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4강팀 감독과 프로기사 4인방의 ‘닮은꼴 기풍’
로이스터는 ‘반상의 유창혁’

야구와 바둑은 인생을 닮았다고 해서 자주 비교되곤 한다. 야구는 바둑만큼 치열한 수싸움을 전개한다. 야구 감독은 수많은 선수를 움직이고, 바둑 기사는 수많은 돌을 움직인다. 누가 적재적소에 선수와 돌을 투입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야구가 초공격과 말공격으로 동등한 수의 아웃카운트를 놓고 공방을 벌인다면 바둑은 동등한 수의 흰돌과 검은돌을 번갈아 두면서 전투를 벌인다. 통상 세 번의 기회가 오는데 한번의 실수는 만회할 기회가 있으며, 한꺼번에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1점차와 반집차 승부도 있지만 때로는 ‘콜드게임승’과 ‘불계승’이 나오기도 한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프로야구 4강팀 감독의 야구색깔을 한국바둑을 움직인 프로기사 4인방의 기풍과 (사자성어로) 연결시켜봤다.

○김성근과 조훈현-기자절야(棋者切也)

SK 김성근 감독은 ‘야구의 신’이라고 해서 별명도 ‘야신(野神)’이다. 조훈현은 별명이 ‘전투의 신’이라고 해서 ‘전신(戰神)’으로 불린다. 조훈현의 기풍은 ‘쾌속행마(快速行馬)’가 주특기. 김성근 감독은 전 선수에게 ‘뛰는 야구’를 주입하며 박진감 넘치는 야구를 펼치고 있다. 불리한 게임은 소위 ‘흔들기’를 통해 전세를 역전시키는 명수라는 점도 닮았다.

끊을 자리가 보이면 무조건 끊고 보는 ‘기자절야(棋者切也)’ 형이다. 조훈현은 수십 집을 이기고 있어도 결코 느슨하게 바둑을 두지 않는 지독한 승부사다. 바둑팬들은 조훈현을 두고 ‘뼈를 부러뜨리는 바둑’이라며 혀를 내두른다. 김성근 역시 상대가 따라올 수 없는 점수차에도 안심하지 않는다. 야구팬들은 김성근을 두고 ‘시체에 매질을 하는 야구’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조훈현이 일본 유학파라면 김성근은 재일동포 출신이다.

○김경문과 서봉수-대마불사(大馬不死)

마그마처럼 지하에서 이글이글 끓어오르는 승부근성이 대단하다. 주위에서 비판을 해도 옹고집처럼 자기만의 갈 길을 가는 스타일이다.

정석에 기초하지 않고 무궁한 상상력과 뚝심으로 강공 드라이브를 건다. 서봉수가 ‘대마는 죽지 않는다’는 뜻의 ‘대마불사(大馬不死)’ 형이라면 김경문 역시 희생번트보다 기회가 올 때 ‘대마(대량득점)’를 노린다.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무서운 집념의 사나이들이다.

서봉수가 ‘된장바둑’, ‘고추장바둑’이라는 닉네임을 얻었다면 김경문은 ‘뚝심야구’, ‘오뚝이야구’로 대표된다. 둘 다 ‘잡초류’란 별명도 가지고 있다. 서봉수는 스스로를 ‘만년 2인자’로 부르고 있고, 김경문은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의 영광을 안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만 2차례 기록해 “이번에는 2등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고대하고 있다.

○로이스터와 유창혁-반전무인(盤前無人)

둘 다 화려한 공격을 지향한다. 유창혁이 상대의 급소를 콕콕 찌르는 ‘세계 최강의 공격수’라면 로이스터는 1회부터 초전박살을 진두지휘하는 ‘야전 사령관’이다.

유창혁이 어떤 상대를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고 시원시원한 바둑을 둔다면, 로이스터 역시 선수들에게 ‘두려움을 갖지 말라(NO Fear)’며 시원시원한 야구를 펼쳐나간다.

‘바둑판 위에 사람은 없다’, 즉 상대가 고수이든 하수이든 상대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반전무인(盤前無人)’ 형이다.

유창혁은 ‘쫀쫀하게 이기는 바둑’보다 팬들에게 보여주는 ‘멋있는 바둑’을 둔다. 로이스터 역시 ‘치밀한 1점승부’보다 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화끈한 야구’로 한국을 넘어 세계 최고의 팬으로 꼽히는 부산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기풍과 야구스타일이 화려해 골수팬과 추종자들이 많다는 공통점도 있다.

○선동열과 이창호-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어릴 때부터 선동열은 ‘야구신동’, 이창호는 ‘바둑신동’이었다. 선동열이 ‘국보투수’로 성장했다면 이창호는 ‘국보기사’로 추앙받았다.

둘은 전형적인 수비형이다. ‘나부터 일단 살고 공격은 그 다음’이라는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를 신조로 삼는다. 본능적으로 무모한 승부보다 안전한 승부를 지향한다.

이창호가 불확실한 불계승보다 안전한 반집승을 노린다면, 선동열 또한 기회가 왔을 때 대량득점을 꿈꾸기보다 든든한 불펜을 믿고 ‘1점차 승리’를 노린다.

1점차로 이기나 10점차로 이기나 1승은 1승이라는 지론이다. 시작부터 종반을 염두에 두는 스타일로 한번 승기를 잡으면 좀처럼 역전의 기회를 내주지 않는다. 이창호의 바둑과 선동열의 야구는 재미는 없지만 낭패를 보는 일도 없다. 안정성에서는 최고다. (동아스포츠 2008-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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