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제거맨의 최후


폭탄 제거맨.

생각하기 싫은 일이긴 하지만.. 저것이 한때 나의 별명이었다.

(폭탄제거맨의 역할이 무엇인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리라

믿는다.)

물론 처음부터 내가 폭탄제거맨으로서의 역할을 자처한 것은

아니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거기에도 슬픈 사연이 숨어있는 것이다.


고1때 였다.

난 내머리 털나고 처음으로 `미팅`이란걸 해보게 된다.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때빼고광내고 나가게 된 첫미팅..

후후..

거기에서 나는 그야말로 `폭탄`의 진수를 경험하게 된다.

(친구는 `탱크에 세번 밀린후 불도저로 두번더 민 얼굴` 이라고

표현했다.)


한마디로 죽고 싶었다.

븅신같이 이런애 만나려고 목욕탕 갔다오고,머리에 번질번질

참기름까지 바르고 나갔던

내자신이 너무 미웠다.

그 상황에서 내가 취할수 있는 행동이라곤 단 하나밖에 없었다.

언젠가 친구에게 들었던 이야기..

순진했던 난.. 그대로 하기로 마음먹었던 것이다.

그시절엔 꼭 그래야 하는건지 알았으니까.


이야기에서 들었던데로 근사한곳에서 밥을 먹었다.

이야기에서 들었던데로 고1 주제에 커피숍가서 차를 마셨다.

이야기에서 들었던데로 그애 집까지 바래다 주었다.

이야기에서 들었던데로 으슥한 골목길이 나오는 것이었다.

난 그애를 벽에 딱 붙여 세우고 그녀의 코앞에 얼굴을 갔다대었다.

모든게 그 이야기속의 내용과 똑같은 것이었다.

벌렁거리는 그애의 콧구멍을 느끼면서, 난 나지막히 속삭였다.

"너..앞으로 한번만 더 미팅에 나오면 두금이얏!!"


그러나..그 뒤의 상황은 이야기와 똑같지가 않았던 것이다.

내 이야기를 들은 그애는.. 조용히 한마디를 남기고는 사라져 갔다.

"쒸펄~ 사돈 남말하고 있네.."


그녀가 사라져간 가로등 불빛아래.. 난 삼십분을 그대로 서있었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맹세했다.

"내 기어이 폭탄처리 전문가가 되어서.. 이세상의 모든 폭탄을

제거해 가리라.."


그것은 마치 악당에게 부모를 잃은뒤, `배트맨`이 되어 악당을

물리치기로 맹세했던

발킬머의 모습과 똑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나의 `폭탄제거맨`으로서의 인생은 시작된 것이었다.


그후..3학년에 이를때까지 전문가로서 나의 활약은 대단한 것이었다.

수류탄,지뢰 등의 비교적 가벼운 폭탄들의 제거에서부터..

원자폭탄,수소폭탄에 이르기까지

모든종류의 폭탄들이 나의 제거 대상이었다.


특히, 고2때 서면에서 스커드 미사일급 두명을 동시에 제거했던

어디 그뿐인가.

남포동 학력고사팅때 제거했던 원자탄급 영숙이, 부산대앞

3대3미팅때 제거했던 핵탄도급

말숙이 등등..

그 빛나는 업적을 어찌 이루다 설명하리오..


그러나 이런 나의 폭탄제거반으로서의 생활에 종지부를 찍는

사건이 드디어 발생하고

말았으니.. 오늘은 그 이야기를 담담하게 적어 보고자 한다.


#################################################


수능을 치르고 난 고3의 겨울.

목표를 달성하고 난 후의 허전함이라고 할까요..10대의 마지막

겨울이라서 그럴까요..

그 겨울, 주숑의 옆구리는 그리도 시렸던 것임미다.

오랜 폭탄제거맨 생활에 신물이 났던 것인지도 몰게꾼요.


마침 그날은 오후에 판관과 함께 2대2 미팅에 나가기로 약속이

되어 이써씀다.

둘중에 덜이뿐애를 내가 처리하기로 판관이랑 약속을 했던 것이죠.

그러나..

얼굴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큼지막한 코를 벌름거리며 밥을

`우히히~ 오늘은 기냥 이뿐애랑 놀아버릴까?`


하지만 그건 판관이 허락했을때만 가능한 일임다.

그것이 폭탄제거맨의 숙명이었죠.

그때여씀다.

오늘의 미팅을 주선했던 민호가 문을 박차고 들어오며 외치는

것이었습니다.

"꺄악~ 씹팅아 빅뉴스다! 오늘 미팅에 나오는애 중에 한명이

영화배우랑 똑같이 생겼데!"


헉~

`이거 장난이 아닌데..진짜로 놀아뻐려??`

그러나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슴미다.

생명보다 소중히 여기는 밥숫가락을 내팽개치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는

판관이 보였기

때문임미다.

전 판관에게 다가가씀다.


주숑 - 판관,부탁이 있어.

판관 - 응?

주숑 - 오늘은 폭탄제거 안할래.

판관 - 켕~ 주숑~ 그게 먼소리냐! 안된다!

주숑 - 판관..제발 부탁이야. 기회를 다오. 가위바위보로 정하자!

판관 - 주숑. 안돼. 그게 니 숙명이야.

주숑 - (씨빌..최후의 수단이다.) 꿈틀이 세개 사주께.

판관 - 으음..(꿈틀이 앞에서 괴로워하는 판관..) 으..음..안..돼..

주숑 - 꿈틀이 다섯개!

판관 - 허헉..음..음..안.. (역시 꿈틀이는 판관의 영원한 미끼다.)

주숑 - 여섯개!!!

판관 - 자자~ 가위바위보!!

주숑 - (저새끼.. 정말 인간인가..) 고마워 -_-;

판관 - 주숑~ 꿈틀이는 꼭 사줘야해~


꺄하하하하~

이제 영화배우는 내 차지다~ 꺄하하하~

제가 왜 일케 조아하냐구요?

움햐햐~ 판관에게는 자기 자신은 알지 못하는 버릇이 있었거덩요.

그게 뭐냐면..판관은 가위바위보 할때 언제나 바위만 내는검미다.

단 하루. 판관이 `가위`를 내는 날이 있었긴 했죠.


판관이 `가위`를 내는날은 한달에 한번 돌아오는 `그날`.. -_-;

인간 자체가 워낙 신기한 놈이다 보니 버릇까지도 정말 신기한

것이더군요.

(이건 판관자신만 모르고 우리반 애들은 다 아는 것이어씀미다.)


정말 판관은 학술적으로 충분히 연구할 가치가 있는 놈임미다.

아니..도대체 이놈은 바위만 계속 내대고 있는 자신의 손을 보며

아무런 생각도 못하는 것일까요?

정녕코 그놈의 눈과 두뇌는 여자와 먹을것만 보이는 것일까요?


어쨋든 판관의 이 버릇을 알고 있었기에 전혀 두려울것이 없었슴미다.


주 - 자..쿠쿠..뽀효효..판관..키키..시작하자.

판 - 가위! 바위! 보!


주숑 - 보..

판관 - 가위.. -_-;


주 - 허허헉!! 판관!! 설마 오늘이..

한달에 한번 돌아오는..그날?????

판 - 오~ 쥬숑! 니가 오늘이 내 용돈날인줄 어케 아란니!!


그렇슴다.

씨빌..하필 그날이 한달에 한번돌아오는 판관의 용돈받는

날이었던 거심미다.

죈장!!


오후 5시..

판관과 주숑은 미팅을 주선한 민호와 함께 커피숍에 앉아 있슴다.

이제 곧 영화배우 한분과 그에딸린 시녀 한분이 함께

등장하겠지요.

판관은 아까부터 난리입니다.


판 - 오우~ 영화배우 누구 닮았을까아?? 강수연? 김혜수?

꺄하하~ 난 `어여 불좀 꺼줘`에 나오는 여배우가 젤 조턴데~

꺄하하~


저는 배아픔에 몸부림치며 소파만을 북북 긁어대고 이써씀미다.


"오민호손님 카운터에 면회 있습니다!"


오웃~ 드뎌 와따!!

민호의 등뒤로 따라오는 두명의 여자가 보였슴미다.

왼쪽에 있는 여자애는..음..그냥 평범하게 생겼네..

그럼 오른쪽 애가??

판관과 전 동시에 민호의 오른쪽 애를 쳐다보았죠.


판 & 주 - 저..정말..이다..영화배우랑..똑같이 생겼다..


판관이 말했슴미다.


- 얘들아 잠시만..민호야 나랑 화장실좀 가자. 주숑..너도

따라와..


슬프게도..너무나도 슬프게도..

화장실로 따라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민호의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슴미다.

판관에게 장렬히 맞아죽으며 남겼던 민호의 마지막 말을 전

똑똑히 기억합니다.


"씨..씨빌..우피 골드버그도..영화배우는..마짜나.."


그렇습니다.

당당히 휘날리고 있는 삼발머리..

나같은놈 둘쯤은 충분히 안길것 같은 떡벌어진 떡대..

뭐가 그리 불만인지 축처진 눈썹과 억울하게 생긴 눈꼬리..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먹고 싶어요!` 라고 외치는것 같은 하늘을

향한 코..

`달려라 하니`에 나오는 순애씨를 연상시키는 두툼한 입술..

`혼자는 외로워요~`라고 외치는것같은 접혀진 두개의 턱..


그것은.. 차라리 공포였습니다.


"우워워어어어~~"

화장실에서 판관은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어여 불좀꺼줘` 에 나오는 여배우를 상상하고 있던 판관에겐

너무나도 커다란

충격 이었던 것임미다.


"판관..너무 슬퍼하지마..쿠쿡~"


뽀효효~ 웃음을 참으려 했지만..뽀효효~ 사실..너무 고소해씀미다.

그렇게 양보 안하더니..뽀효효효효~~~~~~~


허헉!! 잠깐!!

그순간 내 머리를 꿰뚫고 지나가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이써떤

거심미다.


<마른하늘에 날벼락>

우피골드버그 = 슈퍼메가 울트라 핵수소폭탄 = 제거 대상 -->

폭탄제거반 = 주숑 -_-;;


"도..돋됐다!!"


우리는 지금 노래방에 와 이씀미다.

아까 그 커피숍에서..짝을 정했었죠.

네..지금 제옆에 앉아서 노래 부르고 있는 우피가 당연히 내

짝이죠.. 흑흑~~


판관은 나머지 한명인 은미가 맘에 드나 봅니다.

내가 보기엔 별로 였는데..

하기야..우피옆에 있으면 그어떤 여자가 미스코리아로 보이지

않겠슴미까.

더욱 큰일은..우피가 절 맘에 들어하는 눈치인것 같슴미다.

하기야..우피눈에 미스터 코리아로 보이지 않는 남자가

어디이께씀미까.


판관은 은미가 지켜보고 있다는걸 의식했는지,

신성우의 `노을에 기댄이유` 부활의 `미야` (원래는 `희야`

이죠..전에 달숙이 만났을때는

`숙아` 로 바꿔 불렀었죠 -_-;;) 와 `비와 당신의 이야기`

김영배의 `남자답게 사는법` , 현인선생님의 `신라의 달밤` ,

송대관옹의 `큰소리 뻥뻥` 을

불러씀다.

띠버럴!!


전..지금 우피와 단둘이 걷고 있습니다.

제발 같이 놀자..라는 저의 절규를 뿌리치고..판관은 은미와

비됴방에 가씀미다.

우피와 둘이 남겨진뒤..나에게 남겨진것은 두려움과 절망감

뿐임미다.


주숑 - 이제 어디로 갈까?

우피 - 음.. 어디 조용한데 가쓰면 조켄는데..

주숑 - 오호~ 벌써 집에 가려구? -_-; 잘가~

우피 - 아니. 아니.. 조용한데 가쓰면 조케따구..

주숑 - 오호~ 택시 타고 가려구?? 어서가~

우피 - 호호~ 주숑인 농담도 잘하네~

주숑 - 후후.. <-- 뜻 : 나의 한맺힌 절규가..너에겐 농담으로

들리니? 응??

우피 - 그럼 우리 소주 한잔하러 가자~

주숑 - 후후.. <-- 뜻 : 씨빌.. 오냐. 오늘 어디 한번 죽어보자!


우피를 데리고 가까운 소주방으로 들어가씀미다.

술집안의 모든 사람이 우릴 의식하는것만 같았슴미다.

당장이라도 "앗! 우피 골드버그다! 싸인해줘요!" 라고 소리칠

눈빛이어씀미다.

그녀를 되도록 구석자리에 앉히고 저도 앉았슴미다.


주숑 - 머 먹을래?

우피 - 음.. 돼지고기 알레르기가 있어서..그것빼고 주숑 맘대로

시켜.

참~ 레몬소주가 맛있더라~

주숑 - 아줌마! 여기 돼지두루치기랑 체리소주 주세요!!

우피 - 호..호.. -_-;;


저는 최후의 작전을 세웠습니다.

`우피를 보내는 방법은..술밖에 없다` 라는 생각이 떠올랐기

일단 술로서 시체로 만들고..집에 배달해 주기로 맘머거씀미다.


주숑 - 자자~ 원샷!!

우피 - 조아조아~


30분후..


주숑 - 자아..자아..월샤!! <-- 혀가 좀 꼬이기 시작해따..

우피 - 조아조아~

주숑 - 너..도금..때구나.. (너..조금..쌔구나..)


1시간후..


주숑 - 쟈하쟈하..얼사아!! <-- 뇌와 혀가 따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우피 - 조아조아~

주숑 - 너..덩말..째구아.. (너..정말..쌔구나..)


1시간 30분후..


주숑 - 쟈하하..쟈하하..월...우웨에에에엑!!!!!!!!!!!!!!



다음날 아침..

엄마 - 야! 너 어제 술을 얼마나 마셨길래 여자가 데려다주니! 응??

주숑 - 여..여자.. -_-;;

엄마 - 너..여자보는 눈이 그렇게 특이한줄 몰랐었다. 주숑아..

삐삐 - 삐삐삐삐~~ 삐삐삐삐~~

주숑 - 잠시만요..음성좀 들어보고요..


- 주숑아 난데..(우피인데..) 잘잤니? 걱정되서 음성 남겨 보는거야.

엄마한테 안혼났니??

후훗~ 너 술취하니깐 정말 귀엽더라. 후훗~

그리고.. 우리 약속한거 기억하고 있지??

히히~ 안녕~


내가!! 앞으로!! 폭탄제거맨하면!! 우피랑!! 결혼한다!!

씨버럴!!

그..근데 대체 내가 무슨약속을 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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