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선무 다전선고 長袖善舞多錢善賈◑

▶ 長(길 장) 袖(소매 수) 善(착할 선) 舞(춤출 무)

▶ 소매가 길면 춤추기가 수월하고 재물이 많으면 장사를 잘 한다는 뜻으로 조건이 좋은 사람이 성공하기도 쉽다는 말의 비유. (長袖善舞多錢善賈) 소매가 길면 춤추기 좋다는 뜻, 의지할만한 것이 있으면 힘들지 않다. 즉 재산이 많은 사람과 수완있는 자들이 손쉽게 처세해나감을 비겨 이른다. 

▶ 비언에 말하기를 鄙諺曰 (비언왈)
긴소매는 춤을 잘 추고 長袖善舞 (장수선무)
재물이 많으면 장사를 잘한다. 多錢善賈 (다전선고)
이는 자본이 풍부하면 공업에 쉬움을 말한다. 比言多資之易爲工也(비언다자지역위공야)

따라서 다스림에 있어서 강하면 도모하기 쉽고 故治强易爲謨 (고치강역위모)
약하고 어지러우면 계획하기가 힘들다. 弱亂難爲計 (약난난위계)

[출전] 한비자(韓非子)  

▶ 장수선무 長袖善舞 - 어느날 진나라 소왕이 문무백관들 앞에서 연신 탄식을 하면서 근심 짙은 얼굴을 보였다. 

대신 범준이 왕에게 다가가 조심스럽게 말을 올렸다. "신이 알기로는 군왕의 근심은 신하의 치욕이요, 군주의 치욕은 신하의 죽일 죄라고 했습니다. 무슨 일로 대왕께서 이토록 수심에 잠겨 있습니까?이 모두 우리 신하들의 불찰이오니 그 사연을 신에게 알려줄수 있겠습니까?" 

소왕이 말했다. "내가 듣기로 초나라의 보검이 매우 예리하고 예인들은 궁에서 냉대를 받는다고 한다. 보검이 예리함은 장군과 병사들이 용맹하다는 것이고 예인들이 냉대받는다는 것은 초왕이 깊은 의중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초왕이 이토록 그 속을 알수 없고 용감한 자들을 중히 여기니 이는 진나라를 치려는 것이 아닌가? 진나라는 군사가 조련이 잘 안되어 불시에 일어나는 변고에 대처하기 힘들다. 장군 백기마저 죽었으니 나라에는 명장이 없고 밖에는 강적이 있으니 어찌 근심하지 않겠는가?" 

소왕의 뜻인즉 범준이 직접 군사를 거느리라는 것이나 범준은 군사를 잘 모르니 조급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이 일을 연나라 사람인 채택이 알게 되었는데 그는 즉시 진나라에 갔다. 

채택 역시 모사였고 여러 제후국들을 다니면서 자신의 지략을 설파했으나 가는 곳마다 냉대를 받군 했다. 채택은 천성적으로 추남이었는데 두 어깨가 목위까지 올라가 있고 코는 전갈같았고 키는 훤칠하게 크나 다리가 구부정했다. 한번 보면 다시 꿈에 볼가 무서운 형상이었다. 

진나라에 온 채택이 도처에 이런 소문을 냈다. 

"연나라 사람 채택은 말재주가 있고 지략이 뛰어난 인재다. 진왕을 만나기만 하면 범준을 대신해 진나라 재상으로 될것이다." 

범준은 채택이 퍼뜨린 소문을 듣고 가소롭게 생각했고 비하하는 투로 말했다. 

"나는 삼황오제의 업적에 능통하고 제자백가의 학설을 꿰뚫고 있다. 말재주로 말하면 나를 당할자 천하에 없는데 그자가 어찌 나의 재상자리를 꿰찬단 말인가?" 

이어 범준은 채택을 불러 그의 학문을 알아보리가 작정했다. 

채택을 만난 범준은 아주 거만스러운 태도를 보였고 비꼬는 말투로 물었다."그대가 나의 재상자리를 대신하려고 한다던데 그런 일이 있는가?" 

이에 채택이 아주 시원스럽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아연해진 범준이 물었다. "그럴만한 근거라도 있는건가?" 

채택이 오기와 상앙,문종 등 과거 유명한 대신들의 놀라운 업적을 일일이 말한후 이 세 사람이 초나라, 진나라, 월나라를 위해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결국 비명에 죽었음을 지적했다. 

범준은 채택의 뜻이 바로 자신더러 성공한 몸으로 물러나라는 권고임을 알아차렸으나 일부러 반박조로 물었다. "이 세사람은 그 결말이 좋지는 않았으나 천고에 이름을 남겼으니 나는 이들을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채택이 말했다. "다른 사람의 무함으로 죽는다는 것이 총명한 자의 선택은 아니지요.이들은 놀라운 업적을 세운후 초야에 은퇴했더라면 그 공적도 평가받고 목숨도 보존할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구태여 죽어야 할건 무엇입니까?" 

범준이 저도 모르게 말했다. "그들도 죽을려 했던게 아니라 다른 방법이 없었던게지." 

채택이 말했다.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공로는 너무 커서 이를 초과할 공을 세울수가 없을 것입니다. 일단 진왕의 신뢰를 잃게 되면 그 결과가 오기를 비롯한 사람들보다 더 비참할수가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나를 재상으로 천거하고 집에서 여생을 즐겁게 보낼수 있다면 두려움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낼 필요가 있겠습니까?" 

자신의 처지를 곰곰히 생각해본 범준은 채택의 말에 공감했고 병을 핑계로 사직을 제기한후 채택을 재상으로 천거했다. 

대사공은 범준전기를 쓴 후에 이런 평을 했다. "장수선무, 다금선가:" 그 뜻인즉 자신의 우세를 잘 이용해야만 일을 잘해낼수가 있다는 것이다. 지금에 와서 그 뜻은 무슨 일이나 의지할만한 것이 있으면 힘들지 않다는 내용으로 변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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