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39조회수 : 1789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미자 02-15 17:17 | HIT : 47 | VOTE : 0 1999.04.08 조회: 4229, 줄수: 281, 분류: Etc. 
사춘기 부부 #39 


민철은 악몽에 시달렸다. 미자의 주먹에 시달리고 혜지의
놀림에 시달리고 술독에 시달렸다. 겨우 잠에서 깨어난 시간
이 오전 10시가 넘어서고 있을때 였다.

민철은 쓰린 배를 쓸면서 물을 마시기 위해 방문을 열고 나
갔다.

냉수 한사발을 벌컥벌컥 마시고 마루에 걸터 앉아 뜨거운
태양열에 술독이라도 날려 버리려는지 멍청히 앉아 있었다.

그때 주인 아저씨도 마루에 나와 앉았다. 바로 앞의 민철을
못본것 같았다. 그러나 민철은 그를 보았다. 민철은 고개를
갸우뚱 했다.

' 거울을 보는듯한 느낌...
저사람도 나처럼 어디서 원없이 맞고 왔군. '

민철은 그를 한참이나 거울보듯이 바라 보았다. 누굴까 생
각하다가 그가 주인집 아주머니의 남편일꺼란 생각이 들었다.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한 민철은 항상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
했었다. 그래서 민철은 유심히 살폈다.

상처 부위를 지워 버리고 본다고 해도 민철이 생각했던 아
저씨의 모습은 아니었다. 키가 크고 잘생기고 어딘가 위엄이
있고 부드럽게 생겼을 꺼란 민철의 추측은 많이도 빗나가고
있었다.

땅딸만한 키에 얼굴의 광대뼈가 울퉁불퉁 그리고 머리까지
훌렁 벗겨지고 며루치처럼 빼싹마른 몸통... 어디 하나 신통
한곳이 없었다. 그에비해 아주머니는 키도크고 예쁘고 좀 멍
청해 보인다는 것 말고는 흠잡을 곳이 없었다.

참 - 아무리 갖다 맞추려 해도 너무도 안맞는 한쌍 이었다.
그런데도 아주머니는 남편을 위해 극진히 음식을 준비하고 모
든 일을 남편의 도움과 덕으로 알고 살아 가니 민철은 이해하
기가 힘들었다. 특히나 앞에있는 이사람은 한번도 12시 이전
에 들어오지 않는것 같았는데도 말이다.

한참을 그런 생각을 하고 주인 아저씨의 인상을 뜯어 보고
있을때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민철은 살짝 인사를 했다. 주인 아저씨도 민철의 상처난 얼
굴을 보고 깜짝 놀라는듯 했다. 아마도 그제 자신과 똑같이
술을 먹고 들어오다가 어떤 억센 여자에게 맞았구나 생각 하
는듯 했다.

민철은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올뻔 했다. 미자한테 저토록
맞고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한 표정의 아저씨를 보니 정말이지
배꼽이 빠져나가는 것을 어거지로 움켜잡고 웃음을 참아야만
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아저씨는 아마도 민철이가 똥이 마려
서 저러지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또 민철이
배를 움켜잡고 얼굴까지 노랗게 변해서 방안으로 다시 들어가
는 것을 보고는 변비라 관장하러 가지 하는표정으로 바꾸고
있었다.

민철은 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이불속에서 낄낄
대고 웃어댔다.

민철은 그렇게 웃음이 새어 나오는것을 못참더니 마침내는
뒤에서도 픽-픽 새어나오면서 방안의 공기마져 오염시키고 있
었다. 민철은 이불을 걷고 의식을 치른듯한 개운한 표정으로
책상에 앉아 턱을 괴고 다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예전 자취 했을때 처럼 밥을 직접 해먹어야 하고 빤스도 일
주일에 한번 이상 갈아 입으면 안되고 이불도 자신이 개야 하
고 재떨이 갖다 주는사람 없고 방청소해주는 사람 없고 이제
는 모든것을 그 옛날로 되돌리면 문제 될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빨빠진 커피잔을 바라 보는 것처럼 찝
찝한 이유는 무엇일까 ? 알 수 없었다.

" 그래. 새로 시작하는 거야.
건방진 짜식 -
흥! 두고 보자구.. 꽉 그냥~
..... .... .... "

그렇게 자신을 달래고 있었지만 민철은 뭔가 허전함은 지울
수가 없었다.

" 큰 곰인형 이라도 하나 사야겠군. "

밤이 다시 다가오면서 민철은 더욱 허전함을 금할 수가 없
었다. 민철은 갑자기 혜지를 생각해 냈다. 아무래도 혜지와

따져봐야 할것만 같았다. 왜 굳이 전화해서 이토록 시련을 겪
게 만드는가 궁금 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 민철은 혜
지를 만나면 즐겁기도 하고 스릴이 넘치기도 하고 그런 재미
로 혜지를 만났었다. 이렇게 까지 되리라고 생각하지는 못했
었다.

민철은 혜지에게 전화를 걸려고 수화기를 앞으로 당겼다.그
때 먼저 벨이 울리고 있었다.

' 흥 ~
그러면 그렇치 지가..
어떻할까.. 화부터 낼까..
아니야.. 받지 말까 ?
아 - 열받네.. 그냥 들어오지 .. 전화는.. '

민철의 손은 어느새 수화기를 들고 있었다. 일부러 목소리
를 낮게 깔면서 아무렇치도 않는다는듯 전선 으로 흘려 보냈
다.

" 여보세요 ?
힉 .-
엄마가 웬일 이세요..
예.. 예..
죄.. 죄송해요.
내일 갈께요.. 예.. 아니예요.. 우린 잘있어요.
네 ~ 엄마. "

민철은 수화기를 내려놓고 놀란 가슴을 쓸어 내렸다. 그러
면서도 자신의 무관심함을 힐책했다. 내일 모레가 아버지 기
일 이라는 것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니.. 그토록 그리워하던
아버지의 기일을... 그나저나 민철은 정말 난감해 지고 있었
다. 내일 내려 가겠다고는 했지만 혼자 이렇게 내려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미자는 어디 갔는지 알지도 못하고 정말 진
퇴양난이 따로 없었다.

' 이일을 어쩐다..
혼자 내려 갈 수는 없고..
이 기집애가 하필 이런때 ...
으 ~ 열 받네.. '

민철이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뾰족한 수가 나질 않았다. 하
는 수없이 미자를 찾는 도리밖에는.. 민철은 먼저 늦은 시간
에도 불구하고 처가에 전화를 걸었다. 다행이도 처남인 명채
가 전화를 받았다. 장모를 바꾸겠다는걸 간신히 말을 돌려 막
은 다음 미자의 행방을 은근히 물었다. 그러나 명채의 말속에
서는 미자가 집에 없는것이 틀림 없었다.

' 이게 도대체 어디로 간거야..
정말 짜증나네.. '

민철은 장모한테 아무소리 말라고 엄포를 놓고 끊었다. 그
리곤 미자 친구 몇몇한테 전화를 걸었다. 친구들도 미자의 행
방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괜히 여기저기 전화해서 눈치빠른
여학생에게 망신만 당하고 말았다.

미자의 친구 중에는 상희 한명만이 남았다. 민철은 전화를
걸려다가 멈칫했다. 상희가 어딘가 멀리 떠나 있다는것을 생
각해 내고 한숨을 푹 쉬며 포기 하고 말았다. 미자가 갈만한
데는 전부 전화를 걸어 봤다. 그런데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도대체 이틀동안 어디서 자고 어디 가있는건지 궁금했다. 아
니 궁금할 뿐만 아니라 이상한 생각까지 들어서 열이 머리끝
까지 올라 오고 있었다.

지금 미자를 본다면 자신의 잘못이 어찌 되었든 먼저 손이
먼저 올라 가리라 생각하고 분을 삭히지 못하고 방안에서 이
리갔다 저리갔다 하면서 또 머리를 쥐어 뜯어 보기도 했다.
수화기를 다시 움켜잡았다. 아무래도 마지막으로 상희에게
전화라도 해 보는것이 좋을 것 같았다. 언제 올라 왔을지 모
르는 상희가 집에 있어 주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버튼을 천
천히 꾹꾹 눌렀다.

신호가는 소리가 다섯번쯤 울리다가 가녀린 여자의 목소리
가 들려 왔다. 상희의 목소리임을 민철은 알 수 있었다.

" 상희니 ? "
" 누구세요 ? "
" 어 .. 으응 나 민철이야.
언제 왔어 ? "
" 얼마 안됐어. 그제 올라왔지 뭐 - "
" 여행은 좋았어 ? "
" 응.
근데 밤늦게 왠일이야 ? "

민철은 선뜻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 마누라 못봤어' 라는
말을 쉽게 할 수는 없었다.

" 으..응 그냥.
여행 잘 다녀 왔나 해서..
그리고.. 집에 와서 요즘 미자 못 만나 봤지. "
" 아니.. 그렇치 않아도 미자한테 내일 전화 하려던 참이었어.
지금 미자 있니 ?
있으면 좀 바꿔주라 ~ "
" 으..응 . 지금.. 미자는..
잠깐 어디좀 갔어. "
" 어디 ? "
" 응. 친정에. "
" 그래 ?
혹시.. 너희들 싸우지는 않았니 ? "
" 아니 ? 왜 ? "
" 친정에 혼자 갔으면 뻔한거 아니니 ? "

상희의 장난섞인 수화기를 들고 있는 것이 민철에게는 고역
이었다. 상희도 눈치빠른 애중에 한명임을 실감 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상희의 말투가 많이 변해 있음을 민철은 생각했다.
그전 같으면 말을 걸으면 어색해 하던애가 이제는 그런 기분
을 못느끼게 하는것 같았다. 민철도 미자처럼 상희의 변한 모
습을 전화 목소리로 감지해 낼 수 있었다.

" 내가 미자한테 전해 줄께.
이만 끊자 . "

민철은 자꾸만 장난을 걸어 올것 같은 상희의 통화를 끊어
버렸다. 그리곤 허탈감에 빠지고 있었다. 도대체 어딜 간걸까?
민철은 자리에 누워서도 온갖 잡념에 사로잡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상희는 수화기를 내려 놓으며 억지로 참아온 웃음을 터트렸
다. 하지만 미자는 웃을 수는 없었다. 단지 상희의 재미있어
하는 것을 방해 하고 싶지 않아 바보같이 헤 - 입만 벌리고
웃는 시늉을 했다.

" 얘. 얘..
민철씨 애타더라..
싸웠다고 말은 못하고.. 히히..
근데.. 미자야 너 - 너무하는거 아니니 ?
그러다가 진짜로 화가 나면 어떻게 해. "

미자는 침대에 벌렁 누워 버렸다. 그리곤 천정을 한참 보더
니 말을 쏘듯이 내 밷았다.

" 흥 !
마음대로 하라고 그래.
도저히 용서 할 수 없어. 건방진 짜식- 같으니라구.
그 기집애도 나빠 ~
왜.. 많은 총각들 놔두고 내꺼에 눈독을 들이냔 말이야.
성질 같으면 달려가서 머리털 다 뽑아 버리는건데.
으 ... 씨. "
" 민철씨가 진짜로 바람 피웠구나 ? "
" 응 ?
아.. 아니야.. 그런게 아니고.."

미자는 자신이 실수했다는것을 알고 얼굴이 빨게 졌다.

" 누군데 ? "
" 뭐 - 쳇.
뭘 그런거까지 알라고 하니 ? "
" 혜지 아니니 ? "
" 어 - ?
어떻게 알았어 ?
그래.. 그러고 보니 나만 모르고 있었단 말이지.
이 기집애 너도 알고 있었는데.. 어쩜 모른체 하고 가만히
있을 수가 있단 말이야. "

미자는 몸을 벌떡 일으켜 세우고 공격적인 자세를 취했다.

" 오해 하지마..
그냥 이름을 대 본것 뿐이야. "
" 무슨 근거가 있을꺼 아니야. "
" 원래 혜지라는 애는 별나..
평범한 데이트는 안하는 애야.. 저번에도 남의 애인과 데이
트 하다가 들켜서 떠들썩 한적이 있었잖아.
기억 안나 ? "
" 글쎄 처음 듣는 소리인데 ?
걔네들은 어떻게 됐는데 ? "
" 깨졌지 뭐 - 셋 모두.. 깨끗하게 흩어졌어. "
" 불행이군. "

미자는 어떤 불길한 예감이 드는지 얼굴색이 어두워 지고
있었다.

" 하지만.
불결해. 못참아.. 용서 못해."

미자는 다시 화가난 얼굴로 바꾸고는 이까지 뿌드득 뿌드득
갈았다.

그날밤 상희는 미자가 자면서 이를 가는 소리때문에 잠을
설칠 수 밖에 없었다. 웬 여자가 이를 저렇게 갈아 대는지..
그래도 상희는 그런 미자가 한없이 부럽기만 했다. 저렇게
서로 생각해 주면서 화도 내고 걱정하기도 하는 그런 모습이
자신과는 너무 멀게 만 느껴지고 아득했다.

후후...
상희는 미자의 이 가는 소리 때문인지 대식의 생각 때문인지
잠을 설치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미자의 얼굴을 베게로 짓누
르고 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

상희는 잠결 속에서도 미자와 민철이 앞으로 더욱 사랑으로
써 서로를 감싸주고 행복해지길 바랬다.

자신의 못이룰 사랑을 미자와 민철에게서라도 보고 싶은 마
음에서 였다.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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