사이로 절묘하게 스루패스한 것을 라르손이 노마크 찬스에서 득점에 성공하면서 스웨덴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희망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하게 된다. 

케네트 안데르손과 라르손 콤비가 위력을 발휘하며, 후반 움직임이 살아난 듯한 륭베리와 함께 연이어 날카롭게 이탈리아의 골문을 두드려보지만 조급한 볼 마무리와 톨도의 잇단 선방 등에 의해 끝끝내 골문은 열리지 않고, 오히려 정확하고 빠른 역습으로 스웨덴 진영을 교란하던 이탈리아가 후반 42분 몬텔라의 인터셉트에 의한 델 피에로의 아크 정면 중거리 슛으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스웨덴의 추격 의지를 단숨에 꺾어 놓고 말았다. 이후에도 이탈리아는 델 피에로와 몬텔라와의 호흡이 살아나며 문전 정면에서 골과 다름없는 추가골 찬스를 맞기도 했다. 

결국 이탈리아는 3연승으로 기분 좋게 8강에 오르게 되었고 스웨덴은 첫 경기 벨기에 전에서의 아쉬운 패배이후 무기력한 모습들을 연이어 보여주며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이 경기에서 이탈리아는 지난 벨기에 전에 이어 그들이 가진 강점을 최대화하는 축구 선진국다운 면모와 세련된 경기운영을 보여주었다.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막강한 철벽 수비진과 이를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전개되는 공격은 스웨덴이 상대하긴 아무래도 버거웠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하나인 이탈리아. 프랑스와 더불어 조별 예선 동안 가장 탄탄한 전력을 선보였다 할 수 있는 이들의 정상을 향한 질주가 기대된다. 
 
중앙일보 글 :진성언 리포터 
 

The result ousted Sweden which had needed a win to stay alive. 

Coach Dino Zoff rested a slew of mainstays after Italy's victory in Group B had already been assured and proved the rest of his group of 22 proved no pushovers either. 

After withstanding some early pressure, Italy went ahead in the 39th minute in the simplest way. A swerving corner kick from Alessandro del Piero found Luigi Di Biagio unmarked in the penalty area and the shaven headed midfielder powered the ball past Magnus Hedman with his head. 

Striker Hendrik Larsson finally gave the Swedish fans something to cheer for in the 77th minute when he gathered the ball following a defensive error by Di Biagio and ran the ball past Francesco Toldo to make it 1-1. 

But Del Piero, who appeared as a substitute in the 2-1 win over the Turks and the 2-0 win over Belgium hit the winner in the 88th minute. 

"I'm not really satisfied, because we suffered too much" Zoff said. "We hadn't the right tension in the first part of the match ... certainly Sweden pressed hard, because qualification was at stake for them, but we conceded too much." 

But he singled out Del Piero for praise. 

"Del Piero had an excellent performance tonight," said Zoff. "He deserves my compliments ... I have no doubt about Del Piero. I have other doubts." 

Sweden came into the game desperate for three points after losing 2-1 against Belgium in its opening match and only pocketing a point from its dismal 0-0 tie with Turkey. 

Zoff started with nine reserve players, including Del Piero, resting regular first teamers such as Francesco Totti, Stefano Fiore, Antonio Conte and Filippo Inzaghi. 

The entire game was one of missed opportunities for Sweden. Italy attacked first but then settled back, saved energy and let the Swedes come at them. 

Del Piero starred in the first attack of the game when in the fourth minute he chested down the ball on the left wing following a fine lob pass from Roma's Vincenzo Montella. Unbothered by Swedish defender Olof Mellberg at his side, Del Piero fired ball from the corner of the box just over the bar. 

Played in the heavy evening heat before a near 30,000-capacity crowd at the Philps stadium, Sweden almost went one up in the 10th minute when Celtic's Johan Mjallby had a header cleared from the goal line by Italian midfielder defender Angelo Di Livio. 

Moments later Yksel Osmanovski picked up on a neat heel pass by Celtic's Henrik Larsson into the area but had his 10-meter (yard) shot blocked by Mark Iuliano. 

But it was in the 14th minute when Swedish fans' hearts soared and plunged when Arsenal's Fredrik Ljungberg received the ball on a clever downward header from Larsson and found himself with an open goal as Toldo dived too early but he fumbled the shot and the ball crawled wide of the far post. 

Italy's had its second chance in the 18th minute when Montella ran the ball into the area virtually unchallenged but goalie Magnus Hedman had little trouble clearing the shot. 

But Sweden were back on the attack seven minutes later, this time when Magnus Svensson took control of a loose ball in the box forcing Toldo to leave his line and save the ball to veer off the shot with his body. 

Montella and Del Piero delighted the crowd with a one-two move in a packed Swedish box leaving Montella before goalkeeper Hedman but his cheeky chip just pipped the crossbar in the 28th. 

Captain Paolo Maldini who took a bad knock on the knee midway through the game and was substituted by Alessandro Nesta just before the break. 

The Swedes had initially come out into the second half looking sapped and allowing the Italians to play the ball more. Ciro Ferrara had a header from inside the goalmouth area saved by Hedman in the 57th minute. 

In the 67th minute, Del Piero almost got a second goal when he slid along the ground in an attempt to connect with a low pass across the goalmouth by Lazio's Paolo Negro. 

But then in the 70th minute Sweden missed yet another superb opportunity to score when in beautiful three-man move Ljunberg chipped the ball to the edge of the area for Larsson to head it behind him to captain Patrik Andersson whose shot from six yards (meters) was well miraculously blocked by Toldo. 

Two minutes later Ljunberg had a area-edge bullet of a shot hit the left side netting. 

Larsson finally gave the Swedish fans something to cheer for in the 77th minute when he gathered the ball following a defensive error by Di Biagio and ran the ball past Hedman to make the tie. 

Italy - Francesco Toldo, Ciro Ferrara, Paolo Maldini (42, Alessandro Nesta), Paolo Negro, Mark Iuliano (46, Fabio Cannavaro), Gianluca Pessotto, Angelo Di Livio (64, Stefano Fiore), Luigi Di Biagio, Massimo Ambrosini, Alessandro Del Piero, Vincenzo Montella. 

Sweden - Magnus Hedman, Patrick Andersson, Joachim Bjorklund, Tomas Gustafsson (75, Kennet Andersson), Olof Mellberg, Hakan Mild, Fredrik Ljungberg, Magnus Svensson (51, Niclas Alexandersson), Johan Mjallby (56, Daniel Andersson), Yksel Osmanovski, Henrik Lars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