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로남루(篳路藍縷) ◑
 
▶ 篳：울타리 필, 路：수레 로, 襤：누더기 람, 褸：누더기 루 (필로람루)
 
▶ 초라한 수레와 누더기 옷 으로 창업의 고달픔을 표현, 초라한 수레와 누더기 옷을 입고 산림을 개척하듯이 창업의 고달픔이나 어려움을 뜻
 
▶ '필로'는 섶나무 따위로 만든, 장식이 없는 초라한 수레를 말한다. 여기서 路는 수레 로(輅)와 같은 글자이다. 남루(襤褸)는 藍縷 또는 籃縷라고도 쓴다.
   
중국의 춘추시대에 정(鄭)나라는 지리적으로 강대국인 진(晉)나라와 초(楚)나라 사이에 있어, 두 나라의 눈치를 보아야 하는 처지였다. 노(魯) 나라 선공(宣公) 12년 봄에 초나라가 정나라를 공격하자, 정나라는 이를 당해 내지 못하고 화친을 요청하였다. 그러자 진나라는 정나라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군대를 파견하였지만, 속셈은 정나라를 차지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진나라가 진군하는 도중에 정나라가 초나라에 항복하였고, 승리한 초나라 군대는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진나라 군대 내부에서는 진군을 멈추어야 한다는 쪽과 계속 진군하여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갈렸다. 그러던 차에 정나라에서 초나라가 손쉽게 승리한 도취감에 교만해져서 기강이 해이해지고 경비도 허술해졌으니 진나라가 초나라를 공격하면 자신들도 돕겠다는 제안을 하였다.
  
그러자 계속 진군할 것을 주장하였던 장수들이 좋은 기회라고 동조하였다. 이때 난무자(欒武子：欒書)가 나서서, 초나라는 항상 모든 군민(軍民)에게 경계심을 늦추지 말도록 가르치고 있으며, 그들의 선조인 약오와 분모가 '섶나무 따위로 만든 초라한 수레와 누더기 옷을 입고 산림을 개척한 일'을 교훈으로 삼고 있으므로 교만을 부려 경비가 허술해졌을 리가 없다고 하면서 진군을 반대하였다.
   
[출전] 좌씨전(左氏傳)> '선공 12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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