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26조회수 : 815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1999/03/31 조회: 1391, 줄수: 297, 분류: Etc. 미자 02-15 16:58 | HIT : 20 | VOTE : 0 
사춘기 부부 #26 


" 미안해. "

학교 언덕공원에 다소곳이 앉아있는 혜지에게 민철은 사과
를 했다. 아무래도 미자한테 이유도 설명 못하고 맞은 혜지의
마음이 괴로울 듯 싶었다. 민철이 미자에게 설명은 했지만 아
직 까지 혜지와 직접 만나서 얘기는 하지 않은 듯 싶었다.

" 미자와 얘기 했어 ?
내가 전부 설명을 했지만..
화났지 ?"
" 괜찮아..
우리가 잘못 했지 뭐 -
난, 같은 여자로써 미자를 이해 할 수가 있어.
그리고... 그때 나를 따라다니던 그사람은 떨어져 나갔어.
네가 다정히 내 어깨에 손 얹은 것을 보고는 다시는 내 앞
에 나타나지 않아.
고마웠어. "
" 그.. 그래 ? "

민철은 그때 실상 연극처럼 애인이 되주는것이 었지만 민철
은 그 순간 혜지와 정말로 애인이 된듯해서 기분이 좋았었다.
도와 달라는데 대한 의무감에서라기 보다도 민철의 진심에서
우러 나오는 행동 이었었다.

" 미자하고 많이 싸웠겠다 ? "
" 후훗...
그렇치 않아.. 그날 미자는 나에게 메.. "

민철은 말을 갑자기 멈추었다. 스스로 너무 쓸데 없는 소리
를 해댄다고 생각 했던 것이다. 왜 내가 우리의 부부 얘기를
혜지에게 전부 얘기 해야 되지.. 그냥 간단히 결과만 얘기하
면 혜지에 대한 미안함을 없앨 수 있을텐데.

" 좀 싸우기는 했지만.. 지금은 서로가 다 잊었어.
혜지도... 그날 일을... 잊어 줬으면 하는데.. "
" 그래 ?
오해가 풀렸다니 다행이네..
난, 지금 그것보다도 그날 날 도와준 너에 대해 어떻게 보
답을 해야 될지 몰라 걱정이 되는데.. "
" 아.. 아니야
보답은 무슨..."
" 오늘 저녁을 살까 하는데..."
" 저녁 ? "

민철은 혜지에 의해 끌려가다시피 해서 저녁을 근사하게 얻
어먹고 술까지 얻어 마셨다. 아무래도 불안한 감정을 없앨 수
는 없었다. 마음이 불손한 탓인것 같았다.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에 마추려 했는지 아니면 원래 취향이 그랬는지 혜지의
미소는 그야 말로 보물중에 보물 같았다. 민철은 고급 레스토
랑과는 분위기에 맞지 않았다. 골목 포장 마차나 주점 같은
곳이 민철에게는 편했다. 이런곳을 들어오면 괜한 불안감이
젖어 들곤 했었다. 그렇치 않아도 혜지와 함께 자리에 앉는것
도 불안 했는데 그러한 분위기는 민철을 더욱더 주눅이 들게
했다. 혜지는 민철 앞에서 연신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민철
은 혜지의 미소를 보며 또 다른 생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
렇게 따라다니고 데이트 신청 했을때는 콧방귀더니 결혼 하고
나니까 혜지가 자신을 대하는 행동이 너무도 변해 있는 모습
이었다.

" 나.. 일어나야 겠다. "

민철은 가시방석 같은 자리에 더이상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일어났다.

" 왜 ?
미자 때문에 ? "

혜지의 이소리는 또다시 민철의 자존심을 건드는 말이었다.
그러나 민철은 아무소리 않하고 돌아섰다.

" 잠깐 !
할말이 있어. "

민철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앉았다. 어째 혜지의 표정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있었다. 혜지는 다시 입가에 미소를 띄
우고 칵테일잔을 한모금 마신다음 민철을 부드러운 미소로 다
시 바라보며 입술을 열었다.

" 나 - 민철이 너 좋아해. "

혜지의 이말은 조금도 말설임 없이 나오고 있었다. 민철은
망치로 머리를 후려 맞은듯한 기분이었다. 귀를 위심했다. 자
신이 지금 듣는 말은 맞은편에서 흘러 나오는 뮤직 음악의 소
리 였겠지 싶었다. 분명 민철이 들은 말은 잘못들은 것이었다.
무엇때문에 이런 소리가 자신의 귀에 들려 왔는지 생각했다.
그것은 자신이 바라고 소망하는 소리였는지도 몰랐다. 미지의
세계에서 들려오는 그소리.. 혜지의 소리..

" 뭐..라구 그랬지 ? "

민철은 조심 스럽게 확인이라도 하려는듯 혜지에게 다시 물
었다.

" 난 고민철 널 좋아 한다니까 ! "

아주 당돌하고도 당찬 혜지의 말은 아주 명확히 민철의 귀
를 후비고 들어왔다. 첫번째 들었을때보다도 더욱 충격적이었
다. 그 소리른 너무도 명확하게 민철의 귀에 들려 왔고 민철
의 모든 것을 뒤흔들고 있었다. 이럴때는 무슨말을 해야 하고
또 어떤 행동을 해야 되는가 ? 민철은 어찌할줄을 모르고 멍
청히 바보처럼 그렇게 서 있었다. 그의 행동을 가르쳐 주는건
혜지의 또 다른말이었다.

" 앉아 . "

민철은 기계처럼 혜지의 말에 움직이고 있었다.

' 알 수가 없어. '

민철은 혜지와 간신히 헤어진다음 집으로 돌아오면서 혜지
에 대해 생각했다. 마치 자신이 엄청난 바보가 된 듯한 기분
이었다. 왜 혜지가 그런말을 했을까 ? 혜지는 그런말을 하고
는 밤늦게까지 민철을 붙들고 얘기를 해댔다. 그러나 좋아한
다는 그말은 민철이 앉고 이후 부터는 한마디도 하질 않았다.
시종 학교 얘기나 축제 얘기만을 해 댔었다. 미자에 대해서도
민철의 결혼에 대해서도 사랑에 대해서도 단 한마디도 하질
않았다. 혜지의 장난 같기도 한 그말은 정말이지 민철을 바보
로 만들어 놓은것 같았다. 민철은 집으로 돌아 오면서 연신
머리를 갸우뚱하게끔 만들고 있었다.

민철이 집으로 돌아와 방으로 들어가자 미자는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손에는 커다란 참외를 집고 와작와작 씹으
며 책 읽는데에 열중 하고 있었다. 미자의 얼굴을 보자 민철
은 이상한 기분을느꼈다. 미자의 생글생글 웃는 모습도 마치
다 알고 있다는듯 한 표정으로 보였다.

" 왜 그런 눈으로 쳐다 보고 있는거야 ? "
" 왠일이냐 ?
군것질로 수주를 마시지 않고 과일을 다 사먹고 ? "
" 몰라.
참외가 먹고 싶었어.
너두 먹을래 ? "

우적..우적...
미자는 먹음직 스럽게 참외를 베어 물며 민철에게 큰걸 하
나 골라 건내 주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미자는 입을 틀어
막았다.
욱 -

" 무슨 냄새야 ? "

미자는 헛구역질을 해대며 코를 움켜잡았다.

" 무슨 냄새 ? "

민철은 아무리 냄새를 맡아도 나질 않는 냄새를 미자는 냄
새가 난다며 계속해서 헛 구역질을 해 대었다.

" 아 - 으...
미치겠네.. 내가 왜 이러지 ?
너.. 밖에서 뭐 먹고 왔어? "

미자는 민철의 몸에서 나는 냄새 일거라고 생각하는지 코를
민철의 몸 가까히에 대고 냄새를 맡고 있었다.

" 새댁 ~! 안자 ~ "

주인 아주머니의 목소리에 문을 열자 아주머니의 손에는 된
장국이 들려 있었다. 미자는 그냄새를 맡고 더이상 참을 수
없어 입을 틀어 막고 밖으로 새차게 뛰어 나갔다.

" 쟤가 왜 저러지 ? "

민철은 의아했다. 된장찌게라면 미자가 가장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이제는 냄새만 맡고도 저렇게 기겁을 하고 도망가니
알 수 없는 노릇 이었다. 분명 상한 참외를 먹고 저러는거지..
그러나 주인 아주머니는 모든 사실을 아는 것처럼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 축하 해요. "

여주인의 이말에 민철은 어리 둥절 했다. 순간 민철의 머리
속에는 엄청난 생각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 생각은 정말이지
너무도 엄청난 생각이었다. 설마...

" 새댁이 임신 했어요. "

민철은 다시한번 바보가 된듯한 표정을 지었다. 임신이라니..
여주인의 이말이 머리속을 맴돌며 민철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한번도 미자의 임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못한 민철
에게는 이런 사실은 엄청난 충격이었다. 아 - 임신..했어..
민철은 이런 사실을 기뻐해야 될지 어떨지 갈피를 못잡고 있
0었다. 영화에서나 TV에서는 이런 사실 하나로 펄쩍펄쩍 뛰고
난리를 치는것을 보아온 민철은 자신의 감정이 기쁨 보다는
어떤 충격만이 있음을 알고 놀라고 있었다.

주인 아주머니는 민철의 멍한 표정을 보고 너무 기쁜 나머
지 저러는구나 생각 하는듯 했다.

" 얼마나 좋을까 ?
얼마나 좋아..
호호호...
정말 축하해요... "

주인 아주머니는 자신이 처음 임신했을때의 모습을 생각해
내려는지 웃음을 함박 웃으며 천천히 발 걸음을 돌렸다. 그러
다가 무슨 생각이 났는지 다시 민철에게 돌아 서서 말을 덧붙
였다.

" 임신하면 그전에 좋아 했던 음식 냄새만 맡아도 역겨울
꺼예요.
그리고 ... 전에 먹지 않았던 다른 것들이 많이 먹고 싶기
도 하고..
바깥 양반이 잘 챙겨 줘야 해요.
그리고 금방 먹고 싶다가도 막상 음식을 보면 또 역겨워 질
수가 있으니까.. 너무 짜증 내지 말고요.
그전에 우리 바깥 양반은 그런것을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무조건 사다 주기만 했지.. 정작 마음을 헤아려 주지는 못
했어요.
처음이니까 다 그랬겠지만..
지금 이 된장 찌게는 아무래도 내가 다시 가져가는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먹고 싶을 때가 있을 꺼예요.
그럴때는 지체치 말고 나에게로 달려 와요.
어디서 금방 구하기는 어려우니까..
암튼 축하해요.. "

주인 아주머니는 연신 웃음을 띄우며 줄기차게 말을 늘어
놓았다. 이말은 민철의 귀에 웅웅 거릴 뿐이었다. 민철에게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기뻐해야 될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빨
리 결정을 내리는 것이었다. 아마도 자신이 비정상적이기에
이런 순간에 기쁨이 없는 것이리라 생각했다. 오히려 두렵고
이상 야릇한 기분으로 우울해 졌다.
미자는 화장실에서 입을 닦으며 나오고 있었다.

" 에이구 ~
내가 뭘 잘못 먹었나봐..
왜 이러는지... "

미자는 얼굴이 창백한 민철의 얼굴을 보고 말을 멈추었다.
미자는 민철의 그러한 표정에서 어떤 공포감 마져 느끼고 있
었다.

" 왜 ... 왜그래.. "
" 너 - 임신했어. "

미자는 이말을 듣고 피식 웃었다.

" 야 - 야 -
헛 구역질 한다고 다 임신이냐 ?
그냥 속이 매스꺼웠을 뿐이야. "
" 임신했어. "

민철은 로봇트처럼 이말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 이.. 히히히히..
웃기자마.
내가 임신 이라니...
깔깔깔.. "

미자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말을 민철에게 들으니 정말 웃음
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 키키키..
너- TV 너무 본거 아냐 ?
넌, 내가 임신 할 수 있을 꺼라고 생각해 ?
제발 날 웃기려 하지마.."
" 넌 임신 한거 라니깐! "

미자는 민철의 단호한 말에 의아해서 민철을 살폈다.

" 야 -
근데 내가 임신 했다면 너의 그 표정은 뭐야.
똥씹은 얼굴을 하고서...
진짜로 내가 임신 했다고 해도 너의 그표정은 뭐야. "

미자는 민철이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더라도 민철의 그 표
정은 정말 기분이 나쁘게 했다. 마치 큰 불행이 닥친 사람의
민철 표정은 상황을 잘못판단했다 할지라도 정말 섭섭했다.

" 임신은 무슨 임신이야.
관둬라 관둬 !
니 얼굴 표정이 기분이 나빠서라도 난 임신 안한다. "

미자는 정말 기분이 좋치 않았다. 아무리 사랑이 없기로서
니 부인이 임신을 한걸 알면서 그러한 표정은 정말 어처구니
없게 생각 되어졌다. 그러면서 절대 임신은 하지 않으리라 마
음 먹고 있었다.

" 내일 한번 병원에 가보자 "

민철은 자못 심각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 얘가 정말 ...
아니라니까 그러네.
정말이야.. 그냥 체한것 뿐이야..
화장실에서 볼일을 볼때 쫘 - 악.
알았어 ? "

욱. 욱.
미자는 다시 성급히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미자는 화장
실에서 헛구역질을 해 대며 민철의 말이 사실 일것 같은 생각
이 들었다. 임신.....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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