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권처세술] 유비 부부의 탈출  

큰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주군까지도 속인다.  

건안 14년 가을, 유비는 조운을 데리고 병사 5백 명을 인솔하여 남군에서 배를 타고, 손권이 있는 건업(지금의 남경)에 도착하였다.  

11월의 길일에 유비는 그 땅에서 손권의 이복 여동생인 손씨 부인과 혼례의 의식을 거행하였다. 신랑측으로서는 조운 혼자만이 들러리로 참석했을 뿐이었지만, 신부측에서는 혼인 당주인 손권을 비롯하여 오나라이 문무 백관이 다 모여서 두 사람의 앞날을 축복하였다.  

"처남 매부지간이 된 이상에는 이 오나라를 자신의 나라처럼 생각하고 천천히 쉬었다 가도록 하시오."  

손권의 그런 말을 듣고서는 유비도 마구가내로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다.  

유비는 젊은 손부인과의 신혼 생활에 폭 빠져서, 좀처럼 형주로 돌아가려 들지를 않았다. 어느덧 그 해도 저물고, 건업은 설을 맞이하여 즐거운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평화가 계속되고 있는 오나라에서는 백성들의 생활이 형주보다 훨씬 안락했다. 건업의 성 안뿐만 아니라, 성 밖의 농민들의 얼굴에도 생기와 회색이 넘치고 있었다. 그것은 설날이라는 이유에서만이 아니었다. 유랑과 유격의 생활을 계속해 온 유비로서는, 평화롭고 안정된 생활이 그렇게도 즐겁고, 오나라 사람들과의 생활이 자신이나 다른 군벌들 백성의 살림살이와 비교하여 얼마나 안일함과 행복에 가득 찬 것인가를 피부로 느낄 수가 있었다.  

형주의 공명에게서 유비의 귀국을 재촉하는 편지가 몇 번이나 보내져 왔지만, 유비의 답장은 항상 함흥차사였다. 화가 치밀고 속을 끓이던 공명은 조운에게 지령서를 보냈다.  

아무런 할 일도 없어 매일 병사나 훈련시키고 있던 조운은, 공명에게서 지령서가 오자 즉시 유비를 알현하였다. 조운은 공명의 지시대로, 조조가 20만의 병력을 이끌고 형주 북방에 박두하고 있으니, 즉시 귀국하겠노라고 했다.  

"뭐, 조조가 병사 20만을 이끌고 공격해 왔다고!"  

깜짝 놀란 유비는 버럭 큰소리를 쳤다.  

"그 정보는 정확한 것인가. 공명이 착각한 것은 아니겠지?"  

"군사님의 지령서에는 화급 극비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는 보통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공명이 직접 내게 말하지 않는 것인가?"  

조운은 잠시 잠자코 있다가 과감히 말을 꺼냈다.  

"군사님은 저에게 귀국을 명령하고 계십니다. 아마 주군님은 이곳을 떠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이지요."  

"..."  

고민과 불안으로 목소리조차도 나오지 않는 유비의 눈 앞에, 갑자기 아름다운 옷차림의 손부인이 모습을 나타냈다. 옆방에서 주군과 부하가 주고 받는 대화를 듣고 있었던 것이었다.  

"주군님,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시렵니까?"  

"글쎄, 조운만을 우선 먼저 보내놓고 나는 좀더 상황을 보고서 태도를 결정하도록 하겠네."  

그러자 손부인은 눈을 크게 뜨면서,  

"안 되십니다. 주군께서는 일국의 주인이십니다. 위급 존망의 시기에, 군주가 혼자서 국외에 계신다는 것은 당치도 않은 처사이옵니다."  

"그러나 그대 문제도 있고..."  

"주군님, 저에 관해서는 꺼리실 것이 없습니다. 저는 군인 가정에서 태어난 몸이라 전쟁에는 놀라지 않습니다. 일단 출가한 이상에는 주군님을 따라 어디를 가든, 처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당장 조장군과 함께 형주로 돌아가도록 하시지요."  

유비는 탄복을 할 뿐이었다.


단 한번의 찬스에는 철저하게 비정하라

다음 날, 손부인은 남편 대신 오빠를 찾아가, 공명에게서 온 편지 내용을 이야기하고 곧 떠나겠다고 말했다.  

"내게는 그런 정보가 들어와 있지 않은데. 조조에게는 대규모의 군사 행동을 일으킬 여유가 아직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공명이 꾸며낸 일이 아닌지."  

손권은 쓴웃음을 지었다.  

"가령 그 정보가 정확하다 하더라도 형주에는 공명을 비롯하여 관우, 장비 등 용맹스러운 장수들이 즐비하게 있다. 간단히 위나라 군대에게 패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니, 좀더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 한편으로 손권은 측근을 모아놓고 대책을 강구하였다. 그러자 강경파인 주유가 이렇게 주장하였다.  

"유비는 혼례를 마쳤슴에도 불구하고 약속한 형주의 양도를 실행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원래 그 사람은 유명한 간옹이어서, 언제까지나 주군님의 비호 아래 온순하게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恐蛟龍得雲雨, 終非池中物也 교룡이 구름과 비를 만나면 결국은 연못 속의 것이 아니다."라고 합니다. 지금 처치를 해두는 편이 무난합니다. 최소한 감금해 두지 않으면, 언제 도망을 갈지 모릅니다. 부디 조심을 하시는 게 중요합니다."  

형인 손책의 때부터 동서이자 후견인이기도 했던 주유는 사양할 것이 없었다. 결론적으로는 만일 손권 자신이 처치하기가 난처하다면, 유비 부부의 신병을 자기에게 맡겨달라고 요청하였다.  

손권은 거기에서 곤란한 지경에 처했다. 주유의 강경론을 받아 들이지도 못한 채, 여동생이 울면서 애원하는 바람에 결국은 유비가 형주로 돌아가는 것을 묵인하였다. 정에 여린 것이 손권의 약점이었으며, 이것이 큰일을 그르치게 된 원인이 되었다.  

비록 여동생의 남편이 되었건, 사위가 되었건 간에 사자의 몸을 파먹는 벌레라고 알았으면 감연히 잘라버리는 것이 톱이 취할 길이다. 이럴 때에, 조조였더라면 주유의 진언대로 화근을 뿌리뽑았을 것임에 틀림없다.  

1월 15일 대 보름날 밤, 놀이를 하며 마신 술로 사람들이 만취되어 있는 한밤중을 틈타서, 유비 부부는 조운을 데리고 건업을 탈출하여 형주로 쏜살같이 도망쳤다. 밤낮 없이 행군을 계속하여 자상까지 간신히 이르렀을 때, 일행은 주유가 파견한 장흠, 서성, 정봉의 추격대에게 뒤를 따라 잡혔다. 이제는 끝이로구나 하고 체념한 조운은,  

"주군님 어서 부인을 모시고 작은 배로 건너편의 강가로 건너가십시오. 저는 여기에서 적을 막겠습니다."  

그러자 손부인이 가로 막으며,  

"안됩니다. 추격대의 인원이 많으므로 이대로는 도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여기는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손부인은 조운에게 명령하여 따라오는 병사들을 분산시키고,스스로 말에 올라 언월도를 휘두르며 선두에 섰다. 잠시 후, 모습을 나타낸 추격대는 유비의 앞에서 언월도를 창은 휘두르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거기 있는 사람들은 장흠, 서성, 정봉 등 세 사람이로군. 기세가 등등한 모습인데, 어쩐 일들이시오. 유황숙님을 전송이라도 하려고 나왔는가."  

"저, 그게 아니옵고..."  

장흠은 말에서 내려 머리를 깊숙이 조아리며,  

"실은 명령을 받고 모시러 왔습니다. 모쪼록 지금 곧 건업으로 돌아가시도록 하십시오."  

"명령이라니? 누구의 명령이란 말이오."  

"네, 주장군님의 명령입니다."  

"이보시오, 장흠. 나를 어찌 알고 있는가. 나는 주군님의 단 하나뿐인 여동생이고, 유황숙님은 그의 매부가 되시는 분이오. 우리들은 주군님의 허락을 받고 형주로 가는 길인데, 그것을 주유 같은 자가 방해를 하다니, 건방지기 짝이 없구나. 굳이 데려 가려거든 완력으로 잡아가라!"  

"그것은 당치도 않은 말씀이십니다."  

"오빠의 명령이 아닌 이상 나는 돌아가지 않는다. 이 이상의 일을 벌인다면 그대들은 반역죄를 범하게 되는것이다."  

"네, 알겠습니다."  

손부인은 그렇게 말하고서 유비와 조운과 함께 배에 올랐다. 때마침 강 저멀리에 선단이 모습을 나타내었다. 드디어는 주유 자신이 쫓아온 것인가 하고 방어태세를 취하고 있으려니, 그것은 형주의 수군이었다. 걱정을 하고 있던 공명이 보내어서 마중을 나온 부대였다. 추격자들은 수수방관만 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이 장면도 경극에 나오는 긴요한 부분이다. 결국 손권은 온정에 사로잡혀 큰일을 그르친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삼국지의 조조, 손권, 유비를 통해 알아본다. 여기에 잇는 자료는 "삼국지를 읽으면 사람이 보인다 (松本一男 지음, 이주영 옮김, 이목출판, 1995년 12월 10일 초판발행, 6,000원)" 에 나오는 자료로서 독자 여러분들은 이 책을 한권 구입하여 자기의 가까운 곳에 놓아 두고 자주 읽어 봄으로써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처세술을 익히기 바랍니다.>


소설 三國演義
第001 - 019回 桃園結義, 除董卓, 三讓徐州, 斬呂布
第020 - 038回 煮酒論英雄, 千里走單騎, 滅袁紹, 三顧茅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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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060 - 080回 入西川, 逍遙津, 取漢中, 失荊州, 魏蜀稱帝
第081 - 105回 彝陵之戰, 七擒孟獲, 六出祁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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