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 김홍도 고사인물도 황정환아(黃庭換鵝)

동서를 막론하고 고래로부터 예술가들은 일상을 벗어난 기행(奇行)으로 회자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귀를 자른 뒤 초상화를 그린 반 고호가 서양 예술가의 기행을 대표한다면, 명나라의 서위(徐渭)가 송곳으로 귀를 찌르고 배를 가르며 아내를 때려 죽인 것은 중국을 대표한다고 할수 있다.

그리고 최북(崔北)이 나만이 나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눈을 질러 애꾸가 되었고 또 천하 명인(名人) 최북이 마땅히 천하 명산에서 죽어야 한다고 하면서 금강산 구룡연(九龍淵)에 뛰어 들려 했다는 일화는 조선을 대표하는 기행이라 하겠다. 유혈이 낭자한 이들의 기행은 사회와 조화되지 못한 채 자학(自虐)하는 근세 예술가의 비극적 초상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근세 이전의 예술가들은 기행은 분명 기행이되 자연과 조화되고 격조가 깃든 그야말로 아름답게 승화된 멋스러운 일화를 남긴 경우가 많다. 북송의 미불(米불)이 돌을 지극히 좋아하여 길가의 돌 앞에서 정중히 절한 뒤에 의형제(義兄弟)를 맺은 것이 그 하나요, 원나라의 예찬(倪瓚)이 손님이 돌아가면 뜰 앞의 오동나무를 씻을 정도로 극심한 결벽증을 보였던 것도 그런 예라 할 수 있다. 이 그림의 주인공인 동진(東晋)의 왕희지(王羲之)도 그런 예술가의 하나였다.

서성(書聖)으로 불리는 왕희지는 평소 거위를 좋아하였다. 목이 유난히 긴 거위의 변화부쌍한 목에서 운필(運筆)의 묘를 깨달았기 때문에 더욱 사랑하였다. 산음(山陰)의 도사(道士)가 좋은 거위를 기르고 있었으므로 왕희지는 이를 보고 몹시 반하여 팔 것을 청하였다. 도사는 황정경(黃庭經)을 써주면 거위를 주겠다고 도사다운 제의를 하였다. 이에 왕희지는 흔쾌히 황정경을 써주며 거위를 받아 들고 줄거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한다. 이 때 써준 것이 바로 일명 ‘환아첩(煥鵝帖)’이라 불리는 그 유명한 환정경이니, 왕희지의 멋스런 기행에서 태어난 천고의 명작이었다. 굳이 값으로 치자면 수천 수만의 거위를 사고도 남는 보배였을 것이다.

빼어난 천석(泉石) 밑에 단촐하지만 운치있게 꾸며 놓은 정원과 다구(茶具)들이 멋과 풍류를 아는 도사가 은거한 곳임을 알려준다. 동자를 딸려 이곳을 방문한 왕희지가 서탁 위에서 붓을 들어 황정경을 써내려 가고, 도사는 그 앞에 경건히 앉아 명작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좌하각이 물 속에 한가롭게 노니는 거위가 바로 명작 환아첩의 산파가 된 그 거위이다.

단원은 멋과 풍류로는 정조대(正組代) 화원(畵員)의 제일이었다. 그림을 팔아 얻은 삼천 냥에서 이천으로 매화를 사고 팔백으로는 말술을 사서 동인들과 매화음(梅花飮)을 벌린 풍류객이었다. 그런 단원이고 보니 같은 서화가(書畵家)로서 강한 공감(共感)을 느꼈던지 8폭 중에서 가장 공을 들여 또 하나의 명작을 남겼다. 왕벽한 구도와 단아한 필묵채색이 가작의 풍모를 잘 전해준다. 화면 위에 깔끔한 예로서 ‘黃庭換鵝’의 화제와 ‘丹邱’의 호를 적고 ‘心醉好求’와 ‘弘道’ ‘士能’의 도장을 찍었다. 병풍으로 사용되어 손길이 많이 닿았기 때문에 다소의 손산이 있다. 본래 명작이 아니면 손길도 많이 닿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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