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42조회수 : 1951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미자 02-15 17:19 | HIT : 51 | VOTE : 0 1999.04.09 조회: 7164, 줄수: 321, 분류: Etc. 
사춘기 부부 #42 


" 호호호.... "

민철은 앞에 앉아 있는 혜지가 뜬금없이 웃어 대는게 기분
이 그리 좋치는 않았다.

" 따지러 왔다구 ?
뭘 ? 호호호... "
" 왜 전화 했어? "

혜지의 기분나쁜 웃을을 저지라도 하려는 의도에서 말에 힘
을 주어 물어 보았다.

' 엠병할... 더 웃어대는군. '

" 호호호.. 키키키.. "

민철은 계속해서 웃어대는 혜지를 바라보면서 총알이 옆으
로 빗나가 깔깔대며 웃던 어떤 코메디언을 생각하고 있었다.

" 크..큭.
그..그게 잘못됐니 ? "
" 그래.
그것때문에 우리 이혼하게 됐어. "
" 뭐라구 ?
이혼 ? "

그말이 나오자 혜지의 웃음은 뚝 그치고 침묵을 지키고 있
었다. 민철의 뜻밖의 말에 혜지는 어떤 말을 해야 될지 모르
는듯 했다.

민철도 그말을 해놓고서는 입술을 꾹 다물고 혜지만 노려보
고 있을 뿐이었다.

" 내가 미워 ? "

혜지가 민철의 따가운 시선을 보고 먼저 다시 말을 꺼냈다.

" ..... "
" 너 - 미자를 끔찍히도 사랑하고 있구나 ? "
" 뭐 ? "
" 표정에서 읽을 수 있어.
너의 이혼 한다는 그말은 사실이 아니야. "
" 푸 하하하하... "

이번엔 민철이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 사랑 ? 내가 사랑한다고.. 하하하... "

민철은 정말이지 그말을 듣고 두개골이 쪼개질 정도로 웃어
댔다. 민철은 웃으면서 혜지는 정말 코메디를 잘한다고 생각
하고 있었다.

그러나 혜지는 민철의 박장대소를 들으며 슬픈표정이 드리
워 지고 있었다.

" 나 - 갈께. "

혜지는 일어서고 있었다. 민철은 그때서야 웃음을 멈추고
저지하고 나섰다.

" 아직 얘기는 끝나지 않았어. "
" 날 괴롭히지마..
나한테 뭘 바라는거야.. 내가 미자대신 같이 살아 줘야겠
어 ?
아니면 위자료라도 보테줄까 ?
넌, 그러는게 아니야.. 넌, 나한테 따질 자격이 없어..
미자라면 몰라도 말이야.
너와 나는 어차피 죄인이야... 착각하지마."

혜지는 이말을 하면서도 연신 입술을 안으로 구겨 넣으며
감정을 억제 하는것 같았다.

그리고는 민철의 멍청한 표정을 한번 다시 보고는 슬픈표정
을 순간 짓더니 이내 얼굴을 돌리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민
철은 자리에서 일어나 혜지를 뒤쫒았다.

" 이봐 ! "

민철은 카페를 나서자 마자 혜지의 팔목을 잡아챘다. 어느
덧 혜지의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 놔 !
나한테 뭘 바라는거야.
다 - 끝났어.. 난 장난이었어. 널 만난건 전부 장난 이었어.
너희들의 이혼을 바란건 아니었어.
그냥... 나도 몰라.."
" 장난 ? "
" 그래 장난 이었단 말야. 됐어 ?
난, 그런 장난이 재미 있었어. 전에도 한번 그런적이 있어.
니가 날 따라 다닐때.. 소문으로 들어 알고 있잖아.
미안해 ! 미안하다구.
하지만 너한테는 아니야.. 미자한테 너무 미안해.
그렇게 전해줘... "

혜지는 감정을 누르며 일방적으로 말을 해대고 빠른 걸음으
로 걸어갔다. 민철은 멍하니 그런 혜지의 뒷 모습을 바라 볼
뿐이었다.

민철은 그렇게 혜지의 사라지는 뒷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혜지에게 뭘 듣고 싶어서 이렇게까지 했나 생각했다.

' 멍청하군.. 내가 무슨말을 듣고 싶어서 혜지를 만났지?
혜지의 그 눈물은 뭐야..
비러먹을.. 난 왜이렇게 앞뒤를 못가릴까..
후훗...
왜 자꾸 혜지의 눈물이 마음에 걸릴까.. '

민철은 이미 사라져 버린 혜지의 뒷모습을 찾기라도 하는듯
바라보다가 이내 뒤돌아 섰다.

왠지 쓸쓸해 졌다. 모두다 떠났다는 그러한 기분을 민철은
느끼고 있었다. 나에게서 누가 떠났지?....


미자는 하루종일 속이 거북해서 집으로 들어와 방안에만 틀
어 박혀 있었다. 날씨 탓인것 같기도 했고 혜지와 민철에 대
해 너무 신경을 쓴 탓이기도 한것 같았다. 상희의 사랑지키기
를 생각을하면서 방바닥에 큰대자로 누워 음악을 들었다. 방
안에 누워있자니 어디선가 퀘퀘한 하수구 냄새가 나고 다시
속이 울렁대며 구역질이 나올것만 같았다.
욱 -
미자는 토할것 같아 화장실로 달려 갔지만 헛구역질만 할뿐
이었다. 미자는 번득 머리를 스치는게 있었다.

임신...

미자는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 었다. 가끔가다 속이 거북한
적이 있었다. 그것을 주인 아주머니와 민철은 임신으로 착각
한 기억을 되 살리고 있었다.

그런 기억을 되살리면서 민철의 그 당황하고 괴로워 했던
표정을 떠올리고는 민철 앞에서는 될 수 있으면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해살 여지를 만들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 에구... 내가 왜 이런다냐..
술을 좀 줄이던가 해야지.. '

전에도 이런일이 있고 나서 병원엘 가 보았지만 술 때문에
위장이 안좋아서 그런 것이란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다. 팍-
임신이나 해서 민철의 그 불쌍한 표정을 보고 싶기도 했다.

너무나 섭섭했던 임신에 대한 민철의 반응.. 억울한듯한 민
철의 표정... 으 ... 그 생각을 떠올리면서 미자는 약이 올
랐다. 남들 같으면 임신을 하면 여왕이 된다는데.. 왜 그자
식은 임신을 그토록 두려워만 하는것일까.

" 꺼 - 억 ~
에구.... 이제서야 소화가 된것 같군. "


민철은 오후 강의가 남아 있어 다시 학교로 올라 갔다. 혜
지의 모습은 아무데도 보이질 않았다.

대강당 로비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면서 갑자기 이상한 그노
인이 보고 싶어 졌다.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준 그 노인에게서
어떤 따뜻한 말을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민철은 강의를 들어가지 않고 그 노인이 세들어 사는 처가
로 향했다.

처가로 도착해서 민철의 발걸음은 망설이고 있었다. 장모님
을 보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모습
을 보는 장모는 아무래도 꼬치꼬치 캐 물을것 같았다.

들어 가지도 못하고 되돌아 서지도 못하고 그렇게 한참을
골목 모퉁이에 서있기만 했다.

민철은 혹시 구멍가게 간이 마루에 노인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역시 그 노인이 간이 마루에 앉아 그전처럼 막걸리를 마시
고 있었다.

노인과 민철은 서로 눈이 마주쳤다. 그러나 노인은 민철을
알아보지 못했다. 민철도 그 노인의 모습에서 생소함을 느끼
고 있었다.

그 노인에게서 예전에 느꼈던 아버지의 체취는 이제 느껴지
지 않았다. 다른노인이겠거니 하고 다시 자세히 살폈지만 그
노인은 분명 예전의 노인이었다. 이상했다. 우수에 젖은 듯한
눈빛이 그 노인에게서는 보이질 않았다.

민철은 그 노인에게서 돌아 설 수 밖에 없었다.
모든것은 민철에게서 떠나갔다. 민철은 노인에게서 돌아서
는 순간 모든것을 결정 내렸다.

민철은 집으로 돌아왔다. 방안에는 미자가 책을 읽고 있다
가 민철을 보자 당황하고 있었다. 얼굴은 파래지고 호흡은 불
규칙해 져 있었다. 아마도 민철의 어떤 결단의 표정을 읽었던
것 같았다.

미자는 민철의 얼굴을 보고 입을 틀어 막으며 밖으로 나가
버렸다.

' 여자의 그 잘난 예감 인가 ?
그래.. 너와 나는 처음부터 너무 잘못 돼 있었어..
너무도 다른 인생 인것을...'

민철이 이혼을 결정하고서는 마음이 편해 졌다. 그것이 어
떤 이유에서 온것이건 중요치 않았다. 더이상 하루도 사랑이
없는 결혼생활은 하고 싶지 않았다. 혜지와의 데이트 할때 미
자에게서 못느꼈던 어떤 행복이 있었다. 물론 혜지와 다시 만
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그런 기분을 느끼고 나서는 사랑
도 없는 결혼생활 보다는 혼자이기가 더욱 마음이 편할 것같
았다.

' 이젠 법정에서 만나는 일밖에는 없겠군. '

민철은 방을 다시 나왔다. 마당에는 미자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아마도 어디론가 숨어 버린것 같았다.

민철은 다시 집을 나와 술이라도 한잔 걸치기 위해 포장마
차로 향했다. 아직 날이 저물지 않아 문을 연 곳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주점을 찾아 들어갔다.

이른 시간에도 주점에는 학생들이 간간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민철의 눈에는 한쌍의 다정한 남녀가 눈에 띄였다. 너무도
행복한 모습이었다.

민철은 일부러 그들과 보이지 않는 좌석을 골라 앉았다.
우연인지는 모르지만 그 좌석은 결혼하기전에 미자와 함께 술
을 나눠 마신 자리였다. 결혼하고 나서는 같이 와본적이 한번
도 없는 그 자리였다. 민철은 괜히 웃음이 나왔다. 그때는 정
말이지 절친한 술 친구로써 남자 여자를 떠나서 신나게 퍼대
고 사회생활 모든것을 안주로 씹으며 즐거워 했었었다.

민철은 그 자리를 옮기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냥 죽치고
앉아 예전처럼 친구들과 어울렸을 때처럼 혼자서라도 흥얼대
며 마시고 싶었다.

주문과 동시에 술과 안주는 금새 민철의 앞에 놓여 졌다.
민철은 조금씩 조금씩 마셔댔다. 한모금 한모금 이혼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축배를 그렇게 하고 있었다.

이혼... 이혼... 이혼... 이혼...
민철은 계속해서 '이혼'이란 단어를 되뇌였다. 그러다 보니
그단어와 어느덧 많이도 친숙해 진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한잔 두잔을 마시다 보니 어느덧 민철은 또다시 환
상속으로 어슬렁 기어 들어 가고 있었다. 이혼하고서 너무도
즐거워 하는 미자의 얼굴.. 카페에서 보았던 그자식의 흐믓
한 미소가 민철의 눈을 흐리게 하고 있었다.

' 비러먹을.. 다 끝난걸 가지고 뭘 생각하는 거야. '

민철은 술에 취해 자신의 멍청한 환상을 지워 버리려 밖으
로 나갔다. 어둠이 깔린 밖에는 어느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낮에는 태양열이 그렇게 강하게 내리찌더니 비가 올것 같지
않던 날씨에 갑자기 비가 쏟아 지고 있었던 것이다. 민철의
마음을 씻기워 주려는 것인지 아니면 둘의 헤어짐을 하늘이
슬퍼 하는지 빗발은 점점더 굵어져 가고 있었다. 민철은 그냥
무작정 정처없이 비를 맞고 걸었다.

그가 발길이 멈춰진곳은 집이었다. 낮설게 느껴 졌지만 민
철과 미자가 결혼생활을 처음에 했던 바로 그집이었다. 민철
은 무작정 대문을 열고 들어 갔다. 미자에게 엄포를 놓고 싶
기도 했다. 창백해진 미자의 얼굴을 보는것도 신이 날것 같았
다.

민철이 방문을 열었지만 방문은 잠겨 있었다. 밖으로 열쇠
가 체워져 있었다. 나갈때 열쇠를 가지고 나가지 않아서 들어
갈 수가 없었다.

' 이게.. 어디 간거야 이 시간에. '

민철은 시계를 보니 12시가 넘어 서고 있었다. 신이날것 같
던 민철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그리곤 화가 몹씨 나고
있었다.

그자식...

민철은 카페에서 미자에게 추근덕 대던 녀석의 얼굴을 떠올
리고 눈에서 불이 나고 있었다.

술기운이 싹 달아 나는것 같았다. 민철은 대문을 열고 앞에
서 기다렸다. 자신의 부인인 미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 확 이걸 그냥.. 들어 오기만 해봐라.'

어느덧 민철은 질투심 많은 한 남편으로 변해 있었다. 전봇
대에 기대어 한참이나 담배를 빨아 대면서 어두운 골목을 바
라 보기만 했다.

저만치서 한사람이 걸어 오는게 보이고 있었다. 곱게 잘차
려 입은 것이 미자는 아닌것 같았다. 하지만 점점 가까히 다
가 올 수록 그 모습은 바로 미자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평
소 외출할때에는 치마를 입지 않던 미자가 치마를 두르고 걸
어 오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자 민철은 화가 울컥다시 치밀어 올랐다. 12시
가 넘어서 집에 들어오는 미자의 모습은 민철을 화가 나게 하
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그러나 민철은 그러한 생각 보다도
먼저 떠오른것은 카페에서 본 그 기분나쁜 자식의 얼굴 이었
다.

미자는 손에 무엇인가 들어있는 봉투를 들고 쫄랑쫄랑 오다
가 민철을 보고 기겁을 했다. 얼굴은 아까 낮에처럼 창백해
지고 호흡이 불규칙해 지는것 같았다. 그것은 민철을 두려워
하는 모습 바로 그것 이었다.

미자는 웃음을 지으려 애쓰며 민철을 바라 보았다.

" 들어가 ~ "
" 어디갔다 왔어. "
" 그건 네가 알바가 아니잖아. "

민철의 억센말투에 미자도 질세라 톡 쏘아 붙였다. 미자는
이미 창백한 얼굴을 가리고 이젠 오기의 어떤 표정이 드리우
고 있었다.

민철은 계속 비를 맞고 젓봇대에 기대어 서서 그렇게 분을
삭히며 서있기만 했다.


미자는 우산을 접어들고 처마 밑으로 뛰어 들었다.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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