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 : 209   작성일 : 2003-11-11      


◐안국선(安國善: 1854-1928)의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

▶ 요점정리

○ 갈래 : 신소설, 우화소설, 액자소설, 정치소설, 풍자소설
○ 성격 : 풍자적, 우화적
○ 문체 : 산문체, 연설문체
○ 시점 : 1인칭 관찰자 시점
○ 주제 : 인간 사회의 모순, 정치 비리 풍자
(교과서 부분 : 반포지효 - 부모에 대한 효도 강조)
○ 배경 사상 : 전통적 윤리관과 기독교 사상

○ 서사 구조와 표현의 특징
① 우화적 형식(우회적 비판)
② 회의 형식
③ 연설체 산문 형식
④ 액자 소설적 구성

○ <금수회의록>의 근대 소설로서의 성격
① 주제 : ‘권선징악’에서 탈피, 인간의 본질을 통하여 인생을 보려는 태도가 보임
② 인물 : 성격과 심리에서 비교적 리얼리티를 획득함
③ 사건과 배경 : 취재의 현실성과 사건의 현장성
④구성 : 단일 스토리의 연대기적 전개, 한 시기를 집중적으로 다룸, 복수의 사건의 병행적 전개
⑤ 문체 : 언문 일치에 접근, 산문체, 묘사 위주

○ 출전 : <금수회의록> 1908년


▶ 줄거리

서술자가 옛날같지 않게 도덕 의리 염치 절조를 잃고 악속으로 빠져든 금수만도 못한 인간세상을 한탄하다가 잠이 들어 금수회의소에 이르러 누군가에 와락 떠밀려 금수회의소에 들어가 방청객에 자리를 자비는다.

이때 규칙 방망이 소리가 뚝뚝 나더니 회장인 듯한 자가 회장석에 올라
사람의 책임을 분명히 할 일,
사람의 행위의 시비를 의논할 일,
세상 사람 중에서 인류자격이 있는 자와 없는 자를 조사할 일 등을 안건으로 상정한다.

첫 번째 등단한 까마귀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 모두가 효자 같지만 지금처럼 인류사회에 효도가 없어진 적이 없다고 한탄하면서 자신들의 미덕인 반포지효를 사랑한다.

두 번째 등단한 여우는 요망하고 간사한 것은 여우라 하지만 큰 나라나 힘센 자에게 기대어 자신의 사욕을 추구하는 인간들은 여우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세 번째 등단한 개구리는 사람들이 우물안 개구리라 하지만 좁은 소견으로 외국형편도 모르면서 아는 체하고 나라는 망해가는데 썩은 생각만 하고 있는 인간들을 신랄히 비판한다.

네 번째 등단한 벌이 벌을 독한 사람에 비유한 것을 반박하면서 표리부동하고 약육강식을 일삼는 인간들의 잔인성과 이중성을 비판한다.

다섯 번째 등단한 게는 사람들이 자신들을 가리켜 창자가 없는 물건이라고 하나 지금 세상 사람 중에서 옳은 창자 가진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느냐고 반문한다.

여섯 번째 등단한 파리는 동포끼리 싸움질하는 신의가 없고 동포애를 결여한 인간사회를 비난한다.

일곱 번째 등단한 호랑이는 앞문으로 호랑이를 막고 뒷문으로 승냥이를 불러들이는 자들이 인간이라고 성토하면서 인간의 부정한 행실을 낱낱이 고발하면서 당대의 축첩제도와 패륜을 논박한 뒤에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여덟 번째 등단한 원앙은 인간의 더럽고 괴악한 심성을 폭로한다.

이 때 그 회의 장소에 모였던 짐승들은 일시에 나는 자는 날고, 기는 자는 기고, 뛰는 자는 뛰고, 우는 자도 있고, 짖는 자도 있고, 춤추는 자도 있어서 인간의 온갖 악증을 성토하며 돌아간다.

이러한 동물들의 인간 세태 성토 광경을 보고 들은 ‘나’는 “내가 어찌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런 욕을 보는고!” 하면서 인간으로서의 부끄러움을 느끼고, 기독교적 설교 형식을 빌어 인간 구원의 길을 역설하는 것으로 끝난다. 그 마지막 설교는 다음과 같다.

“예수 씨의 말씀을 들으니 하나님이 아직도 사람을 사랑하신다 하니, 사람들이 악한 일을 많이 하였을지라도 회개하면 구원 얻는 길이 있다 하였으니 이 세상에 있는 여러 형제 자매는 깊이깊이 생각하시오.”

▶ 이해와 감상

<금수회의록>은 1908년 <황구서적조합>에서 간행한 작품이다. 각종 동물들을 등장시켜 [인간 사회와 인간]이란 논제를 통해 인간 사회의 부조리와 현실을 비판, 풍자하는 우화소설이라 할 수 있다.

이 소설이 다른 신소설과 다른 점은 '나'라는 1인칭 관찰자의 시점을 통하여 인간 현실을 비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관찰자인 '나'가 꿈속에서 인간의 비리와 인간의 간사한 현실 사회를 성토(聲討)하는 동물들의 회의장에 들어가 동물들의 회의 내용을 기록하여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액자소설의 형태와 몽유록계(系) 고대소설의 성격을 보여 주는 것이다. 즉, 꿈속에서 현실을 비판한 후 꿈을 깬다는 식의 서사적 구조를 보이고 있는 점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 <금수회의록>은 일반적으로 신소설들이 지니고 있는 소재·주제의 한계를 벗어나 있는 점에서도 그 문학사적 의의가 크다 할 수 있다. 즉, 권선징악적 주제나 이야기 서술에 치우치지 않고 현실 비판의 주제 의식과 1인칭 관찰자 시점을 통하여 구체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신소설 작품과 구별된다.

작품의 전체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서언 : 인간 사회 개탄 - 금수회의소 방청

2) 개회취지 : 회장의 개회 취지

3) 발언내용

◇제1석, 반포지효(反哺之孝)

까마귀가 등단하여 효도는 자식된 자가 고연한 직분으로 행할 일이며 사람들이 말하는 것을 보면 모두가 효자 같지만 지금처럼 인류사회에 효도가 없어진 적이 없다고 한탄하면서 자신들의 미덕인 반포지효를 자랑함

◇제2석, 호가호위(狐假虎威)

여우가 등단하여 요망하고 간사한 것은 여우라 하지만 큰 나라나 힘센 자에게 기대어 자신의 사욕을 추구하는 인간들의 더럽고 간악하고 음란함은 여우보다 나을 것이 없다면서 자신들의 철저한 일부일처주의를 강조함

◇제3석, 정와어해(井蛙語海)

개구리가 등단하여 사람들이 우물안 개구리라 바다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사람들은 좁은 소견으로 외국형편도 모르면서 아는 체하고 나라는 망해가는데 썩은 생각만 하고 있다며 개화인의 허장성세와 대외국관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인간의 무지와 벼슬아치들의 무사안일과 무능을 비판함

◇제4석, 구밀복검(口蜜腹劍)

벌이 등단하여 인간이 벌을 독한 사람에 비유하면서 입에 꿀이 있고 배에 칼이 있다고 하지만 벌의 꿀은 자신들의 양식을 만드는 것이요 배의 칼은 정당방위로 쓰고 있다면서 표리부동하고 약육강식을 일삼는 인간들의 잔인성과 이중성을 비판하고 자신들의 충성심과 성실성 그리고 단결심을 강조함

◇제5석, 무장공자(無腸公子)

게가 등단하여 사람들이 자신들을 가리켜 창자가 없는 물건이라고 하나 지금 세상사람 중에서 옳은 창자 가진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느냐면서 인간의 비굴함을 욕하고 당시의 관리들을 혹독하게 비판함

◇제6석, 영영지극(營營之極)

파리가 등단하여 동포끼리 서로 빼앗고 서로 싸우고 서로 시기하고 서로 흉보고 서로 총을 놓아 죽이고 서로 칼로 죽이고 서로 피를 빨아 마시고 서로 살을 깎아 먹지만 파리들은 그렇지 않다면서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동포끼리 싸움질하는 신의가 없고 동포애를 결여한 인간사회를 비난함

◇제7석,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호랑이가 등단하여 세상사람들이 말하기를 가장 포악하고 무서운 것이 호랑이라고 하나 앞문으로 호랑이를 막고 뒷문으로 승냥이를 불러들이는 자들이 인간이라고 성토하면서 인간의 포악성과 비정함을 비판함

◇제8석, 쌍거쌍래(雙去雙來)

원앙이 등단하여 지금 세상사람들은 괴악하고 음란하고 박정하여 백년해로하려던 사람을 잊어버리고 조강치처를 내쫓으며 남편이 병들어 누워 있는데 의원과 간통하는 일도 있다면서 남녀간의 부정한 행실을 낱낱이 고발하면서 당대의 축첩제도와 패륜을 논박한 뒤에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함

[즉, ①까마귀처럼 효도할 줄도 모르고, ②개구리처럼 분수 지킬 줄을 모르고, ③여우보담도 간사한, ④벌과 같이 정직하지도 못하고, ⑤창자없는 것은 게보다 심하고, ⑥파리같이 동포 사랑할 줄도 모르고, ⑦호랑이보담도 포악한, ⑧부정한 행실은 원앙새가 부끄럽도다.]

4)폐회 : 반성과 회개 촉구

이 소설에서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한마디로 금수보다 못한 세상이라고 치부하고 있다. 서언에서 작가 자신이 도덕과 의리의 붕과, 염치와 절개의 없어짐을 탄식하고 있는 대목은 이 작가의 시대 인식이 어느 각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확인시켜 주고 있는 것이다. 당시 실정으로 볼 때 1905년의 을사보호조약 이후 대외적으로는 일제의 침략세력이 노골화되었고, 대내적으로는 확장되는 외세의 압력에 대응할 만한 주체적인 세력이 확립되지 못한 채 혼란을 자초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소설은 이른바 이러한 개화 풍조에 편승하여 혼미를 거듭하고 있던 당시 사회 각층의 의식구조와 지배층의 학정으로 인하여 온갖 비리가 횡행하던 양반 관료의 부패상에 대한 날카로운 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금수회의록은 한말의 시대 상황 속에서 국권수호와 자주의식을 고취하여 무너져 버린 인간 윤리의 회복을 강조하기 위해 인간 세계를 비판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 작자소개 - 안국선(安國善: 1854-1928)

경기도 출생. 호는 천강(天江). 신소설 작가. 1899년 동경 전문학교 졸업.와세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귀국하여 한때 정관계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했으나 실패했다. 그후 교단에서 정치 경제를 강의, 육영사업에도 힘썼으나, 만년에는 낙향하여 전원 생활을 했다. <외교통의(外交通義)>, <정치원론(政治原論)>에 이어 1915년 한국 최초의 근대적 단편집이라 할 수 있는 <공진회(共進會)>를 발간했다. 이후 주요 작품으로 신소설 <금수회의록>과 연작 소설 <인력거꾼>이 있다. 특히, <금수회의록>은 1908년 작품으로, 사회 비판 의식이 지나치다 하여 판매 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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