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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23
2024.4.18 21:29:10
◐ 애석폐고(哀惜弊袴) ◑
▶ 헤진 헌바지도 남에게 그냥 주기를 아까워함.
▶ 哀 : 슬플 애 / 惜 : 아낄 석 / 弊 : 헤질 폐 / 袴 : 바지 고
▶ 한 나라 소후의 명에 따라 궁인이 고리짝에 소후의 헤진 바지를 담고 있었다. 이를 본 신하가, "하사하시라"
고 하자, 소후는,
"명군은 일빈일소(一嚬一笑.사소한 표정)를 아낀다고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과인의 바지를 그냥 줄 수 있느냐 .잘 간수했다가 유공자에게 주겠다."
며 거절했다.
▶ 춘추시대에 문공(文公)에 의하여 오패(五覇)의 하나가 된 진(晉)은 그후 한(韓),위(魏),조(趙)의 삼국으로 갈라져 제각기 전국시대의 칠강국(七强國)의 하나로서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한(韓)은 소후(昭侯)의 대(代)가 되어서는 정(鄭)의 사람 신불해(申不害:?~B.C.337)를 등용하여 부국강병책을 강구하였다.
신불해는 황제(黃帝)와 노자(老子)의 사상을 받아 형명(刑名:일종의 법률학)을 주로 했다고하나, 그 방법은 관직의 분권(分權)을 정하고, 군주의 주관(主觀)과 전통적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법치주의에 의한 통치였다.
이로 말미암아 내치(內治)가 잘 되어, 나라는 부강(富强)하게 되었다.
어느 날, 소후(昭侯)가 궁인에게 명하여 낡아빠진 바지를 하나 장롱에 넣어 두도록 하였다.
이것을 본 가신(家臣)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황공하오나 주상(主上)이시여! 낡아빠진 바지까지 가신(家臣)에게 하사(下賜)치 않으시고, 넣어두라 하시면 인덕이 없는 일이 아니오니까? 다른 신하들이 어떻게 생각하올는지......."
소후(昭侯)는 대답하였다.
"아니,아니, 그렇지 않다. 여기에는 깊은 생각이 있어서 하는 일이다.
나는 '명군(名君)은 일빈일소(一嚬一笑)를 아낀다'는 말을 듣고 있다.
상위를 찌프리는 것도 웃는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며, 군주된 자가 함부로 웃는다든지, 상위를 찌프려서는 아니되거늘 하물며 낡았다고는 하나 함부로 바지를 가신에게 내린다는 것은 삼가지 않으면 아니된다.
이 바지를 결코 신하에게 내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내릴만한 공을 세운 자가 있으면 당연히 내려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자가 없기에 당분간 맡겨두는 것 뿐이다."
가신은 송구스러워하며 물러났다고 한다.
[출전] 한비자(韓非子)
▶ 헤진 헌바지도 남에게 그냥 주기를 아까워함.
▶ 哀 : 슬플 애 / 惜 : 아낄 석 / 弊 : 헤질 폐 / 袴 : 바지 고
▶ 한 나라 소후의 명에 따라 궁인이 고리짝에 소후의 헤진 바지를 담고 있었다. 이를 본 신하가, "하사하시라"
고 하자, 소후는,
"명군은 일빈일소(一嚬一笑.사소한 표정)를 아낀다고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과인의 바지를 그냥 줄 수 있느냐 .잘 간수했다가 유공자에게 주겠다."
며 거절했다.
▶ 춘추시대에 문공(文公)에 의하여 오패(五覇)의 하나가 된 진(晉)은 그후 한(韓),위(魏),조(趙)의 삼국으로 갈라져 제각기 전국시대의 칠강국(七强國)의 하나로서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서도 한(韓)은 소후(昭侯)의 대(代)가 되어서는 정(鄭)의 사람 신불해(申不害:?~B.C.337)를 등용하여 부국강병책을 강구하였다.
신불해는 황제(黃帝)와 노자(老子)의 사상을 받아 형명(刑名:일종의 법률학)을 주로 했다고하나, 그 방법은 관직의 분권(分權)을 정하고, 군주의 주관(主觀)과 전통적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법치주의에 의한 통치였다.
이로 말미암아 내치(內治)가 잘 되어, 나라는 부강(富强)하게 되었다.
어느 날, 소후(昭侯)가 궁인에게 명하여 낡아빠진 바지를 하나 장롱에 넣어 두도록 하였다.
이것을 본 가신(家臣)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황공하오나 주상(主上)이시여! 낡아빠진 바지까지 가신(家臣)에게 하사(下賜)치 않으시고, 넣어두라 하시면 인덕이 없는 일이 아니오니까? 다른 신하들이 어떻게 생각하올는지......."
소후(昭侯)는 대답하였다.
"아니,아니, 그렇지 않다. 여기에는 깊은 생각이 있어서 하는 일이다.
나는 '명군(名君)은 일빈일소(一嚬一笑)를 아낀다'는 말을 듣고 있다.
상위를 찌프리는 것도 웃는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러는 것이며, 군주된 자가 함부로 웃는다든지, 상위를 찌프려서는 아니되거늘 하물며 낡았다고는 하나 함부로 바지를 가신에게 내린다는 것은 삼가지 않으면 아니된다.
이 바지를 결코 신하에게 내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내릴만한 공을 세운 자가 있으면 당연히 내려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자가 없기에 당분간 맡겨두는 것 뿐이다."
가신은 송구스러워하며 물러났다고 한다.
[출전] 한비자(韓非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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