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성어로 본 2014 대전경찰


대전경찰이 보낸 한 해를 사건 중심의 사자성어로 정리해 봤다.


지록위마(指鹿爲馬)- 염려 

올해 대전지역에서는 거짓이 판을 쳤다. 가짜를 진짜로 속여 판 이들의 범죄행각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일컫는다’는 의미의 지록위마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했다. 


지난 6월 경 대전경찰은 가짜석유를 제조한 혐의로 김 모 씨 등 18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지난 2009년 유령회사를 세운 뒤 가짜 석유를 제조했는데 부당이득 액수만 무려 2460억 원에 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거짓말로 사회를 혼탁케 하는 범죄는 이어졌다. 지난 7월에는 차량 엔진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등유 수십만 리터를 차량 연료로 판매한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밖에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속여 국가보조금을 챙긴 사건, 가짜 수표를 제조해 시중에 유통시킨 사건을 비롯해 자신을 교도관·조경사업가·주지승으로 속여 상대방의 금품을 편취한 사건 같은 ‘지록위마’형 범죄가 줄을 이었다. 


참불인도(慘不忍睹)- 탄식

천륜을 저버린 사건은 ‘세상에 이런 참혹한 일은 없다’는 뜻의 참불인도 사자성어를 뇌리에 스치게 했다. 이달 5일 아내와 딸을 살해한 40대가 경찰에 검거됐고 지난 18일에는 대전 서구의 한 원룸에서 계모가 두 살 의붓딸을 숨지게 하고 자해를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0일에는 아내를 숨지게 한 후 사체를 방 안 장롱에 수 개월 유기한 40대가 경찰에 덜미를 잡히는 등 가족을 대상으로 한 참혹 범죄가 빈번해 대전 시민들은 탄식을 내뱉었다. 


삭족적리(削足適履)- 논란 

삭족적리(발을 깎아 신발에 맞춘다) 논란도 불거졌다. 대전경찰 사이버수사대는 이달 이석우 다음카카오대표를 소환했고 이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대표에게는 카카오그룹을 통해 유포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대해 사전에 전송을 막거나 삭제할 수 있는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가 적용됐다. 


대전경찰의 수사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았다. 다음카카오가 지난 10월 ‘검열 논란’에 공식 사과하며 앞으로 감청영장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터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폐쇄형 SNS에 사전 전송·삭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사 대표가 소환된 것은 전례가 없다’며 유독 국내 한 업체 대표에만 관련 혐의를 적용한 것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꼬집었다. 경찰은 지난 7월 경 수사를 시작했고 9월 경 대표 소환 통보를 했기에 정치적 이슈와는 관계 없는 수사라는 입장이다.


처염상정(處染常淨)과 멸사봉공(滅私奉公)- 감동

대전 시민들의 ‘공익정신’은 범죄의 전모를 밝혀내는 데 기여했다. 지난달 국가복지보조금 수십 억 원을 부당으로 편취한 혐의로 검거된 사무장 병원 일당의 범죄 행각은 의료브로커까지 연계된 ‘철옹성 같은 범죄’였다. 범죄의 민낯을 드러내게 한 것은 한 한의사의 내부 제보였다. 자신의 불이익을 생각지 않은 마음은 처염상정이란 사자성어에 들어맞았다. 


지난 9월에는 100억 원대 대포화물차를 밀수출한 일당이 검거됐는데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데 기여 한 것은 ‘회사의 사라진 트럭’을 찾아 나선 서 모 씨의 제보였다. 이들을 비롯한 대전 시민의 ‘멸사봉공형 제보’는 세상을 좀 더 좋게 바꾸는 동력이 됐다. 대전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시민들의 제보가 빛을 발할 수 있게 했다.


2014.12.28 금강일보에서




※) 20200522_youtube.jpg 사자성어 성어TV성어낭독, 성어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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