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룡부봉(攀龍附鳳) ◑

▶ 攀 : 매달릴 반 龍 : 용 룡 附 : 붙을 부 鳳 : 봉황 봉

▶ 용과 봉황에 매달리고 의지하다. 권세(權勢)있는 사람에게 아첨(阿諂)하여 달라붙음을 비유한 말이다.

▶ 제갈량은 조조를 격퇴하고 촉과 한중의 광대한 지역을 점유한 유비에게 황제의 자리에 등극해야 한다고 건의한다. 이에 유비는 자신은 한(漢)황제의 신하라며 그런 일은 한에 대한 배반이라고 거절한다. 그러자 제갈량이 다시 말한다.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온 천하가 붕괴하며 각 영웅들이 다투어 일어나 일정 지방을 힘으로 장악하고 있습니다. 재덕을 갖춘 천하의 인재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주군을 섬기는 까닭은 용과 봉황에 매달리듯 군왕에 의지하여 공명을 세우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유비가 끝까지 사양하면 모든 이들의 기대를 실망시킬 것이라면서 황제 즉위가 아니면 왕(王)이라도 칭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비가 여러 신하들의 추대를 받아 건아 24년 (서기 219년) 7월에 한중왕(漢中王)에 즉위한다.

[출전] 삼국지(三國誌)에서

▶ 한(漢)나라 고조(高祖) 유방(劉邦)은 비천한 출신으로 본시 진(秦)나라 패현(沛縣) 사수(泗水)의 정장(亭長)이었는데, 진승과 오광이 봉기를 일으키자, 유방은 번쾌(樊쾌), 소하(蕭何), 하후영(夏侯영) 등과 사람들을 모아 패현의 현령을 죽이고 진승의 봉기에 호응하였다. 훗날 이들은 한나라의 개국공신이 되었다.

번쾌는 원래 개를 잡아 개고기를 파는 백정이었는데, 유방의 처제 여수(呂수)를 아내로 맞아들여 유방과 인척이 되었다. 유방이 황제가 되자, 번쾌는 황제의 인척으로서 무양후(舞陽侯)에 봉해졌다.

하후영은 본시 관아의 마부였는데, 그는 명을 받들어 사람을 보내기 위해 사수(泗水)를 지나다니다, 종종 마차를 세워놓고 유방과 이야기를 나누며 관계가 매우 가까웠다.
유방이 봉기하자, 휴양(휴陽) 사람 관영(灌嬰)이 귀순하여 왔다. 관영은 원래 작은 장사꾼이었는데, 유방을 따라 다니다가 그의 심복이 되었다. 유방이 나라를 세우자, 하후영은 여음후(汝陰侯)에 봉하여졌고, 관영은 영양후(穎陽侯)에 봉하여졌다.

훗날, 유방이 서쪽 함양(咸陽)으로 진출하자, 진류(陳留)의 하급 관리 역이기는 유방에게 진류지방을 차지할 계책을 제공하여 많은 병력과 군량을 보충하게 하고, 자신의 동생 역상을 유방에게 천거하였다. 역상이 유방에게 4천 명의 병사들을 데리고 오자, 유방은 그를 부장(副將)으로 임명하였으며, 역상은 많은 공로를 세웠다. 유방이 황제에 오르자, 역상은 곡주후(曲周侯)에 봉하여졌다.

한서(漢書)의 저자는 열전 제11에서 번쾌, 하후영, 관영, 역상 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평하였다.
"번쾌 등 네 사람은 모두 비천한 출신이었는데, 유방과 관계를 맺어, 마치 용의 비늘과 봉황의 날개를 붙잡고 오르듯이 제후에 봉하여졌다[攀龍附鳳, 幷乘天衢]."

[출전] 한서(漢書) 권100 전(傳)제70 서전(서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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