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설수(口舌數) ◑

▶ 말을 잘못해 곤욕에 빠짐

▶ 중국(지나) 사람들만큼 말을 중시했던 민족도 드물다. 불후(不朽)의 방법 중에 '말을 세우는 것'(立言)이 있을 정도다. 그래서 성인들은 누구나 '입언(立言)'을 위해 노력했다.

<논어(論語)>를 펴보면 첫머리부터 '말'이 나온다.

"공자(孔子)께서 말씀하시기를…"(子曰…).

중국(지나)에서 말은 부귀영화(富貴榮華)·생사여탈(生死與奪)을 결정할 만큼 엄청난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사실 제자백가의 유세(遊說)는 '말의 성찬(盛饌)'에 지나지 않는다. 말과 함께 중시되었던 것이 세 치 혀(三寸舌)다. 장의(張儀)는 세 치 혀로 일약출세(一躍 出世)를 할 수 있었지만, 사마천(司馬遷)은 혀를 잘못 놀려 궁형(宮刑)의 치욕(恥辱)을 맛보아야 했고, 한비자는 혀가 민첩(敏捷)하지 못해 사약을 받고 죽었다. 말은 듣는 것보다 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말을 잘못해 곤욕(困辱)을 당하는 운수가 구설수다. 주역(周易)에서 태괘(兌卦)는 구설(口舌)과 여자를 동시에 뜻한다. 예나 지금이나 아무래도 수다스러운 것은 여자였던 모양(模樣)이다. 특히 여자가 말이 많은 것은 금물로 칠출(七出)(칠거지악)의 하나가 되기도 했다. 남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남아일언 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이란 말이 있다. 적어도 남자의 한 마디 말은 천금의 무게와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뜻일 게다.

▶ 口 : 입 구 / 舌 : 혀 설 / 數 : 셈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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