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7조회수 : 626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사춘기 부부 #7 
1999.03.22 조회: 2600, 줄수: 231, 분류: Etc. 미자 02-12 19:33 | HIT : 79 | VOTE : 0 



" 야 !
일어나 밥먹어."

미자가 밥상을 차려놓고 민철을 흔들어 깨웠으나 미철은 신경질 적으로
미자의 손을 뿌리쳤다.

" 학교 안갈꺼야 ? "

" 그냥좀 나둬 ~
대식이가 오늘 대출해 주기로 했으니깐 ! "

아침마저도 애써 차려놓은 음식이 식어버리는것을 보면서 미자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왔다.

' 뭐 이런자식이 다있어?
지를 위해서 못하는 음식 책까지 보아 가면서 정성스럽게 차려 놨더니
만 ... '

" 흥. 마음대로 해. "

미자는 신경질적으로 밥상을 내가 버렸다. 그리곤 화장을 조금 한 다음
학교로 휭하니 달려가 버렸다.

" 어 ? 미자야 ! "

미자가 돌아보니 전에 미팅에서 만났던 정치 외교학과 문성호가 손을 높
이 쳐들며 달려 오고 있었다.

" 그래. 네가 맞구나 ?
요즘 얼굴 보기 힘들다 ?
이따가 시간 비워 둬라. 내 술한잔 살께. "

" 저... 있잖아.. "

" 얘기는 이따가 만나서 하고 난, 지금 강의가 있어서 들어가봐야 돼.
그럼 이따가 포천집으로 와 ~ "

성호는 손을 흔들어 주고 급하게 달려가 버렸다.

미자가 1학년때 친구들의 등살에 못이겨 대타로 딱한번 미팅을 나간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난게 인연이 되어서 술친구가 되어 버린 것이다. 성호란
녀석은 얼굴이 준수 할뿐만 아니라 여학생들이 저마다 경쟁하는 상대였다.

항상 성호의 애인이 누가 될까 하면서 입씨름을 하는것이 여자애들의 일
과가 되어 버린 지금이다. 그런데 예상을 뒤업고 성호는 미자와 자주 술을
마시러 다니는 것을 보고 모든 여학생들은 미자를 부러워 했던 적도 있었
다. 그렇다고 해서 성호가 미자에대한 연애 감정을 갖고 그러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단지 가장 절친한 술 친구로써 서로 부담없이 만나고 다녔
던 그러한 사이였다. 하기사 미자는 술친구 말고는 연애감정의 남자친구
는 단 한명도 없었다. 지금의 남편이 되어버린 민철도 술친구 이상은 아니
었다. 그런데 일이 이상하게 꼬여서 결혼까지 하게 된 것이다.

그나저나 미자는 걱정이 되었다. 아직 성호는 결혼 한 사실을 모르고 있
고 그 사실을 또 말하면 믿으려 들지도 않겠지만 믿는다고 해도 비웃을것
만같은 기분이 들었다.

" 뭐 결혼 ? "

의외로 깔깔대고 웃어야할 사람이 자못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있었다.
성호는 막걸리 한사발을 벌컥벌컥 마시며 고개를 푹 숙였다. 미자는 성호
앞에 앉아서 마치 죄를 지은것 같은 기분으로 술잔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 이건 뭐야...
저런 행동은 뭐야...
내가 왜 죄책감을 느껴야만 하지 ? ...
괜히 쑥스러움.. 괜히 울적한 기분... '

미자는 성호 앞에서 자신이 여자라는 기분을 느껴 보기는 오늘이 처음
이었다. 언제나 여자 남자를 떠나서 절친한 술 친구로만 생각했던 전날들
이 이제는 까마득히 멀어졌다는 기분을 느꼈다.

성호는 아무런 말도 않고 계속 술만 퍼 마셨다. 점점 분위기는 이상 야
릇하게 변하고 있었다. 단 한번도 술 좌석에서 이러한 기분을 느낀적이 없
는 미자로서는 불안한 감정 마져 들었다. 더이상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
었다.

" 있지.. ?
나....
일어나야 겠어.. "

성호는 시종 미자를 보려 하지 않았다.

" 그래...
.....
정말 너는 여자가 되어가고 있구나.
먼저 일어나서 가 ~ "

미자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포천집을 빠져 나왔다. 괜히 밤하늘을 올려다
보고 싶었다. 별들은 보이질 않았다.

" 여자 ? "

성호에게서 들은 말이 귓가를 후비고 다시 들려 오는것 같았다.

'여자.. 여자.. 여자가 되어간다구 ... ?!'
" 후훗..
하..
하하하... "

미자는 여자가 여자로 되어간다는 말이 정말 당연 하면서도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들었다. 내가 여자가 아니면 그럼 뭐란 말이야..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거리를 걸으며 계속 웃음이 흘러나왔다.

" 킥킥킥... "

민철은 오늘 모든 강의를 결강하고 (대식이가 대출해줄지 안해줄지는 모
르지만) 그동안 밀린 잠을 자느라 하루종일 꿈속에서 헤메였다. 그가 일어
났을때에는 벌써 8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이상한 꿈을 꾸었다. 그러나 막
상 다시 생각하려 하니 기억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기분이 좀
착찹할 뿐이었다.

혜지..

갑자기 생각난것은 유혜지라는 이름이었다. 미자와 결혼하기전의 혜지를
따라 다녔던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정말 혜지는 미자와는 비교도 안될
여인이었다. 민철은 혜지를 따라 다녔을때를 생각하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
고 있었다. 정말이지 흠잡을데 없는 아름다운 여인이지.. 내가 그렇게 따
라다녔던 것이 그녀에게는 부담이 되었었을까 ? 하기사 그녀와 나는 차이
가 너무 났어. 경제적인 것이나. 학업 성적이나.. 그리고 성격이나..

" 비러먹을... ! "

한참 혜지에 대한 달콤한 기억을 되살리고 있는데 왜 갑자기 미자의 배
시시 웃는 못습이 가로막는지 민철은 화가 났다.

' 어 - ?
그러고 보니 8시가 넘어서고 있는데 얘는 왜 아직 들어오지 않는거야 ?'

민철은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벌써 날은 저물어 어둠이 짙어지고
있었다. 민철은 화가 나기도 했지만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다.

" 이게 정말 ! "

민철은 괜히 초조하고 불안해 견딜 수가 없었다. 연거푸 담배를 다섯개
피를 피워 댔다. 화가 나기도 하고 걱정 되기도 했지만 또 배까지 고파 왔
다. 그러나 밥상을 손수 차려 식사를 하려고 해도 통 입맛이 없었다.

민철은 화가 날때나 마음이 불안 할때면 언제나 빠른 탬포의 음악을 듣
는 버릇이 있어서 밥상을 밀어놓고 전축을 켰다. 경쾌한 음악이 방안을 휘
져었다. 민철은 그것도 모자라 보올륨을 올렸다. 스피거가 찢어질 듯이 올
렸다. 그래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는 없었다. 10시가 막 넘어서고 있는
데 미자는 전화도 없었다.

' 어제 내가 늦게 들어온 복수를 하려는 건가 ?
밤길에 오다가 치한을 만난것은 아닌지...
아니야.. 치한이 미자를 만나면 치한이 불행이지..
혹시...
설마... '

민철은 별의별 생각이 다났다. 이러다가 의처증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하
는 걱정마져 들었다. 지금쯤 대문을 열고 들어올것 같은데...

이때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는듯 했다. 민철은 음악이 크기 때문에
잘 들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귀기울여 다시 들어보니 분명 방문 두들기는
소리가 들리는것이 분명했다.

" 흥. 요것 봐라 ~
지금이 몇시인데 ... "

민철은 문을 열자마자 크게 소리질렀다.

" 야 ! 이기집애야 !
너.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거 야 엉!
지금이 몇시.... "

민철은 자신의 손으로 입을 얼른 틀어 막아야만 했다.

" 죄... 죄 송 합니다.. "

민철이 소리지르는데 너무 놀라 주인집 아주머니가 입을 쫙 벌리고 멍청
히 서있었다.

" 어.. 어쩐 일로.. "

" 으..음악 소리좀 낮춰 줘요.
그.. 그렇게 까지 욕을 하실 필요는 없는것 같은데... "

주인집 아주머니는 서른이 갓 넘은 나이였다. 또 다른집 주인 보다도 어
딘가 어리숙해 보이기도 했다. 민철의 소리에 기가 죽어버린 주인은 자신
이 큰실수를 했다고 생각하는것 같은지 목소리가 기어들어 가고 있었다.

그건 주객이 전도 된 그런 상황 이었다.

" 아.. 아닙니다.. 아주머니.
그런게 아니라.. "

" 미안해요.
하지만 소리가 너무 큰것 같이 생각 되어서..
우리 애기가 잠에서 깨어 났어요.
음악 소리 때문에.. "

어리숙하게 말을 하고 있는 주인 아주머니는 미안해 하고 있었지만 할말
은 다하고 있었다. 그것은 민철에게 묘한 매력을 느끼게끔 만들었다. 그러
고 보니 화장끼 하나 없는 주인 아주머니는 나이 보다도 예쁘고 인상이 부
드러워 보였다. 민철은 얼른 볼륨을 낮췄다.

" 미안합니다. 아주머니..
조심 하겠어요. "

주인 아주머니는 수줍은듯이 생긋 웃고는 방문을 닫고 건너 갔다.

' 아 - 참 매력있다.
나이 들면서 저렇게 곱게 늙을 수가 있을까 ? '

민철은 어느새 미자에대한 걱정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방금 본 주인 아
주머니의 부드러운 인상을 생각했다. 어딘가 모르게 모자라 보이면서도 깨
끗한 이미지.. 온화한 얼굴 표정. 삶의 찌거기들이 그 아주머니에게서는
보이질 않았다. 한참을 주인집 아주머니의 황홀한 분위기를 생각 하다가
처가집에서 본 이상한 노인이 떠오르고 있었다. 민철은 가만 생각해 보니
두사람에게서는 마음의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깨달
았다. 그 생각을 하자 이름도 알지 못하는 그 이상한 노인이 보고 싶어 졌
다. 이런 것이 전생의 어떤 인연이 이어져서 그러는 것일까 ?

민철은 어느덧 두사람의 생각에 몰두 하면서 마음이 편안해 져 옴을 느
꼈다.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한번도 본적이 없는 생소한 그런 사람
들이 어째서 낮이 익으며 친근감이 드는 것일까...

" 뭘 생각하는 거냐 ? "

언제 왔는지 미자가 책을 내려 놓으며 민철의 멍청한 얼굴을 빤히 보고
있었다.

민철은 미자의 얼굴을 보자 조금전의 화가 났던 에네르기가 다시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 야 - 너 !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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