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준미주(金樽美酒) ◑
 
▶ 金 쇠 금, 樽 술통 준, 美 아름다울 미, 酒 술 주
 

▶ 이몽룡도 비판할 잉글랜드 FA의 얌체행각

금준미주(金樽美酒)는 천인혈(千人血)이요,
옥반가효(玉盤佳淆)는 만성고(萬姓膏)라.'

춘향전의 변학도가 벌이는 잔치에서 암행어사 이몽룡이 읊은 시다. '금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만백성의 피요, 옥쟁반에 담긴 맛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는 내용이다. 탐관오리들이 백성들을 수탈해 자기 잇속만을 챙긴 것을 꼬집은 것이다.

만약 이몽룡이 조선시대가 아닌 현대 잉글랜드 축구계에 몸담았어도 비슷한 내용의 시를 읊었을 것이다.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상식밖의 정책으로 축구팬들의 지갑을 쥐어짜고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4일 열리는 불가리아와의 유로 2012 예선 경기를 앞두고 새 대표팀 유니폼을 발표했다. 흰색 바탕에 잉글랜드축구협회의 삼(三)사자 문양이 새겨진 새 유니폼은 세련된 느낌을 준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문제는 유니폼의 교체 주기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앞서 유니폼을 교체했는데, 6개월 만에 다시 새 유니폼을 들고나왔다.

보통 2년마다 교체하던 관행을 무시한 것이다. 유니폼 상의 가격은 50파운드(약 9만1000원). 만만찮은 가격이다. 이 때문에 잉글랜드 축구팬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잉글랜드 서포터스 클럽 소속의 마크 패리먼은 "대표 선수들과 감독에 대한 신뢰가 땅바닥에 떨어진 상황이다. 비싼 유니폼을 6개월만에 새로 내놓은 것은 말도 안된다. 출시를 연기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잉글랜드축구협회가 무리수를 둔 것은 돈 때문이다. 잉글랜드는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라이벌 독일에 1대4로 패하는 등 졸전을 펼쳤다. 빗발치는 비판여론에 후원사까지 떨어져 나갔다. 최대스폰서인 미국계 보험회사 내이션와이드와 철도기업 내셔널익스프레스, 칼스버그가 계약만료와 동시에 재계약을 포기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는 대체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부족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래 무리수를 둔 것이다. 잉글랜드대표팀 유니폼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대표팀 유니폼이다.

논란이 일자 잉글랜드축구협회는 유니폼 수입의 일부를 대표팀과 새로운 선수, 주심 그리고 코치를 훈련하는데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츠조선 2010.09.02 사자성어)

▼ 금준미주(金樽美酒) : 금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

金樽美酒 千人血 (금준미주 천인혈)
玉盤佳肴 萬姓膏 (옥반가효 만성고)
燭淚落時 民淚落 (촉루락시 민루락)
歌聲高處 怨聲高 (가성고처 원성고)  

금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천사람의 피를 뽑아 만들었고.
옥쟁반에 담긴 맛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을 짜서 만들었으며.
촛대 흐르는 촛물은 백성들의 눈물이요
노래소리 높은 곳에 백성들의 원망하는 소리 높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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