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권처세술] 이릉의 전투  

협곡에 포진하는 군대는 패한다.  

육손, 자는 백언이라 하며, 오나라 명문의 출신으로 손책의 손녀를 아내로 맞았다. 어려서부터 병법을 배워 21세의 나이로 손권의 본진으로 나아갔으며, 젊은 부대장으로서 각지를 전전하면서 거듭되는 무훈을 세웠다. 218년, 여몽의 천거로 형주의 전선 사령관이 되어, 여몽과 협력하여 맥성에서 관우를 격파하였다.  

촉나라 장무 2년(222년), 유비가 이끄는 대군은 수륙에서 오나라 영토 안으로 진격하여, 노도와 같은 기세로 이릉에 당도하였다. 장강의 북쪽 기슭에 있는 이릉은 군사 요충지로서 이곳이 돌파되면 강릉, 하구까지는 일직선이 된다. 이릉을 지키고 있던, 오나라의 군대 유격 부대의 장교들은 유비군이 다가옴에 일제히 긴장의 빛이 띄었다.  

그런데 유비는 이릉의 바로 앞이까지 전진하자, 그곳의 협곡에 진영을 치고 머물었다. 원정의 피로를 풀고, 군을 재편성한 후 다음 공격으로 넘어갈 작정이었던 것이다. 유비군이 진격을 멈추고, 장기 주둔의 태세를 보였다는 정보는 당연히 후방에 있는 손권에게 보고되었다. 손권은 그 정보를 곧 동맹국인 위나라에 통보하였다.  

"유비의 대군은 장강을 따라 이릉까지 당도하였으나, 그 바로 앞인 좁다란 협곡에서 길게 장사진을 치며 주둔하고 있다."  

문제 조비는 니 보고를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  

"유비는 병법을 모른다. 7백 리나 되는 거리에 걸쳐서 주둔할 진영을 구축하다니, 바보 같은 녀석이군. 병법에도 '습원이나 협곡에 포진하는 군대는 패한다.'라고 쓰여 있지 아니한가. 오나라 군대가 반격을 해온다면 여지없이 패할 것이다."  

반년 후, 과연 예언 그대로 되었다.


적이 치기를 기다린다 - 급전이 반드시 이득만은 아니다.
  
한편 육손은 조급히 서두르는 여러 장수들을 억제시키면서 전체 군대에게 이렇게 지시하였다.  

"적의 기세는 당할 수 없는 구석이 있었지만, 다행히 이릉 바로 앞의 협곡에서 진격을  멈추고 전열 정비에 열중하고 있다. 앞으로 얼마동안은 우리 쪽이 방심하지 말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며 정세의 변화를 기다리자. 이 일대가 평지라면, 대군이 전투를 개시하면 난전에 쫓기며 휘말려들 위험이 있으나, 험준한 산악 지대에서는 그것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적은 먼 길을 달려온 원정군이므로 보급에도 곤란함이 있을 것이다. 우리 군대는 차분히 좌정해 있다가. 적이 더욱 더 지치면 공격을개시하는 것이다."  

젊은 장군 중에는 총사령관의 생각이 이해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육손은 유비를 두려워하고 있다."라고 오해하여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육손은 완강히 거부하였다.  

이렇게 기다리기를 반년, 초목도 태워버릴 듯한 무서운 호북의 여름이 왔다. 양자강 중류에 있는 이 일대는 내륙성 기후로, 여름은 섭씨 40도가 넘는 뜨거운 날이 계속된다. 중일전쟁 때에, 한구를 점령했던 일본군의 장병들도 그 심한 더위에 몹시 놀라 '한구에서는 여름이 되면, 전기줄에 앉은 참새들도 더위 때문에 뇌진탕을 일으켜 떨어진다.'라는 농담까지 하고 있었다.  

원정군의 병사들은 밤이 되면 겁옷을 벗어버리고, 큰 대자 모양으로 자고 있었다.  

'이제야말로 반격을 할 때이다.'  

  그렇게 판단한 육손은 전군에게 총공격을 명령하고, 좁고 긴 계곡에 진을 치고 있는 촉나라 군대에 대하여, 대대적인 화력 공세를 감행하였다.  

피로와 더위로 몹시 지쳐버린 촉나라의 병사들은 화력공세를 받고 잠시도 버틸 수가 없었다. 오나라 군대의 기습작전으로 촉나라 군대는 선박, 무기, 식량의 태반을 상실하고 많은 장병들이 죽음을 당했다. 패주하는 유비는 굴욕으로 몸을 떨며 이렇게 외쳤다.  

"나는 육손에게 설욕을 당한 것이다. 어찌 하늘의 뜻이 아니랴."  

육손은 이릉의 전투로 일약 유명해졌으며, 주유가 죽은 이후 가장 뛰어난 전략가로서 오나라 군대의 중진이 되었다. 손권은 육손에게 보국 장군의 칭호를 수여하고, 형주 장관으로 임명하였으며, 강릉후로 봉하여 그 공로에 보답하였다.  

후세의 전쟁사 연구가는 육손이 취한 이 전략을 '충분히 쉬면서, 적이 지치기를 기다린다.'는 것이라고 평하였다. 그리고 이 전략은 전통적으로 중국 군대의 특기가 되었다. 8년에 걸친 중일전쟁에서도 일본의 육군은 중국군의 이 전략에 말려들어 패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삼국지의 조조, 손권, 유비를 통해 알아본다. 여기에 잇는 자료는 "삼국지를 읽으면 사람이 보인다 (松本一男 지음, 이주영 옮김, 이목출판, 1995년 12월 10일 초판발행, 6,000원)" 에 나오는 자료로서 독자 여러분들은 이 책을 한권 구입하여 자기의 가까운 곳에 놓아 두고 자주 읽어 봄으로써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익히기 바랍니다.>


소설 三國演義
第001 - 019回 桃園結義, 除董卓, 三讓徐州, 斬呂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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