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14조회수 : 612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1999.03.25 조회: 1786, 줄수: 189, 분류: Etc. 미자 02-13 22:23 | HIT : 38 | VOTE : 0 
사춘기 부부 #14 


미자는 깊이깊이 잠을 잤다. 술기운탓인지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니 항시
늦잠만을 잤던 민철이 눈이 벌겋게 달아 올라 미자의 얼굴을 보고 씩씩 대
고 있었다. 미자는 도무지 무슨 일인지 짐작을 할 수 없었다. 미자에게 남
은 기억은 어제 상희의 짝사랑에 대한 부러움의 찌꺼기들이 남아 있을 뿐
이었다.

" 왜 그러고 있는거야 ?
눈에 불이 나가지고.. "

미자는 하품을 늘어지게 하면서 민철을 보았다. 그러면서도 머리가 띵한
것이 어제 술을 많이 마셨구나 하는 생각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미자는 어떤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 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 ? '

" 어이그.. 정말 내가 못살아. "

민철은 미자에게 기억도 못할 일을 얘기 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어서 분
을 삭히고 있었다.

" 자다가 또 널 발로 걷어 차기라도 한거야 ? "

민철은 한참 미자를 노려 보다가 참을 수 없어서인지 가방을 챙겨 들고
일어섰다.

" 이따가 엄마가 올라 오신다고 했으니까.. 준비나 해 ! "

민철은 일방적으로 말을 내밷고 방문을 열고 나갔다.
미자는 어머니가 내려 오신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기분이었다.
머리속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기에 바빴다. 아무것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지 이건 큰 낭패가 아닐 수 없었다.

" 근데...쟤가 왜저러지... 내가 자면서도 옆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못된 버릇이 생긴건가 ?... 근데... 얼굴이 무언가에 짓눌린듯한 느낌은
뭐지 ? "

미자는 어쩐지 얼얼한 볼을 손으로 만지고 있었다.

미자는 강의가 끝나고서 손발이 모자랄 정도로 바빴다. 이럴때는 몸이 두
개 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있었다. 시어머니가 올라 오신다기에 미
자는 수업이 끝나자 마자 달려 와서 방부터 치우고 그리고 밀린 빨래는 구
석으로 감추고 음식을 만드느냐고 정신이 없었다. 이럴때 상희에게 구조 요
청을 하고 싶었지만 상희 마음이 대식이 일때문에 편치 않을 것 같아 도움
을 쉽게 청할 수가 없었다. 손하나라도 아쉬운 이때 민철이 빨리 들어 왔으
면 하는 바램이 간절했다.

' 도대체 얘는 수업 끝나고 어딜 간거야 ?
좀 일찍 들어와서 도와 주면 어디 덧나나..
아이구.. 급하다 급해. '

음식을 할줄 모르는 미자는 한다고 했지만 모양도 좋치 않고 맛도 없고
해서 하는 수 없이 그 많은 정성은 찬창에 쑤셔 넣고 하는 수 없이 음식점
에 가서 만든 음식을 시켜서 집에 있는 그릇에다 담아 그럴듯하게 위장했
다. 손수 만든 음식이 아니어서 마음은 그리 편치 않았지만 그래도 어느정
도 완벽하게 음식을 장만 했다는 데에 만족 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미자
는 근처 상점으로 달려가 예쁜 속옷을 하나 골라 포장해 가지고 돌아왔다.

이것으로 시어머니 맞을 준비는 철저히 한것 같았다. 그런데 7시에 오시겠
다는 어머니는 8시가 되어서도 오질 않고 있었다. 음식이야 다시 데워서
상위에 올려 놓은면 되겠지만, 아직까지 오시지 않은 시어머니가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의정부에서 여기까지는 많이 걸려야 한시간 반정도 밖에는
걸리지 않을 것인데 늦는것이 이상했다. 더구나 남편 민철이 자식도 어디
에서 술을 퍼 마시는지 아니면 잊어버렸는지 통 나타날 생각을 하고 있지
않는 것이다. 미자는 괜히 불안하고 초조했다.

' 얘가 날 속인거 아냐 ? '

막 그생각을 하고 있을때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은 민철이 였다. 미자
는 민철과 시어머니가 같이 들어오나 해서 민철의 뒤로 뛰어가 밖을 살폈
으나 시어머니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민철은 어디서 술을 마셨는지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서 미자를 본체도 않
고 방문을 열고 들어 가버렸다.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몰라 미자는 얼른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 어머니는 ? "
" 왜 ?
보고 싶어 ? "
" 오늘 오신댔잖아 ! "
" 후훗... "

민철은 미자가 모르는 사실을 전부 알고 있는듯 허탈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얼마나 술을 마셨는지 술 냄새가 두발자국 떨어져 있는 미자에게
까지 닿고 있었다.

" 거짓말 한거야 ? "

미자가 낌새를 알아챈듯한 표정으로 민철을 흘겨 보았다.

" 엄마는 오늘 안 오신다.
후 - "

민철은 간단하게 대답했지만 말하면서 한숨을 섞은탓에 미자는 불안해졌
다.

" 왜.. 무슨.. "
" 형이 교통사고 났어. "

민철의 엉뚱한 이말은 미자를 질식할듯한 긴장감을 주고 있었다.

" 갑자기 그말은 무슨 말이야..? "
" ..... "
" 그럼... 가봐야지 술만 마시고 들어왔어 ?
다쳤어 ?
어느정도 ?
어떻게 됐어? "
" ...... "

민철의 침묵은 미자에게 너무도 큰 불안감을 던져 주고 있었다. 또한
압박감에 못이겨 민철을 다그치게도 만들었다.

" 이렇고 있을때가 아니잖아.
어느 병원에 있는거야..
빨리 가봐야지 !
뭐하는거야. "

아무리 미자가 조급하게 다그쳐도 민철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방바닥에 큰대자로 누워버리기 까지 했다 . 미자는 민철의 이런 행동에 답
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래도 가정의 불상사를 놓고 싸우기는 뭐 해서 계
속해서 민철을 다그 칠 수밖에 없었다.

" 도대체..
날보고 어쩌란 말이야..
그냥 좀 놔둬! 경과는 전화로 알고 있으니까 !"

민철은 가슴이 답답했다. 미자에게 솔직히 말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너무

잔인 하기때문에..

' 미자야.. 제발 다그치지 말아..
이런일에 휭 하니 달려가지 못하는 이유는 너때문이야.. '

민철은 여러차례 실수한 자신들의 신혼을 보여 주었고 거기에 따라 신용
도도 또한 급하락 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미자가 어제 전화로 어머니에게
실수 까지 했으니 ... 그저 답답할 뿐이었다. 그렇치 않아도 미자의 실수
때문에 형수는 크게 노했고 어머니 마져 조금은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있
었던 중이었는데 그것을 가중시킨것은 형의 교통 사고였다. 그래서 오늘
신혼 부부의 살림을 좀 볼까하고 들리려 했던 어머니는 형의 교통 사고 때
문에 일정을 바꾼 것이었다. 크게 부상 당한 것은아니지만.. 당분간은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었던 것이다. 과일 도매업을 하는 자영업이기 때문에
하루의 영업을 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었다.

민철은 또 어머니를 알고 있었다. 분명 어머니는 며느리를 잘못 들여온
탓에 재앙이 들었을꺼라고 생각 하실 일이었다. 겉으로는 따듯하고 정이 많
은 분이지만 옛 분인지라 그런 면에서는 너무도 무정하게 몰아 부치시는 분
이기도 했다. 언젠가 형수 도 그런 일때문에 고역을 겪은 기억을 민철은
떠올리고 있었다. 특히나 아까 전화 통화 했을때에 그런 기분을 느낀것이
사실 이었다.

민철은 이처럼 상황을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독단적인(?) 과대 해석을
하고 있었다. 아마도 민철은 이러한 경험이 없었던 지라 형의 교통사고는
민철에게 너무도 큰 충격을 안겨 주는듯 했다. 그래서 술을 마시고 취하다
보니 미자에 대한 감정이 쌓인것에 이러한 생각까지 하게 된 것 같았다.

미자는 답답하게 누워있는 민철이 못마땅했다. 어떻게 저렇게 큰일이 집
안에 일어 났는데 태평이 누워 있을 수가 있단 말인가.
미자는 집으로 전화라도 걸기 위해 수화기를 들었다. 그러자 민철은 그
때까지 가만 있던 상채를 급하게 일으켜 미자가 들고 있는 수화기를 냅다
빼앗았다.

" 그냥 둬 ! "

민철의 무서운 눈길에 미자는 더이상 어떤 행동을 진행시킬 수가 없었다.
그냥 묵묵히 시아주버니의 건강을 빌 수밖에 .. 그리고 나중에라도 민철에
게 상황을 묻고 면회 갈 수밖에 없다고 포기하고 있었다.

미자는 잠자리에 들어서도 답답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것은 민철
도 마찬 가지였다. 더이상 참을 수가 없어 미자는 상채를 일으키고 벌떡
일어나 앉으며 민철에게 말을 했다.

" 도대체.. 왜 그러는거야 ?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어머니가 날 어떻게 생각 하겠어?
사람이 앞뒤도 가릴 줄 몰라 ?
진짜로 이런 법이 어디있어.
너 진짜 장난하는건 아니야 ?
그렇치 않으면 이런 상황에서 지금 이런 행동은 뭐야.
이유가 있으면 말이라도 해야 될것 아니야."
" 가만히 잠이나자 !
다 너때문이야 ! "

민철은 화가 치솟아 미자에게 하지 말아야 겠다 하는 말을 해 버리고 말
았다. 미자는 그말을 듣고 다시는 입을 열지 못했다. 분명 그말 속에는 자
신에게 향한 원망의 뜻이 담겨 있었다. 이유도 알고 싶지 않았다. 미자는
그말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슬퍼졌다.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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