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37조회수 : 1193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미자 02-15 17:12 | HIT : 27 | VOTE : 0 1999.04.06 조회: 2136, 줄수: 327, 분류: Etc. 
사춘기 부부 #37 


민철은 미자의 엄청난 큰 소리에 퉁퉁 부어오른 눈이 뒤집
힐 정도로 놀라고 말았다.

" 아 - 앙 앙 ~ "

주인집 방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또 우렁차게 터져 나왔다.
그러더니 곧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밖에 전쟁이라도 일어났다
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휘휘 둘러 보더니 신랑 신부에게서 시
선이 멈추었다.

" 무슨일이야 ? "
" 아.. 아니예요.
죄송합니다. "

미자는 정중히 사과를 하고 민철의 팔을 끌고 방으로 들어
갔다.

" 우리 애기 너무 놀래서 경끼 일지나 않을지..에구~
나까지 놀랬는데.. 무슨 여자애의 목소리가 저렇게 커 ~ "

주인 아주머니는 중얼 대면서 방문을 닫았다.

미자는 민철을 방으로 끌고 들어와 방문을 걸어 잠겄다. 민
철은 아직도 미자의 큰 소리에 멍해 있는듯한 표정이었다. 아
마도 주인집 아주머니의 아기가 아니라 민철이 경끼를 일으킬
것만 같았다.
미자는 그런 민철을 한동안 말없이 노려 보기만 했다.

" 왜.. 왜그래..
내.. 냉수 달라는것 때문에 화났어 ?
그..그냥 보리차 물도 괞찮아.. 수돗물도 괘..괜찮고.."

민철은 연신 얼굴을 손으로 매만지며 당황하면서 헛소리를
해 댔다.

" 내가 묻는말에 사실대로 말해. "

미자는 감정을 억누르며 아주 낮은 음성으로 말하기 시작했
다.

" 뭔데 ? "

민철은 가슴을 쓸면서 이제는 좀 놀란것에서 풀렸는지 힘없
게 대답을 했다.

" 누구한테 맞았어 ? "

미자의 목소리는 너무도 가라앉아있었다. 민철은 그 목소리
를 들으며 분명 미자가 TV드라마의 어떤 점잖은 여배우를 흉
내내고 있구나 생각했다.

" 왜 대답을 안해 ? "
" 무슨 소리야 ? "

민철은 정말 뚱딴지 같은 미자의 소리에 정말로 그 여배우
를 흉내낸다고 확신했다. 그여배우는 항상 이런식으로 엉뚱한
말을 꺼내서 사람들을 웃기곤했지.. 그러고 보니까 그 여배우
하고 표정까지 똑 같다는걸 발견하고는 민철은 웃어제꼈다.

" 하하하..
야 - 아..
너 그러고 있으니까 표정이 누구하고 똑같다!
정말 똑같애.. 하하.. "

퍽- 에고... 찔끔.

" 지금 장난하자는게 아냐.
어디서 맞고 왔어 ? "
" 야 !
난 술에 취해 기억에도 없는데 미자 너가 날 이렇게 패대
기 쳤대메.. 또 무슨 소릴 하는거야. "

민철은 강하게 나가고 있었지만 내심 속으로는 불안이 찾아
오고 있었다. 혹시 무슨 눈치라도 챈건가 ? 설마 그럴리는 없
다.

" 나한테 맞은 사람은 민철이 네가 아니야.
분명 이상처는 몽둥이로 맞은 상처가 아니야.
그리고 그렇다는 확실한 증거도 있어.
숨기지 말고 빨랑 말해. "

민철은 앞에있는 억센 자신의 마누라가 북치고 장구치고 하
는 것을 보고 머리를 빨리 회전시켜야만 했다. 아침까지만 해
도 미안해 하던 미자의 표정은 이미 흔적도 없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오해한 것을 알아 버렸던 것이 틀림 없다. 여자란 알
수 없다니까..

" 오늘 아침에도 말했지만, 난 말야.. 술에 취해서 아무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잖아.
그리고 지금 또 무슨말을 하고 있는거야.
어제 내가 들어오는것을 보고 도둑이라고 잘못알고 몽둥이
로 날 두둘겨 팼다구 그랬잖아. "
" 어디서 누구하고 술마셨어? "

그소리에 민철은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설마.. 알고 있
는건 아니겠지.. 경찰이 연락을 해왔나 ? 그럴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여자의 육감으로써 넘겨 집는게 틀림 없었다. 지가
아무리 여자 특유의 육감을 가졌다해도..까불고 있어.

" 동영이하고 마셨다고 했잖아. "
" 동영이하고 ?
거기에 혜지도 있었어 ? "

히익 - 꿍꽝.. 꿍꽝..
민철의 심장은 겁나게 뛰기 시작했다. 마치 미자가 그 소리를

들을것 같아서 민철은 가슴을 옆으로 비스듬히 돌렸다. 그리
고 아주 태연 스럽게 미자의 말을 받았다.

" 혜지라고 ?
얘가 무슨 잠꼬대를 하나..
저번 축제때 그일 이후로는 한번도 만난적이 없어. "

민철은 딱 잡아 땠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여자의 육감이
엄청남을 실감하고 있었다.

" 그럼 혜지가 민철이 너 이렇게 된걸 전혀 모르겠지 ? "

미자의 말은 점점 어떤 궁지로 좁혀 가고 있었다. 민철은
아찔했다. 분명 무슨 근거로 이렇게 까지 말하고 있음을 직감
할 수 있을것 같았다. 하지만 오늘 집에만 있는애가 어떻게
그런 상황을 알아 낼 수 있단 말인가.

" 그..그렇치 오늘 새벽에 이렇게 됐으니까 모르겠지. "
" 전화 왔었어. "
" 전화 ?
누구한테. "
" 혜지가 너 상처 어떻냐고 물었어. "

민철은 방안의 천정이 노랗게 물드는것을 느꼈다. 이젠 빠
져나갈 구멍이라고는 없었다. 다행이도 민철의 창백한 얼굴은
파란 멍으로 감쌀 수 있어 표정을 들키지는 않았다.

" 아 하하하하.. "

민철은 갑자기 웃어제꼈다. 최후의 발악의 웃음 소리이기도
한 웃음 이었다.

" 너 왜그래. 미쳤니 ? "

민철은 계속 웃어댔다. 그러는동안 생각을 해내기 위해서
였다. 너무 거창하게 웃어가지고 머리가 띵한게 웃음을 좀 작
게 시작할걸 하고 후회하고 있었다. 하지만 민철은 어떤 묘책
이 생각 날때 까지 이 웃음을 멈추지 않으리라는 굳은 의지로
계속 해서 웃어댔다.

그렇게 웃어 댄것이 시간을 끌기에 충분 했는지 민철의 머
리에는 새로운 멋진 생각이 떠올랐다.
민철은 이제서야 웃음을 뚝 멈추고 느긋하게 말을 하기 시
작했다.

" 후훗..
동영이가 혜지를 좋아 하는거 모르지 ?
동영이가 혜지에게 전화 했을꺼야.
왜.. 있잖아...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비밀이란 없는거.
이자식 - 그런얘기를 혜지한테 하다니.
어제 동영이하고 같이 맞았거든..
그래서 혜지가 동영이에게 왜 이렇게 상처가 났냐고 하면서
물어보는 통에.. 내 얘기까지 나온... "

퍽 -
미자는 민철의 거짓말을 더이상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 흥. 말도 안돼는 소리 하고 있네.
어제 니가 너무 늦어서 동영이한테 전화했었는데
동영이는 집에 있었어. "

민철은 미자의 주먹에 엎드려서 이 시련을 어떻게 견뎌내야
할까 생각하면서 앞이 막막해 졌다. 머리가 아플정도로 깔깔
대다가 겨우 생각해 낸것이 오히려 더 의심만 사게 된것이다.
민철은 이대로 기절한척 잠을 자버릴까 생각하고 있었다. 그
대로 결정했다. 설마 다친사람 더 어쩌지는 못하겠지 악만 바
락바락 쓰다가 제풀에 넘어가겠지... 민철은 눈을 감아 버렸
다.

그런데 이상하게 미자의 그 험악한 입에서는 아무소리도 세
어 나오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눈을 감고 있자니 부스럭
대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뭔가를 팡팡 패대기 치는 소리였다.

민철은 돌아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혹시 뭔가가 날아올지
몰라 방어적인 자세로 힐끔 돌아다 보았다. 민철은 그제서야
미자가 하는 행동을 몸을 일으켜 세우며 멍청히 바라 보았다.

' 얘가 뭐하는거야 ? '

미자는 커다란 가방속에 옷가지들과 사진,그리고 책 몇권을
패대기 치면서 쑤셔 넣고 있었다.

" 뭐하냐 ? "

미자는 민철의 말에 댓꾸도 없이 그리고 시선조차도 안주고
가방을 싸고 있었다.

" 그래. 너 나간단 말이지 ?
나갈려면 나가 !
나도 그렇게 쉽게 판단하는 여자는 필요 없어. "

민철은 정말 화가 났다. 자신의 잘못은 안중에도 없었다.
단지 가방을 싸고 있는 미자의 괴씸한 모습만이 눈에 불을 지
르고 있었다.

미자는 입술을 깨물며 가방을 다 챙기고 방문을 열고 나서
고 있었다. 민철은 일어서서 미자가 나간 닫힌 방문을 보고
멍하니 서있었다. 민철은 한참을 그렇게 서있다가 이제는 어
이가 없었다.

" 어 - ?
저게 증말 ! "

그때 갑자기 방문을 열고 미자가 다시 들어 서고 있었다.
민철은 그럼 그렇치 하는 표정으로 회심의 미소를 띄었다.

퍽 -
미자는 주먹을 한방 날리고 다시 밖으로 휭하니 나가 사라
졌다. 민철은 한방에 고꾸라져 잠든듯 했다.

미자는 자신의 화를 못참고 무작정 짐을 싸가지고 나와 버
렸다. 용서 할 수 없었다. 분명 혜지와 다시 만난것은 틀림없
었다. 가방의 무게를 느끼면서 괜히 너무 많은 짐을 들고 나
왔다고 후회 하면서 민철을 증오하고 있었다.

미자는 느꼈었던 것이다. 바람피우고 변명하는 그런 얼굴의
민철 표정에서 혐오스러움을 느꼈던 것이다. 그것은 어떤 드
라마의 주인공들처럼.. 아니 그보다 더 역겨운 표정으로 미자
에게 다가 왔던 것이다. 그런줄도 모르고 아르바이트를 한다
고 정성스레 밥을 지어주고 당근까지 갈아서 먹였다는 것이
억울해 미칠 지경이었다. 으휴으휴.. 분을 삭히지 못하고 미
자는 가방을 발로 여러차례 걷어차고 있었다. 어느덧 미자의
발걸음은 친정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집앞에 도착하자 울컥 울음이 터져 나올것만 같았다. 당황
스러워하는 엄마의 표정이 바로 눈앞에 나타난것만 같았다.

미자는 입술을 다시한번 깨물고 돌아 설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모습을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보일 수 있단 말인
가. 미자는 발길을 돌려 다시 정처없이 시내로 걸어 나왔다.
어디로 갈까 ? 막막하다..

상희...

미자의 머리속에는 어느덧 상희의 이름이 떠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상희는 어디론가 먼 여행을 떠나지 않았나 말이다. 그
래도 혹시 와 있을지 모른다는 터무니 없는 기대감으로 상희
집 전화번호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민철은 화가 나서 담배막 뻑뻑 피워댔다. 이미 자신의 잘못
된 행동은 아무 필요가 없었다. 단지 미자의 괴씸한 행동이
눈앞에 어른 거리고 있었다.

" 건방진 짜식 - "

민철은 짐 보따리를 싸는 미자의 모습을 떠올리고 담배를
부벼 껐다. 그리곤 금새 또 담배 한까지를 입에 물고 있었다.
나가 볼테면 나가보라지 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어둠이 드리워 지면서부터는 은근히 걱정이 들기 시
작했다. 미자는 분명 친정으로 달려갔음이 분명했다. 전화를
걸까 하다가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다. 애꿎은 담배만 계속 축
내고 있었다. 자꾸만 시선은 방문을 향하고 있었다.

' 내가 왜 이러지 ?
지금 내가 미자를 걱정하고 있잖아. '

정말 그랬다. 아무리 화가 나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고 있
었다. 정말이지 시간이 자꾸 가면 갈 수록 걱정이 커져 갔다.
미자를 안본다는데에 후련하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그런
기분은 번갈아 가면서 민철을 견디기 힘들게 하고 있었다.

민철은 소주를 다사놓고 마셔대기 시작했다. 술기운이 돌자
민철은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 그래. 어디 두고 보자구.
쳇. 지가 가면 어딜 가겠어. "

민철은 소주 두병을 연거푸 마셔 버렸다. 정신이 몽롱해 지
면서 귓속을 후비고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전화벨 소리였
다. 민철은 전화기를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수화기를 들었
다.

" 지가 그러면 그렇치.
여보세요 ?
혜지...
웬일이야.
나중에 보자... 지금 그럴 기분이 아니야.
끊을께. "

민철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이럴때 혜지의 전화를
받는게 몹씨도 기분이 언잖았다. 하필이면 이럴때 전화를 걸
게 뭐람... 그 생각을 하고 있을때 민철의 머리속에는 다시
화가 치밀고 있었다. 분명 모든일은 혜지가 전화를 걸어서 미
자가 알아버린 것이었다. 민철은 혜지에게 다시 전화 해서 따
질 심산으로 전화버튼을 눌렀다. 통화 중이었다. 몇번을 걸어
도 계속 통화 중이었다. 민철은 힘없이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

' 혜지만 탓할일도 못되지..
근데.. 왜 혜지가 미자에게 전화를 했을까..
혹시 장난삼아 나를 갖고 노는거 아냐 ?
그래 맞아 혜지와 만났을때 그런 기분을 몇차례 느꼈었어."

민철은 조금씩 혜지의 행동을 기억해 내려 애쓰고 있었다.
결혼하기 전만 해도 민철이 혜지를 따라 다녔을때 혜지는 민
철을 모른체 했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는 노골적으로 접근
했다. 그리고 동영이 한테까지 무안을 주면서 장난을 쳤다.
모든 상황을 종합해서 생각해 보니 분명 혜지의 전화는 자신
을 놀릴 속셈으로 장난을 친거였다. 민철은 울컥 화가 났다.

혜지에게 지금까지 장난에 놀아 났다는 생각을 하고는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밀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러한 장난을 할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무엇때문에 시간을 축내면서 그렇게 오랫동
안 장난을 걸어 왔었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민철은 또 혜지의
행동을 종잡을 수가 없었다.

' 친정에가서 퍼질러 자겠지 ?
비러먹을... 난 이게 뭐야 ...
내가 화가 나가지고 어쩔줄 몰라 하는 꼴이라니.. '


미자는 앞에서 다소곳이 앉아 있는 상희를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이 검게 그을린 상희는 그전 보다도 자신감에 넘쳐 있는
모습이고 건강해 보였다. 그전의 수줍어하고 어리숙한 상희의
모습은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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