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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34
2024.3.29 19:34:23
조회수 : 15 작성일 : 2003-06-19
◐세군 細君◑
▶ 본래는 제후의 부인을 일컫던 말인데, 남에게 자기의 아내를 말하거나, 남의 아내를 말할 때 이렇게 불렀다.
▶ 한무제(漢武帝) 때 관리 가운데 동방삭(東方朔)이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재치와 기지가 남달리 뛰어났다. 사실 그가 관리로 등용된 것도 뻔뻔스러우리 만큼 배짱 좋은 기지 때문이기도 하다.
한무제가 천하의 재능 있는 자들을 구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치 문제에 관해 논의했던 것과 달리, 동방삭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자랑만 늘어 놓았었다.
그러나 한무제는 그런 동방삭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그 당시는 한여름 복날이 되면 상시랑(常侍朗;시종관)들에게 고기를 나누어 주는 관례가 있었다. 이날도 상시랑들은 임금이 내린 고기를 나누어 줄 관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관리가 저녁 늦도록 오지 않자, 동방삭은 주위에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직접 칼을 들고 고기를 잘랐다. 주위에 있던 관리들이 그의 뜻밖의 행동에 당황해하자, 동방삭은 태연히 농담 섞인 어조로 말했다.
“복날이라 빨리 집으로 가야 합니다. 하사품은 잘 받아 갑니다.”
그리고는 집으로 내달려갔다. 다음날, 고기 분배를 담당했던 관리는 동방삭이 형식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사품을 가져간 것을 무제에게 보고했다. 무제는 그 당장 동방삭을 불러 무례함을 꾸짖고 직접 자기를 비판하도록 했다.
그러자 동방삭은 두 번 절하고 이렇게 말했다.
“삭이여, 삭이여,
어명을 기다리지 않고 하사품을 받아 갔으니 아주 무례하구나!
칼을 빼어 고기를 자르다니 정말 용감하구나!
고기를 자르되 많이 갖지 않았으니 정말로 깨끗하구나!
집에 가지고 가서 세군(細君)에게 주니 인정이 넘치는구나!”
무제는 동방삭이 처음에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듯하여 고개를 끄덕였지만, 끝까지 듣고 보니 도리어 자신을 칭찬하고 있음에 그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동방삭은 기지가 넘쳐 흘렀다. 무제는 그런 동방삭에게 술 한 섬과 고기 백 근을 내렸다.
▶ 細 가늘 세, 君 임금 군.
▶ [출전] 한서(漢書) 동방삭전(東方朔傳)
◐세군 細君◑
▶ 본래는 제후의 부인을 일컫던 말인데, 남에게 자기의 아내를 말하거나, 남의 아내를 말할 때 이렇게 불렀다.
▶ 한무제(漢武帝) 때 관리 가운데 동방삭(東方朔)이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재치와 기지가 남달리 뛰어났다. 사실 그가 관리로 등용된 것도 뻔뻔스러우리 만큼 배짱 좋은 기지 때문이기도 하다.
한무제가 천하의 재능 있는 자들을 구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치 문제에 관해 논의했던 것과 달리, 동방삭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자랑만 늘어 놓았었다.
그러나 한무제는 그런 동방삭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그 당시는 한여름 복날이 되면 상시랑(常侍朗;시종관)들에게 고기를 나누어 주는 관례가 있었다. 이날도 상시랑들은 임금이 내린 고기를 나누어 줄 관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관리가 저녁 늦도록 오지 않자, 동방삭은 주위에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직접 칼을 들고 고기를 잘랐다. 주위에 있던 관리들이 그의 뜻밖의 행동에 당황해하자, 동방삭은 태연히 농담 섞인 어조로 말했다.
“복날이라 빨리 집으로 가야 합니다. 하사품은 잘 받아 갑니다.”
그리고는 집으로 내달려갔다. 다음날, 고기 분배를 담당했던 관리는 동방삭이 형식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하사품을 가져간 것을 무제에게 보고했다. 무제는 그 당장 동방삭을 불러 무례함을 꾸짖고 직접 자기를 비판하도록 했다.
그러자 동방삭은 두 번 절하고 이렇게 말했다.
“삭이여, 삭이여,
어명을 기다리지 않고 하사품을 받아 갔으니 아주 무례하구나!
칼을 빼어 고기를 자르다니 정말 용감하구나!
고기를 자르되 많이 갖지 않았으니 정말로 깨끗하구나!
집에 가지고 가서 세군(細君)에게 주니 인정이 넘치는구나!”
무제는 동방삭이 처음에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듯하여 고개를 끄덕였지만, 끝까지 듣고 보니 도리어 자신을 칭찬하고 있음에 그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처럼 동방삭은 기지가 넘쳐 흘렀다. 무제는 그런 동방삭에게 술 한 섬과 고기 백 근을 내렸다.
▶ 細 가늘 세, 君 임금 군.
▶ [출전] 한서(漢書) 동방삭전(東方朔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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