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말하는 로또 당첨자 백태  조회수 : 400   작성일 : 2003-03-19      


로또 1등 당첨자들은 돈을 타갈 때 어떤 모습일까. 당첨금을 지급하는 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에는 매주 갖가지 형태의 1등 당첨자가 찾아온다. '로또 당첨자 백태'를 알아본다.
　
로또 운영사업자인 국민은행에 따르면 800억여원의 대박 당첨금이 걸려 있던 지난 10회차(2월8일) 이후부터 로또 1등 당첨자들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고 한다.

10회차 전까지만 하더라도 당첨금 사용처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던 당첨자들이 갑자기 변한 것.

이는 지난 6회차 당첨자의 신변정보가 노출된 뒤 여기저기에서 돈을 달라고 손을 내미는 등의 곤란한 지경에 놓였다는 소문이 뒤늦게 퍼지면서 당첨자들은 자신의 신변정보를 감추기 위해 국민은행측과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치르고 있기 때문이다.
　

▲묵묵부답형

아무리 질문을 던져도 대답하지 않는 형. 이들은 죄인이라도 된 듯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앉아 있다. "어서 당첨금을 달라"는 말 이외에는 어떤 말도 하지 않고, 당첨금을 수령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피한다.
　

▲싸움닭형

신상정보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짜증을 부리거나 따지는 당첨자들이다. 웃으며 화기애애하게 말하다가도 신상정보나 로또와 관련된 질문만 던지면 '싸움닭'으로 돌변한다. 국민은행측이 혹시 자신의 정보를 발설하지 않을지 의심하며 경계의 눈길을 보낸다. 심지어 어떤 당첨자는 "내 이름, 나도 몰라요"라고 항변했다고 한다.
　

▲새색시형

로또와 관련된 질문을 던지면 대답을 제대로 하지 않고 얼버무리는 형. 만약 꿈을 꾸고 복권에 당첨됐더라도 수줍어서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어마어마한 당첨금에 놀란 데다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을 못하는 것 같다"는 게 국민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유비무환형

당첨금 사용처를 고민하며 국민은행측에 자문을 구하는 스타일. 지난 14회에서 93억여원에 당첨된 L씨는 국민은행측으로부터 당첨금 사용처에 대한 컨설팅을 받은 뒤 권유에 따라 10억여원을 성금으로 기부했다.
　
국민은행 복권사업팀 한희승 과장은 "당첨자들의 통계를 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마저 못마땅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얼마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교육을 잘 받고 오는지 말 한마디 하게 만드는 것도 힘들다"고 말했다.


굿데이 2003-03-19 11: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