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12조회수 : 1062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1999.03.24 조회: 1988, 줄수: 286, 분류: Etc. 미자 02-13 22:20 | HIT : 73 | VOTE : 0 
사춘기 부부 #12 


운동선수와 신문돌리는 학생은 새벽을 달렸고 민철과 미자는 밤새도록
달렸다. 민철은 드디어 짖꿎은 친구들의 말대로 그 돈을 확실히 번것이다.
자랑하고 싶지만 그게 어디 자랑꺼리가 될런지..
덕분에 민철은 눈이 벌겋게 되어서 하루종일 정신나간 사람처럼 헤 - 입
만 벌리고 있었다. 다음부터는 너무 오래 달리지는 말아야지 생각하면서
눈을 비벼댔다.
교양과목 철학시간에 민철과 미자는 나란히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싸잡
아서 놀림감이 되어 버렸다. 학생들에게는 그런 모습의 신혼부부에게서 많
은 상상력을 제공 해 주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 그래 놀릴라면 놀려라..
너희들은 모른다.. 정말 모른다.
돈벌기가 그렇게 쉬운게 아니란다. '

민철과 미자는 수업시간을 힘겹게 견디고 학생들의 시선을 피해 교정을
걸어 나오고 있는데 멀리서 대식이가 소리지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 야 - 아 ~
보기 좋다 !
정말 보기 좋아 ~
사자와 호랑이가 합치면 라어거가 태어나겠지만..
제수씨와 민철이 합치면 뭐가 태어날까 ?"

아마도 대식이는 눈이 반쯤 감겨있는 부부를 보고 병든 병아리가 태어나
지 않을까 생각하는듯 했다.
대식의 어깨에는 자신의 몸집보다 더 커보이는 가방을 메고 있었는데 그
속에 무엇을 넣고 다닐까 하는 의문을 심리학과 학생이면 모두다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민철은 그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것을 알
게 된것은 아주 우연 이었다. 그속에는 책보다는 속옷들이 더 많았고 세면
도구들도 들어차 있었다. 대식이는 이 학교 전체에서 가장 신비스런 인물
이었다. 이녀석이 수영을 잘하고 바다에 대해서 잘 아는것을 보면 바닷가
출신인것만은 틀림 없는것 같은데.. 강원도 사투리를 쓰면 강원도가 고향
인가 싶지만.. 전라도 사투리를 쓰면 또 전라도가 고향이지 싶었는데.. 충
청도 사투리를 또 아주 자연스럽게 쓰는것을 보면 이녀석의 고향은 좀처럼
종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녀석이 세면 도구라든가 속옷들을 가방에 넣
어갔고 다니는 것을 보면 주거지가 일정치 않다는것을 추측 할 수 있었다.
이처럼 대식은 괴팍했다. 언젠가 선배가 대식의 주거지를 어거지로 밝히
려 하다가 죽도록 맞고 학교 전체가 떠들썩 한적도 있었다.

" 오늘 강의 없냐 ? "

민철의 이말은 일반적인 강의가 없느냐고 물어보는 것이 아니었다. 그에
게 가장 괴상한 행동은 한번도 강의를 들으려 들어오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학점이 나오는 것을 보면 신기 할 정도였다. 그를 강의실에서 보
게될때가 몇번 있는데.. 그것은 다른사람의 대출을 해줄 때였다. 그리고
대출해줄때는 항상 얼마간의 돈을 받고 대출해 준다. 심리학과 학생들만 대
출 해주는 것이 아니고 이 학교 학생이면 누구든 돈만 내면 아주 훌륭하게
출석채크를 해준다는 것이다.

" 음..
오늘은 나에게 어느누구도 점심값을 보태 주는놈이 없었어.
그래서 오늘은 하루종일 굶을 수 밖에 없을것 같아.
그래서 말인데... 이천원만 주라... 라면이라도 때우게.. "

민철에게 만큼은 돈을 받지 않고 대출해주는 대식이가 고맙더라도 민철은
선뜻 주머니로 손을 집어 넣었다.

" 안돼 ! "

미자가 앞으로 나서며 가로막고 있었다. 그렇치 않아도 본가에서 놀리며
망신을 준 대식에게 좋치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미자가 강한 반발을 했
다.

" 그.. 그래 ?
하는 수 없지뭐.
점심은 굶더라도 저녁밥은 먹어야 하니까..
철학과 애들이나 찾아 볼란다."

대식은 아주 간단히 포기 하고 나섰다. 미자와 실갱이를 벌여봤자 자신
만 손해 라른것을 오래전부터 터득하고 있었던 것이다.

" 나 먼저 갈께...
나중에 보자 ! "

대식은 미자에게 윙크를 한다음 멀리 달려갔다.

" 너.. 너무한거 아니냐 ? "
" 아녜요.
저런애는 한번쯤 혼이나야 돼요.
내 언젠가는 저녀석을 크게 혼내 줄꺼예요.
저게 사람이예요 ? 괴물 식충이지.. "
" 어 - ?
너 존대말 참 자연스럽게 자리잡혔다.
듣기 좋은데 ? "
" 에이구 .... 그러다 나중에 후해 하게 되요. 서방님."

미자의 이말은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집이 가까워서 집에서 점심을 챙
겨먹고 미자는 민철을 다그쳤다.

" 야 - 고민철 !
그만 자고 일어나.."

민철은 잠결에도 불구하고 미자의 이중성에 공포감마져 느끼고 있었다.
밤을 먹고 노근해서 어제 못잔 잠을 보충하고 있는데 미자는 한사코 커피
당번이라고 박박 우기며 민철을 어거지로 부엌으로 밀어 냈다.
민철은 눈에 핏발까지 서서 밖으로 나가자 햇빛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마
루에 여주인이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민철은 얼굴이 붉어지고 머리
를 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닌게 아니라 여주인이 보송보송한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모습이 민철을 그런 행동으로 몰고 있었다. 민철은 얼른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도 가슴이 이상스럽게 포근해져 옴을 느끼고
있었다. 여주인의 그러한 모습은 정말 깨끗하고 아름다워 보이기 까지 했
다. 아주머니의 얼굴이 예뻐서 그런가 ?

" 푸 ...후..훗.. "

민철은 커피맛을 보다가 커피를 사방에 뿌리고 말았다. 왜 왜 정말 왜
커피맛을 보는데 미자의 그런모습이 연상이 되는지 민철은 자신의 엉뚱한
상상력에 못내 서글퍼 졌다. 상상만이라도 좀 좋게 떠오를 것이지..
커피가 지저분해 져서 다시탈까 하다가 잔의 겉만 닦아서 들고 들어갔다.

" 커피 맛이 독특한데 ?
앞으로는 민철이 네가 커피를 도맡아야 겠다. "

민철은 빙글빙글 웃으며 속으로는 절대로 커피타는 비밀을 말해주지 않
으리라 결심했다. 그리고 앞으로는 미자 커피에 더 독특한 맛을 넣어 주리
라 는 생각도 덧붙이고 있었다.



미자는 상희와 오후 강의시간에 교수눈을 피해 빠져 나왔다.

" 얘. 들키면 어떻게 해. "

어쩌다가 이렇게 상희와 같이 강의 도중에 나올때면 상희는 언제나 두다
리를 후들후들 떨면서 항상 하는 소리인지라 미자는 아무런 대답할 의무는
없었다. '괜찮아'라는 대답은 뻔하니까 말이다. 상희도 어떤 대답을 듣고
자 했던것은 아니다. 그냥 습관처럼 나오는 말에 불과한 것이다. 이처럼
미자는 행동하고 상희는 반응하는 그런관계였다.
상희와 미자는 학교를 빠져 나와서 먼저 시내 벽보광고를 모조리 훓으며

갔다.

" 와 -
아르바이트 자리 되게 많네 ? "

가정이 풍족한 상희로써는 이런 벽보에 신경을 써 본적이 없던터라 너무
나 많은 광고를 보고 어리둥절 했다.

" 얘.. 얘.
전부다 급구 야 급구.(급하게 구함)
일자리 구하기 쉽겠다.
근데 왜 거의다 여종업만 구하는 광고일까 ? "

상희는 사회의 그런 흐름을 알지 못했다. 의외로 일자리를 구하는 광고가
많고 또 거기다 급하게 구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상희는 좋아라하고 펄쩍
펄쩍 뛰었다.
그러나 미자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하기사 미자와는 너무도 동떨
어져 있는 분위기 인것 같았지만..

20군데의 전화를 걸고 7군데의 커피숖을 찾아 다녀 드디어는 마땅한 아르

바이트 자리를 하나 얻을 수 있었다. 무엇 보다도 커피숍 노처녀 주인이 마
음에 든 탓이였다.

" 얘.. 미자야.. 아르바이트 얻은 기념으로 내가 술한잔 살께. "
" 얘는 왜 니가 사니?
아르바이트를 구한건 난데.. "
" 누가 사면 좀 어떠니 ?"
" 어 - ?
근데 상희 너두 술 마실줄 아니?
술좌석에서 널 본적은 없었던것 같은데.. "

상희는 대답대신 미자의 팔장을 끼고 다그치고 있었다.
상희가 끌고간 곳은 아담하면서도 분위기가 있는 호프 집이었다. 둘은 맥주
를 시키고 서로 잔만 내려다 보고 있었다. 미자는 소주 채질 이었기에 난감
해서 그런 것이고.. 상희는 술을 마셔 본적이 별로 없었던지라 두려워서 그
런 표정들이었다.

" 자 - 일자리 구한거 축하해. "

상희가 먼저 잔을 높이들고 건배를 제의했다. 미자는 하는 수 없이 잔을
들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기분좋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축하하며 마시
다가 점점 분위기는 우울해져 갔다. 그 이유를 미자는 알 수가 없었다. 왠
일인지.. 상희는 못마시는 술을 반이나 마셔버리고 훌쩍대고 있었다. 괜히
분위기가 어색해 미자는 소주로 바꾸어서 기분을 내려 했다. 그래도 상희
는 계속해서 우울증에 빠진 소녀같이 훌쩍 대다가 반쯤 남은 맥주잔을 잡
고 기필고 다마실것을 다짐하는지 입술을 꽉 깨물더니 드디어는 코까지 막
으면서 어거지로 부어넣고 있었다.

" 상희야.. 너 오늘 이상하다 ? "

상희는 미자의 존제를 잊어버렸는지 남은 것을 기어코는 다 마셔버렸다.
미자도 답답해서 벌써 소주 한병을 다 비워 놓은 상태였다.

" 미자야.. "

상희의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죽어갈 목숨인것처럼 처절히 무겁게 흘러 나
왔다.

" 그래.. 무슨일이야..
나한테 얘기 해봐. "
" 미자야.. 훌쩍.
나 어떻하믄 좋아 ?
어떻게 해.. "
" 너 무슨일이 있는거니 ?
말을 해야 알거 아니야 ? "

아 ~ 앙 ~~
드디어는 훌쩍이던 상희가 크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도대체 무슨 영
문인지몰라 미자는 기를 쓰며 울어대는 상희를 보고 주변을 둘러 보았다.

" 상희야.. "

상희는 눈물을 닦으며 미자를 입을 삐죽 거리며 바라보면서 물었다.

" 누가 봐 ? 훌쩍. "
" 얘.. 너 장난하니 ?
누가 보던 안보던 상관 말고 말이나 해봐 답답하다. "
" 너는 괜찮아 ? "

미자는 고개를 부드럽게 끄덕여 보였다.
앙.. 앙 ! 상희는 마음놓고 한참을 울더니 다시 미자를 슬픈 눈으로 바
라 보았다.

" 나.. 나.. 누..누굴..
사..랑 하나봐 ? "
" 뭐 ?
사랑?
........ ???? !!!! "

미자는 그말을 듣고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 우 하하.. 히히...킥킥... 켁켁. "

그 웃음은 산해 들리고서야 멈출 수가 있었다. 왜 그렇게 그말이 우스운
지 미자는 정말이지 술기운이 코끝으로 빠져 나가는 것만 같았다.
마음의 안정을 찾고 아주 진지하고 진실된 말로 미자는 물었다.

" 누군데 ? "


미자는 집으로 돌아 오면서 상희의 짝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좀
재미있기도 하고 그런 모습이 부럽기도 했다.

' 사랑 ?
누굴 사랑 한다고 ? '

미자는 민철과의 결혼을 생각했다.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가
도 생각해 보았다. 적어도 곁에는 민철이 있었지만 그런 감정은 느껴보질
못했다. 간혹 민철이 귀여워 보일 때라던가, 아니면 이뻐 보일때가 있었지
만 사랑 이라는 감정과는 왠지 친숙치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 사랑 만들기 ? '

후훗.. 미나는 거리를 걸어 가면서 괜히 웃음이 나왔다. 한편으로는 아
쉬움이 자못 심각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 남들은 사랑 하기 때문에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결혼 한다지만..
우리는 사랑이 없어 사랑을 만들어 가야 하다니.. '

그것은 미자에게 너무도 안타까움과 무거운 짐이 되어져 갔다. 그런 기
분을 떨쳐 버리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 비오네 ? ... ! "

미자는 괜히 비를 맞고 한없이 걷고 싶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서울에
서 비를 맞는 낭만을 찾다가는 머리털이 하나도 남아나지 않으리란 생각을
하고는 또다시 기분이 울적해 졌다.

미자는 집에 도착해서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민철에게 상희의 일에 대
해 말을 할까하고 망설였다. 민철은 언제 들어왔는지 방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서 책을 읽고 있었다.

" 왔냐 ? "

민철은 눈길도 주지않고 건성으로 말을 했다. 미자는 옷을 갈아입으면서
민철의 표정을 살폈다. 오늘따라 이상하게도 달려들려 하지도 않고 치마를
들추는 장난도 하지 않았다.
미자는 조심스럽게 민철에게 말을 꺼냈다. 오늘 만큼은 무뚝뚝하게 보이
는 민철이 믿음직 스럽게 보여 상희에 대해 의논해도 괜찮으리라 생각했다.

" 있잖아...
상희 말이야..
대식이를 좋아 하나봐. "

민철은 그말을 듣고서도 아무런 반응없이 책만 보고있었다.

퍽.
붕 ~
꿍! 에이구.. 지겨워.

" 사람이 말을 하면 듣는 척이라도 해야 될것 아냐 ?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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