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11조회수 : 948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미자 02-13 22:19 | HIT : 48 | VOTE : 0 1999.03.24 조회: 2139, 줄수: 233, 분류: Etc. 
사춘기 부부 #11 


일요일의 부르스 ?

법정은 혼란 스러웠다. 민철이 고용한 변호사도 당황해서 어쩔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 자자- 조용히 하세요. "

판사는 나무망치를 정말 위엄있게 두어번 두드리며 분위기를 조종하고
있었다.

" 원고는 계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

민철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미자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미자는
몇번의 기침으로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다시 계속해 나가기 시작했다.

" 저는 제 남편에게 속았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고민철씨는 혜지라는 여자와 3년 동안 함께 잠자
리를 했습니다.
그 이유 하나 만으로도 충분한 이혼 사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것은 그는 무능력 하다는 겁니다.
결혼생활 10년이 된 지금 그가 하는 일은 단 한가지도 없습니다.
아마도 모든 여성들이 경계해야할 그런 남자중에 한사람이라고 생각
합니다. "
"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지 말고 구체적인 상황으로써 말을 이어가 주시기
바랍니다. "

판사는 말을 저지하고 나섰지만 그의 표정은 적극적으로 미자의 편임을
나타내 주듯이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민철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창피당하고 수모를 당하고 있었다. 그의 인내심은 극도로 치닫고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민철이 당하는꼴을 보면서 흡족해 하는듯 하였다. 검사
는 물론이고 자신을 변호하는 변호사 마져도 달콤한 미소를 입안에 하나
가득 물고 있었다.

" 저는 이혼으로써만 만족 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피해와 고통을 당하지 않은 사람은 이해 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
다.
지금까지 계속 제가 입은 피해 즉 남편의 잦은 외박, 구타, 무능력 ..
심지어는 혜지라는 여자와 나를 죽이려고까지 했던 몇칠전의 생각을
하면 소름이 끼칩니다.
저는 법이 아주 공평하다고 믿는 사람중에 한사람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거운 형벌로써 적절히 판결을 내려 주실것을 믿습니다."

아 - 미자의 증오는 예전과 같이 무서웠다.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
에 서리가 내린다더니.. 민철은 이제 빠져 나갈 구멍은 없었다. 판사의 의
미 심장한 표정은 마치 사형이라도 내릴것 같은 미소를 민철에게 흘리고
있었다.
판결은 내려졌다. 판결이 내려지기 까지는 아주 짧은 시간이 걸렸다. 그
러나 민철이 감옥에서 격어야할 형벌은 그것과는 반대로 너무도 길게 주어
졌다. 30년의 감옥살이.. 믿어지지 않았다. 민철은 너무도 억울했다. 민철
은 억센 경찰들에 의해 법정을 끌려 나갔다. 뒤에서 미자의 차가운 미소를
느껴 지는듯 했다. 그녀의 옆에는 얼굴이 헨썸한 사내 한명이 미자의 어깨
를가만히 보듬어 주고 있었다. 그 남자는 전에 같은 하교 학생인듯 했다.

" 아.. 안돼 !
난, 억울해.. 살려줘.
미자야 ! "

팔을 허공에서 허우적 대다가 민철은 깨어났다. 미자는 민철이 잠만자면
자신의 꿈을 꾸워 준다는데 고마움을 느끼는지 흡족한 미소를 머금고 민철
을 바라보았다.

" 두시간 잤어. "

그러고 보니 책을 보다가 어느새 책상에 엎어져 잠이 들었던 것이었다.
민철이 책상을 차지하고 있었던지라 미자는 방바닥에 상을 펴놓고 레포트를
쓰고 있던 중이었다.

" 후 우 - "

민철은 길게 한숨을 내 쉬었다. 괜히 혜지를 생각하다가 이런 꿈을 꾸게
된 것이다. 다시는 혜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생각
할때는 그래도 달콤한 환상속으로 빠져 들어가지만 혜지를 생각한날 꿈에
는 항상 미자가 나타나 엄청난 무서운 상황을 겪게 해주는 것이었다.

" 미자야.
잠깐 나갔다 오자 . 머리도 식힐겸. "
" 어딜 ? "

민철은 무작정 미자를 끌고 집을 나섰다. 방구석에서 책만 보자니 답답
해서 였다. 그러나 밖으로 나오자 마땅히 갈곳이 없었다. 놀이 문화가 부
족한 우리나라의 현실임을 안타까워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은 민철이 미
자를 끌고 간곳은 오락실 이었다. 둘은 시합을 했다. 특히나 오락 종목중
에 격투기 게임만 골라서 했다. 하지만 현실과 다를 바는 없었다. 오락에
서도 철저하게 참패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락실을 나와서 둘은 백화점으로 아이쇼핑을 갔다. 가난한 연인들의 데
이트 코스이기도 한 곳이 백화 점이다. 더울때는 시원한곳이 백화점이고
추울때 따듯한 곳이 백화점 안이었다. 더군다나 볼것도 많고 휴식 공간도
있고, 단지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것이 흠이라면 흠이었다.

" 어머 !
저 그릇들 예쁘다. "
" .... ? "

미자는 어느덧 살림을 하다 보니까 주방 기구에 대한 욕심이 자신도 모
르게 생겨난것 같았다. 역시 아무리 큰 주먹을 갖고 있다고 해도 여자는
여자 이지싶었다.
미자는 그릇 판매대 앞에서 이것저것 만지며 그 자체로써 즐거워 하는것
같았다.

" 어머.. 어머.. 세상에.. "

미자는 무엇인가 대단한것을 발견한 사람처럼 기겁을 하고 놀래고 있었
다.

" 왜 그래 ? "
" 가격좀봐 ~
이걸 누가 사는거야...
이게 그릇이야 보물이지.
그래도 예쁘긴 예쁘다 얘."

미자는 너무도 아쉬워 하고 있었다. 민철은 그런 미자를 보고 괜시리 미
안한 감정이 들었다. 까짓거 돈만 많으면 사주고도 싶은 심정이었다. 미자
의 그러한 표정이 측은해 보이기까지 했다.

" 야 !
바로 너같은 사람이 무리라도 해서 사니까 저런 것들이 나오는거야. "

민철은 마음과는 달리 미자를 그 어떤 부류들과 싸잡아 버렸다.
백화점을 휘 둘러 보며 전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살림 도구들의 가격
표를 유심히 살폈다. 각자 마음속으로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었다. 그
것은 가난한 연인들의 특정대상 없는 부러움 이었다. 마치 둘은 넘보지 못
할 어떤 성역(?)의 커다란 벽을 보는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보석같은 그릇
기백이 넘는 이상한 이름의 옷들, 각종 살림 도구 그리고 악세사리까지..
백화점안의 사람들은 그런것들을 몸에 귀에 땅에 아주 자연 스럽게 주렁
주렁 어디에 흘려도 아깝지 않을 그런 표정으로 걸어 다니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역겨워 보이기는 했으나 마음 저편바닥에 깔려 있는 감정은 그들
을 동경한다는 것이었다.
둘은 서로가 그러한 표정을 숨기려는듯 어색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그
런 감정을 느끼고 서부터는 집에 들어올때 까지 서로 아무말도 없었다.

집에 돌아온 신랑 신부는 녹초가 되었다. 힘이 죽 빠지고 조그만 것에 신
경질이 날 정도로 신경이 둘다 날카로워져 있었다. 그것은 육체적인 피로에
서 원인 된것은 절대 아니었다. 이 둘을 파김치가 되게 한것은 가난한 연인
들의 공통된 그런 어처구니 없는 소외감에서 비롯 되었던 것이다.

" 나 -
내일부터 아르바이트 구하러 다닐꺼야. "

방으로 들어서자 미자가 먼저 한숨섞인 소리로 말을 꺼냈다. 그 소리에
민철은 괜히 짜증이 났다. 적어도 그 속에는 자신에 향한 원망의 뜻이 담
겨 있음을 민철은 생각했던 것이다.

" 왜 ?
돈벌어서 아까 그 보석같은 그릇을 사려고 ? "

미자에게도 민철의 말이 그냥 곱게 들리리는 만무했다.

" 왜 사람이 그렇게 비비 꼬아 ?
내가 그렇게 대책없는 여자 같이 보여 ? "
" 왜 신경질이야. 신경질은.. "
" 내가 언제 신경질을 부렸다구 그래.
정작 신경질을 부린건 누군데 ? "
" 그래 알았다. 알았어.
돈벌어서 그릇을 사던 밍크코트를 사던 개목거리를 사던 네 마음대로 해.
난 암말 안할 테니까.
쳇 ! "
" 야 ! -
내가 언제 그런게 갖고 싶다고 했어?
앞으로 방세도 내야 하고 다음학기 등록금에도 좀 보태서 집에 부담을
좀 덜어주고 싶고 읽고 싶은 책도 많아서 그러는데..
그리고 너 요즘 몸이 좀 말라 가는것 같아서 고기도 좀 먹이고 싶어서
그랬다. "
" 내가 언제 고기 먹고 싶다고 했어 ? "
" 좀 사람말을 곱게 들을줄 알아라..
남자가 그렇게 속이 좁아서 어디에다 써먹니 ? "
" 뭐 ?
속이 좁다구 ?
그래 나 속좁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화내고 있다.
지가 언제부터 내생각 해줬다고... 병주고 약주고 있어. "

가난한 부부는 또 이렇게 해서 싸움이 시작 되었다. 서로 기세 등등했
다. 한치의 양보없이 대책없이 싸워댔다.

" 뭐라구 ?
너 그러고 보니 날 원망하는것이 틀림없구나. 그렇치 ? "
" 그러는 네가 날 원망하는게 아니고 ?
그렇게 말하지마.. 네가 정말 남자라면 여자가 하찮은 일가지고 약간 들
떠 있다 해도 감싸줄 줄 하는 사람이 옳치 않겠냐 ? "
" ..... "

미자의 인격공격에 민철은 더이상 말 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 이순간의
심정은 아무것도 생각 할 수가 없었다. 단지 앞에서 중얼대고 있는 미자에
게서 벗어 난다면 소원이 없겠다하는 심정이었다.

" 그렇게 비겁하게 감정을 엉뚱한 곳으로 흘리지마.
그래 우린 가난해.. 그 책임은 누구 한테도 없어.
하지만 그것가지고 네가 그렇게 속좁게 받아들인다면 나도 할말은 있
다고..
내가 학교를 그만두고 직장에 다니면서 돈벌면 되잖아 ?
두명이 공부하기에는 벅차고 그래도 가장인 남자가 끝까지 학교에 남아
있어야 되니까.. 여자인 내가 살림하고 직장다니면 되 잖아.
그러면 적어도 그런 부류이 사람이 되지는 못해도 근심은 덜어 질꺼야."

철썩.
볼과 손의 부딫치는 마찰음과 동시에 미자의 비아냥대는 소리는 멈추고
말았다. 민철도 자신의 행동에 놀란듯 했다.
미자는 입술을 깨물었다. 복받치는 설움을 참아 내는듯 했다. 눈물이 글
썽이는 표정으로 민철을 섦게 쳐다보다가 끝내는 참아 내지 못하고 눈물이
주르르 흘러 내렸다. 그리곤 우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 이불을 덮고 누워
버렸다.
민철은 미자의 눈물을 처음 보았다. 뭔지 모를 허무함이 가슴을 헤집고
민철을 괴롭히고 있었다.

무엇때문에 이런 싸움을 했나 ? 민철은 골목 포장마차에서 소주잔을 기
울이며 미자의 눈물을 생각했다. 민철은 가난한 부부의 필요없는 말다툼,
상대도 없는 괜한 시기심의 분노 를 알지 못했다. 그것은 그들이 살아가면
서 배워 나가야하고 이겨나가야 할 과제였다. 하지만 지금의 신혼 부부로써
는 명확하게 어떤 원인을 찾아 내기란 힘든 것이다.

미자의 주먹과 눈물은 판이하게 다르군... 홀짝.
내가 왜 미자에게 손을 대었을까 ... 홀짝
정말이지 그때는 내 분노가 나를 마비 시겼어... 홀짝.
왜 싸웠을까 ... 홀짝.
그녀와 나는 너무나 맞질 않아... 홀짝.
사랑 만들기 ? .... 후훗.... 홀짝.
서로 다른 인생의 길이 었던 것을... 홀짝.
암흑이야.. 홀짝.
잘못됐어.. 홀짝.
이혼 ? ! .... ..... ..... ....... ......

이것이 민철이 이혼을 진지하게 생각하게된 두번째 였다. 조금씩 이둘은
어떤길로 조금씩 좁혀 들어가고 있었다. 앞서간 어려운 부부들의 선행길을
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힘겹게...

민철은 술에 취해서 방으로 들어갔다. 방은 불을 켜놓치 않아 어두웠다.
민철은 불을 킬 마음은 없었고 그냥 무작정 이불을 덮고 있는 미자의 손을
잡고 일으켜서 켜안았다. 미자는 민철의 품에 안겨 가만히 있었다. 둘은
음악도 없는 어두운 방에서 조금씩 부르스를 추듯이 움직였다. 어디선가
음악 대신 사람의 싸우는 소리와 싸이렌 소리가 잔잔한 음악이 되어주었다.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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