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22조회수 : 902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1999/03/29 조회: 1497, 줄수: 230, 분류: Etc. 미자 02-15 16:52 | HIT : 22 | VOTE : 0 
사춘기 부부 #22 


질 투 ?

민철은 바보같이 한번 웃고는 다른 곳으로 몸을 돌렸다.
아무래도 그런 모습을 보고 그 쪽으로 갈 수는 없었다. 무엇
때문인지 민철의 발걸음은 그들의 반대편으로 돌리게 만들었
다.

상희가 학교내를 두리번 거리면서 걸어 오다가 망치로 후려
맞은듯한 멍청한 표정의 민철을 잔디밭에서 발견하고는 다가
갔다.

" 미.. 민철씨.. "

상희는 결혼한 남자의 호칭을 어떻게 불러 줘야 할지 몰라
더듬는 말로 자신의 존재를 확인 시키려 하고 있었다. 민철은
같은과 친구이기도 했지만 같이 어울려 본적이 없는 상희로써
는 민철에 대해서는 아는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가장 절
친한 미자의 남편이 되어 있는 지금 그냥 지나치기가 뭐해서
이름을 불러 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민철은 어떤 생각에 빠져
있는지 아니면 상희가 말로만 들었던 민철의 환상놀음에 빠져
있는지 그렇게 그냥 멍청히 잔디위에 앉아 있었다.

" 저 ... "

상희가 가까히 가서야 민철은 상희를 힘없는 눈으로 올려다
보았다. 아마도 잠을 덜잔 눈인듯 싶었다. 아니면 아직도 잠
에서 깨어나지 않은듯한 그런 눈 이었다.

" 미자 어디있는지 아니?.. "

반말을 해야 될지 존대어를 사용해야 될지 몰라 상희는 뒷
말을 입술 속으로 구겨 넣고 있었다. 그때서야 민철은 상희의
존재를 확실히 파악 했는지 자리에서 얼른 일어섰다.

" 아 -
상희구나.
대식이 찾아 ?
아마 대식이는 대강당 로비에 있을 꺼야. "
" 대식씨... 물어본것이 아니었는데...
미자 ... 어디 있어..요? "

상희는 말을 낮추면 안되겠다 싶은지 어느새 존대어를 쓰고
있었다.

" 미자 ?
글쎄...
집에서 먼저 나갔으니까... 뭐- 학교 어디 있겠지. "
" 그럼...
미자를 보면 내가 찾는다고.. 전해 주세..요. "

상희는 어색한 웃음을 흘림과 동시에 몸을 돌려 얼른 그자
리를 달아나다 시피 걸어갔다.

" 그러지 뭐... "

이미 뒤 돌아선 상희에게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민철은 한마
디 더 덧붙였다.

" 상희야 -
난, 너를 잘 모르지만..
그냥 예전처럼 그렇게 날 대해.. 부담 갖지 말고."

상희는 멀어 지면서 민철을 돌아다 보고 수줍은 웃음을 한
번짓고는 이내 멀어져 갔다.

상희가 가고 나서 민철은 상희의 천진난만하고 때묻지 않은
모습을 생각했다. 그전에는 상희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지만
대식이를 짝사랑 한다는 말을 듣고 나서는 부쩍 상희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주위를 갖게 되었다. 그런 자신의 관심이 미
자와의 비교행동이라는 것을 안 것은 얼 마 되지 않았다. 어
느덧 상희의 사라져 버린 모습은 미자의 모습으로 떠오르면서
이상한 감정이 다시 찾아 들기 시작했다. 분명 어떤 녀석과
함께 있는 미자의 모습은 민철에게 묘한 감정을 불러 일으켰
던 것이다. 민철은 그러한 감정을 알아채지 못하고 그냥 그런
미자의 모습만을 머리속에 떠올리고 있었다.

" 제길 !
질투하고 있군. "

민철의 입에서 나온 순간적인 말은 민철에게 모든 상황을
이상하게 해석되게끔 만들고 있었다. 미자와 같이 서있는 남
자는 지나가다가 아는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일 수도 있
을텐데 민철은 그러한 모습으로 괜히 불쾌해 지더니만 점점
생각 할 수록 미자에게 화가 나고 있었다.


미자는 기분이 좋았다. 교정을 걸으면서 상희의 모습을 찾
는 미자의 표정은 환했다. 30분간의 대화에서 미자는 성호를
앞으로는 편하고 정직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는 것이 홀가분
했다. 괜한 감정으로 성호를 대할때 느꼈던 그런 것은 없어졌
다. 애초에 성호의 그런 밝은 성격을 보았더라면 그러한 감정
을 가지지는 않았을것이다. 어째든 성호의 달라진 모습을 보
니 스스로 엉뚱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것에 자신이 부끄럽기
도 했지만, 이제는 무엇인가 떳떳한 기분이 드는 것이었다.

오늘도 여지없이 씨름과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었다. 미자
는 동영이 한테 끌려 줄다리기 대회에 나가갔다. 과 대항전이
펼쳐진 것이다. 미자는 줄을 서면서도 민철의 모습을 찾고 있
었다. 그러나 민철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 얘가 어디 간거야 ? "
" 야 - 이인분 힘내 ! "

미자는 동영이가 갑자기 소리치는 바람에 그뜻을 알아 차리
는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이인분 이라니.. 내가 그렇게 뚱뚱
해 졌단 말인가. 미자는 자신의 몸매를 아래로 훓다가 얼굴이
붉어졌다. 미자의 시선은 자신의 배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
곤 배를 가볍게 쓸어 보았다.

' 아기 ? '

미자는 자신이 임신을 한다는 생각을 하자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올라 부끄러워 졌다.
줄다리기 대항전은 미자가 속한 심리학과가 이겼다. 미자는
아마도 아기가 배에 들어차 있어 힘을 두배로 쓰지 않았나 생
각 했다. 그러나 이내 곧 피식- 웃고 말았다. 임신 이라니..
꿈에도 생각 못한 임신에 대해서 동영의 장난끼 있는 말로 많
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미자는 자신이 임신을 할 수 있을까
의심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모든 여성들이 결혼을 하면 임신
하는것은 당연한 것인데 미자는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자신은
아기를 가질 수 없다고 굳게 믿는거로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자의 마음 한쪽에서는 임신에 대한 두려
움이 자리잡히고 있었다.

" 후훗...
내가 별걸 다 생각 하는군. "
" 자 - 수고했어.
다 - 제수씨의 사랑의 무게 덕분이었어."

동영은 장난스런 말로 미자에게 윙크를 보낸다음 어디론가
급하게 걸어가 버렸다.

" 사랑의 무게 ? "

미자는 도저히 그 말뜻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어쨌든 과
대항전에서 이겼다는 것에 미자는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미자는 줄다리기가 끝난다음 상희의 모습과 민철을 찾아 돌
아 다녔지만 어디가 있는지 한명도 찾을 수가 없었다. 친구들
이 잡아 끄는데로 따라 다니며 무작위로 소주,막걸리,동동주
를 실컷 섭렵하고 미자는 아르 바이트 하는 카페로 향했다.

미자는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 했다는데 무엇보다도 기분이
흐믓했다. 술을 먹지 않은 날은 왠지 뭔가를 빼먹은 기분이
드는 미자에게는 정말이지 오늘 만큼은 마무리를 잘했다 싶은
심정 이었다.

" 어 - ?
민철아 ! "

미자는 민철을 잔디밭에서 발견하고는 달려 갔다.

" 왜그러고 있어.
똥 밟은 표정으로 .. "

민철의 억울한듯한 아니면 모르는 사람에게서 이유없이 욕
이라도 들은듯한 민철의 표정을 보면서 미자는 의아했다.

" 상희 못봤어 ? "

민철은 미자의 얼굴을 힐끗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남이나
된 사람처럼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 야 -
고민철 상희 보면은 내가 찾는다고 말해줘 ~ "

민철의 뒷 모습은 왜 그런지 힘이 없어 보였다.

" 내가 학교에서 반말을 해서 그런가 ?
애구 ~
남자가 속이 좁아 가지곤...
에 휴 ~ 그래.. 마음대로 해라.. 나의 꼬마신랑.
후 훗... "

미자는 웃음이 나왔다. 옛날 영화에서 본 꼬마신랑 이라는
제목을 생각하며 자신이 그 꼬마 신랑과 살아 가고 있다고 생
각하니 민철의 투정 부리는 모습이라던가 삐져 있는듯한 모습
이 귀엽게 생각이 되어진 것이다.

민철은 울적한 마음 달래려고 대식이와 술을 퍼 마시기 시
작했다.

" 민철아 - 너 또 싸웠냐 ?
술마시는 폼이 영 다르다? "
" ...... "
" 자식 -
그런 너의 모습이 왜 이렇게 부럽기만 할까 ?
애이 ~ 나도 결혼이나 해서 ... 삶을 묻어 버릴까 .. "
" 그래..
맞다 !
묻혀 버리는 거야..
모든것이 틀에 얽매이고 숨막히는게 결혼이야.
사지를 절단해서 못움직이게 하고 관속에 쳐박아 두고 썩도
록 방치해 두는게 결혼이야. "
" 너 취했냐 ?
난 - 그런 뜻으로 말한게 아니야.. "
" 결혼하니까 모든 사고 방식이 전부 달라지더라..
결혼하면 내건 내것이고 네것도 내것이 되더라..
옛 성인들이 떠드는 폭넓은 이해란 부부지간에는 없어.
후 훗..
그냥 자유로운 감정 모든것을 잃어 가면서 또 새로운 감정
의 찌꺼기들을 받아들이는게 결혼이야... "
" 모르겠다.
난 아직 결혼을 안해 봐서..
너의 심정을 해아려 보기 위해서라도 나도 장가 한번쯤은
가봐야 할것 같은 의무감이 드는것 밖에는.. "
" 사람이 유치해져 ! "
" ....... ? "

민철이 자신의 감정을 이렇게 라도 쏟아붇는걸 대식은 알지
는 못했지만 그냥 그대로 듣고 있었다. 더이상 묻지 않았다.
그냥 그대로 고개를 끄덕이며 민철이 얘기하는대로 그냥 그렇
게 놔 두었다. 엉덩이에 종기가 난듯한 기분을 어거지로 참아
내면서...

공자 비슷한 왈.. 맹자 비슷한 왈.. 왈 왈왈...
민철은 짖어 댔다. 술기운이 돌면 돌 수록 계속해서 짖어 댔
다. 목소리가 쉬도록 짖어댔다. 그러다가 제풀에 고개를 떨구
고 말았다. 대식은 그때서야 엉덩이의 종기가 터질듯한 기분
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 가자 !
2차 ! "

대식은 자신의 엉덩이를 너무 피곤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
라도 머리속에는 5차까지 옮길 계획을 짜고 있었다.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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