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tch player Edgar Davids (left) and Christophe Dugarry of France battle for the ball during the Netherlands' 3-2 win. AP 
 
이날 D조 대결로 예선 24경기를 끝낸 유럽선수권대회 (유로2000)는 포르투갈-터키, 이탈리아-루마니아, 스페인-프랑스, 네덜란드-유고간 8강 대결로 좁혀지게 됐다. 

공동개최국 네덜란드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암스테르담 아레네 스타디움서 열린 D조 최종예선에서 홈관중의 일방적 응원을 등에 업고 젠덴 (23· 바르셀로나)의 결승골로 98월드컵 우승팀 프랑스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우승후보 2위’인 네덜란드는 A매치 역대전적을 9승3무8패로 한발 앞서 나갔다. 

▲네덜란드 3-2 프랑스▲ 
 
프랑스는 지단등 주전을 빼고도 물흐르는 듯한 게임운영이 돋보였고 미드필드에서 앞선 패스연결로 전반내내 네덜란드를 압도했다. 
 
7분 왼쪽 코너킥을 뒤가리가 헤딩으로 연결, 첫골을 뽑았다. 이에 뒤질세라 네덜란드는 14분 크루이베르트가 기습적인 오프사이드망을 뚫고 슛을 성공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프랑스는 30분 왼쪽 코너킥이 뒷쪽으로 흘러나오자 윌토르의 강슛이 문전에 있던 트라제게가 방향만 살짝 바꿔 2-1로 다시 앞섰다. 
 
후반은 전반과는 전혀 반대 분위기. 네덜란드는 미드필드에서 우세를 보이며 공세를 계속 펼치며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6분 프랑크 데부르가 아크 좌중간서 30m 프리킥을 골문안으로 꽃으며 다시 2-2 동점. 
 
‘사이좋게’골을 주고 받은 양팀은 조1,2위 쟁탈전을 의식한듯 14분 승부를 갈랐다. 네덜란드 골키퍼 베스터벨트가 킥을하자 바로 젠덴이 아크 좌중간서 오른발 강슛으로 ‘미리보는 결승’ 대다원의 막을 내린 주인공으로 우뚝섰다. 경기가 끝난후 양팀선수들은 다음달 3일 로테르담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이날 대결은 8강진출이 확정된 상태여서인지 90분간 시종일관 여유롭고 조용한 가운데 치러졌다. 간혹 골이 터질때마다 아레나 구장을 오렌지색으로 가득 물들인 관중들의 함성만 메아리쳤다. 
 
한편 96대회 준우승을 차지했던 체코는 벨기에 리에지에에서 열린 예선 최종전을 스미체르(26·리버풀)의 후반 연속골로 덴마크를 2-0 제압, 이번 대회 1승을 올려 체면을 세웠다. 
 
조별예선을 끝낸 유로2000은 3일간의 휴식을 갖고 25일부터 포르투갈-터키전을 시작으로 8강 토너먼트을 펼친다. 
 
김진호〈동아닷컴 기자〉 
 

The result gave the Dutch three wins out of three and nine points in Group D. France finished second with 6 points. The Czech Republic beat Denmark 2-0 to end with three points. Denmark finished with zero points and goals. 

"It was really important to finish first," said Dutch captain Frank de Boer, who scored with a blistering freekick. It allows the team to stay in the Netherlands and avoid Spain. 

Dutch coach Frank Rijkaard was especially happy his team showed the grit to come back from a 2-1 deficit. 

"They continued to believe in a good outcome. They managed the tension well," he said. 

France, fielding only Marcel Desailly as an established starter, immediately got going and was 1-0 up after eight minutes. 

Midfielder Robert Pires spotted Christophe Dugarry totally unmarked in the goalmouth and his precision corner only needed a routine flick of the head from the Bordeaux striker to give the French the early advance. 

The Dutch, however, would not let a B-side, even one from France, run over them. 

In the 14th minute, Patrick Kluivert beat the off-side trap, darted around a returning defender and finished off his run with a right-foot drive into the far corner and outside the reach of Bernard Lama. 

France again went ahead on a corner. Pires's kick was cleared but it came out to Sylvain Witord, who fired from 20 meters (yards) through a maze of legs. On the edge of the goal area, David Trezeguet gave it the smallest of deflections and goalie Sander Westerveld was beaten again. 

The spectacular game at the ArenA stadium was far from over, to the delight of the 50,000-crowd. 

Dutch captain De Boer put the sides level again in the 51st minute with a freekick from 35 meters (yards), which went swerving past the wall with such ferocious force that, even though Lama got a hand to it, he could not divert it from its path. 

With the Oranje fans warming up again, the Dutch continued to push forward and even Westerveld got in on the act. 

The Liverpool goalkeeper's far clearance in the 59th minute found Boudewijn Zenden running into space and the speedy utility man beat Lama with a low drive in the near corner. 

So far all Dutch goals in the tournament have been scored by Barcelona players. 

Since qualification for the quarterfinal was already assured, both teams kept any player with a yellow card or injury threat firmly on the bench. 

Dutch midfielder Ronald de Boer was sidelined after suffering a recurrence of an old groin injury. De Boer reinjured himself during closed training Tuesday evening at the Dutch camp in Hoenderloo. Overall, the Dutch still fielded eight regulars. 

The French pushed caution to extremes, keeping 10 regular starters on the bench, including stars Zinedine Zidane, Thierry Henry and Fabien Barthez. 

So the game which had been billed as an early final turned into little more than an entertaining exhibition game. 

Apart from the goals, there was plenty of action. 

In the 23 minute, Zenden created space on the left and crossed into the center where Bergkamp half volleyed it onto the bar, beyond the grasp of a flailing Lama. 

On the half-hour mark Pires spotted Westerveld off his line and from the halfway line, his looping freekick had the Liverpool goalie scurrying back to tip the ball over his bar. 

Off that corner came France's second goal. 

Still some player got nervous enough to get yellow cards. 

Dugarry got a yellow card for a high charge on defender Artur Numan -- an ugly incident in an otherwise extremely fair match. 

Dugarry could have put the game away just after half-time when he eluded the faulty Dutch off-side trap again, but this time Westerveld made a great save, parrying the low shot of Dugarry with his feet. 

In the 75th minute, Trezeguet went on the run, but Westerveld parried his shot with a diving save. 

It was enough to secure victory. 

Netherlands -- Sander Westerveld; Paul Bosveldt, Jaap Stam, Frank de Boer, Arthur Numan; Boudewijn Zenden, Edgar Davids, Phillip Cocu, Marc Overmars; Dennis Bergkamp, (77 Aron Winter), Patrick Kluivert (60, Rob Makaaj) . 

France -- Bernard Lama; Christian Karembeu, Vincent Candela, Frank Leboeuf, Marcel Desailly; Robert Pires, Johan Micoud, Patrick Vieira (90, Didier Deschamps), Christophe Dugarry (69, Youri Djorkaeff); Sylvain Wiltord (80, Nicolas Anelka), David Trezeguet. 
 

일찌감치 2승을 챙겨 8강행을 확정지은 네덜란드와 프랑스 두 팀간의 경기는 앞서 극도의 긴장 속에 벌어진 C조 팀들의 접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었다. 

느긋하면서도 침착한 플레이를 주고받던 이들 두 팀은 정교한 패스웍과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이면서 전반 초반부터 우승을 노리는 강팀들답게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전반. 

수비에 치중한 듯한 프랑스와 달리 네덜란드는 정상적인 플레이로 경기에 임했다. 베르캄프의 감각적인 드리블에 이은 클루이베르트에게로의 연결이 돋보였고, 지난 덴마크전 전반에 낭패를 보았던 때와 달리 리카르트 감독은 젠덴을 왼쪽에, 오베르마스를 오른쪽에 배치하면서 그들의 스피드를 이용한 공격을 주문했다. 

이에 반해 주전의 대부분을 쉬게 한 프랑스는 윌토르와 트레제게를 투톱에 세우고, 미드필드 왼쪽에 미쿠와 오른쪽에 뒤가리를 포진시키는 한편, 중앙 쪽에 피레와 비에이라를 나란히 두면서 미드필드 중앙 쪽의 수비를 염두에 둔 전술로 임했다. 그리고 수비수로는 좌우에 칸델라와 카랑뵈를, 중앙에는 데사이와 르뵈프를 투입하는 가운데 라마로 하여금 골문을 지키게 했다. 

주전인 지단, 앙리, 데샹, 바르테즈 등을 모두 선발에서 제외시키면서 다소 고전이 예상되었지만, 반 데 사르 정도만이 지난 경기 엔트리와 차이를 보인 네덜란드에 전연 손색없는 매끄러운 경기를 펼쳐 나가면서 이른 시간 선제 골을 터뜨리며 좋은 출발을 보인다. 

전반 7분만에 대표팀의 신예 미쿠가 오른쪽에서 코너킥 해준 볼을 뒤가리가 헤딩으로 성공시켜 1대0. 

이에 분발한 네덜란드 또한 7분 뒤 만회골을 성공시킨다. 베르캄프가 센터 터클에서 스루패스로 찔러준 볼을 문전 좌측을 파고들던 클루이베르트가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다시 팽팽해진 균형. 네덜란드는 공격시 스피드와 정확성을 겸비한 모습이 돋보였고, 특히 지난 경기에서 부진했던 오베르마스의 발빠른 우측 돌파, 그리고 공격 투톱 베르캄프와 클루이베르트의 호흡과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한편 프랑스는 수비 시에는 우측에서 공격 시에는 중앙을 파고드는 움직임을 보인 미쿠를 정점으로한 전개가 돋보였는데, 지단이 보르도를 떠난 이후 지단의 자리를 대신해 온 선수답게 미드필드에서의 정확한 패싱과 경기 운영은 칭찬할 만했다. 

또 공교롭게도 이후 터진 골까지 프랑스가 이 경기서 거둔 두 골 모두가 그의 코너킥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앞으로 활약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할 만한 선수라고 할 수 있겠다. 

프랑스는 전반 31분경 앞서 말한 대로 미쿠의 코너킥이 굴절되어 페널티 에어리어 외곽으로 흐른 상황에서 윌토르의 슈팅이 트레제게의 발을 스치면서 골네트를 가르면서 다시 2대1로 앞서 간다. 

그렇지만 내용으로 볼 때 전반은 거의 대등한 가운데 끝마쳐지고, 프랑스와 네덜란드간의 차이점을 굳이 찾아본다면 네덜란드는 프랑스와 비교해 개개인의 볼 소유 시간이 길었다는 점과 패싱 상황에서 패스 받을 선수의 움직임 보조가 프랑스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후반 들어서도 네덜란드는 젠덴과 오베르마스의 스피드를 활용한 공격에 역점을 두는 한편, 개인기에서 프랑스에 다소 앞서는 면모를 보이면서 경기를 주도해 나간다. 

또 흡족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다비즈의 중앙에서의 공수 조절이 제대로 이루어지면서 경기 내내 일관된 수비 전술로 임한 프랑스에 약간은 앞선 경기 내용을 보인다. 

그런 가운데 후반 시작한지 6분만에 페널티 마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 찬스를 재치 있는 프랑크 데 부르가 수비 진영이 수비벽을 쌓기도 전에 그대로 골문에 꽂아 넣어 동점골을 만든 뒤, 다시 14분 골키퍼 웨스트벨트가 길게 상대 진영으로 차올린 볼이, 수비 진영이 전열을 채 정비하기도 전에 좌측에서 달려들던 젠덴에 정확히 연결되면서 경기는 결국 네덜란드의 승리로 끝마쳐지게 된다. 

앞선 상황 가운데 후반전에 임한 프랑스는 비교적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전반에 비해 숏패스보다 롱패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윌토르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후반 교체 투입된 아넬카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 보지만, 동점골에 이은 역전골을 성공시킨 이후 막판 수비에 총력을 다한 듯한 네덜란드에 결국 이렇다할 기회를 마련치 못하고 경기를 마감하게 된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경기의 승리는 네덜란드에 돌아가게 되었지만, 오히려 결과에 대한 흡족함은 프랑스의 레메르 감독이 더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프랑스의 골 결정력을 한 단계 높여준 앙리, 든든한 수문장 바르테즈, 그리고 무엇보다도 팀 전력의 절반이라고 얘기되어지는 지단 등이 빠진 전력의 프랑스를 상대로 딱히 나은 전력을 보이지 못한 네덜란드의 오늘 경기는 그들의 우승전선이 결코 순탄하지 만은 않으리란 것을 짐작케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지만 수많은 스타들과 더불어 정교한 조직력의 축구를 자랑하는 네덜란드. 그들이 가진 장점을 어떻게 극대화하느냐에 이번 대회의 성패가 달려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중앙일보 글 : 진성언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