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류협배(汗流浹背) ◑

▶ 汗(땀 한) 流(흐를 류) 浹(적실 협) 背(등 배)

▶ 극도(極度)로 두려워하거나 긴장(緊張)한 모양을 형용한 말

▶ 서한(西漢) 시대, 한문제(漢文帝)가 즉위한 후, 진평(陳平)은 태위 주발(周勃)이 여씨(呂氏) 세력을 제거하는데 그 공로가 많다고 여기고 그에게 우승상의 자리를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황제에게 표하였다. 이에 문제는 주발을 우승상에 임명하고, 진평은 좌승상에 임명하였다.

문제는 국정을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되자, 어느 날 조회에서 우승상 주발에게 물었다.

"일 년 동안 전국에서 옥사를 판결하는 건수가 얼마인가?"

주발은 사죄하며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문제는 다시 일 년 동안 전국의 재정상의 수입과 지출이 얼마인가를 물었다. 주발은 또 모른다고 사죄하며 땀으로 등을 적시면서 대답을 하지 못한 것을 수치스러워 하였다(勃又謝不知, 汗出霑背, 愧不能對).
  
문제가 이를 다시 진평에게 묻자, 진평은 대답했다.

"이러한 일은 주관하는 자들이 있습니다. 옥사의 판결은 정위(廷尉)에게 물으시고, 재정에 대해서는 치속내사(治粟內史)에게 물으십시오."
  
그러자 문제는 이렇게 되물었다.

"각기 주관하는 자가 있다면, 그대가 주관하는 일은 무엇인가?"

진평이 사죄하며 아뢰었다.

"황공하옵니다만, 재상이란 위로는 천자를 보좌하며 음양을 다스려 사시(四時)를 순조롭게 하고, 아래로는 만물이 제때에 성장하도록 하며, 밖으로는 사방의 오랑캐와 제후들을 진압하며, 안으로는 백성들을 친밀하게 복종하도록 하며 관원들로 하여금 그 직책을 제대로 수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훌륭한 답변이라고 생각하였다. 우승상 주발은 부끄럽게 여기며, 자신의 능력이 진평에 못 미침을 알게 되었다. 얼마 후, 주발이 병을 핑계로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나니, 진평만이 유일한 승상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
  
[출전] 사기(史記) 진승상세가(陳丞相世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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