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춘기 부부 #41조회수 : 1616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미자 02-15 17:18 | HIT : 45 | VOTE : 0 1999.04.09 조회: 3288, 줄수: 277, 분류: Etc. 
사춘기 부부 #41 

미자와 민철은 의정부 집으로 제사를 지내러 가면서 서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민철이 제사를 지내면서 경건한 마음을 가질 수 없는 것은
당연했다.

' 아버지.. 죄송합니다.
마누라 하나 제대로 거느리지 못하고 있는 못난 놈 입니다. '

집안의 눈치를 보면서 신랑신부는 싸움을 삼가했다. 서로의
감정을 눈싸움으로만 돋구며 아무일이 없었던것처럼 하루를
지냈다. 서로가 용서를 못하는 그런 표정으로 미자는 어머니
를 도와 음식을 치우고 민철은 방안에 누워 담배만 연신 피워
댔다.

다행이도 집안식구 모두 아무런 눈치를 못채고 있었다. 단
지 집을 나와 서울로 갈때쯤 배웅 나온 형수가 미자에게 귓속
말로 뭐라 했을 뿐이었다.

전철을 타고 삼선동 집으로 오면서 미자는 미희언니가 살짝
한말을 생각하고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올랐다. 미자는 자신
이 배가 남산만해 져서 띠뚱띠뚱 걸어다닌다는 것을 생각하고
는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 에구.. 미희 언니도 참. '

형수에게서 살짝 귓속말로 들은것은 임신을 하면 모든것이
많이 달라 질꺼라는 어떤 암시의 말을 던져 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미자는 다시 그때 가짜임신 사건이 있었을때의 당황
하고 힘들어하던 민철을 기억해 내고는 임신한다는것이 두려
움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우당탕... 꽈 - 광 ~

전쟁이 일어났나 싶었다. 집에 도착한 신랑신부는 살림 가
구들이 공중으로 날아 다니는것을 보고 놀라고 있었다.

분명 주인집 방에서 옷가지들과 재떨이 책들이 내 던져 지
고 있었던 것이다. 민철과 미자는 의아해서 방안을 기웃거리
려 하자 문이 꽈당 열리며 땅딸만하고 머리가 벗겨진 주인 아
저씨가 화가난 얼굴로 뛰쳐 나오고 있었다. 곧이어 아주머니
가 내달려 나와 남자의 바지를 꼭 붙잡으며 애원을 하고 있었
다. 안에서는 아기의 울음 소리가 우렁차게 들리고 있었다.

신상신부는 그런 광경을 보고 무안해 했다. 그러나 주인집 부
부는 민철과 미자의 존재를 신경쓰는것 같지 않았다.

" 여보 - 제발..제발..
가지 말아요.. 제가 다 - 잘못 했어요. 흑 ...
날 버리지 말아요. 우리 기호는 어떻해요.. 흑흑.. "

무슨일인지 아주머니가 뭔가를 잘못한것 같았다. 그러니 저
렇게 민철과 미자를 아랑곳 하지 않고 울며불며 남편의 다리
를 잡고 매달리지 싶었다. 기호라는 이름은 아마도 방안에서
악을 쓰며 울고 있는 아기의 이름인것 같았다.

민철과 미자는 그자리에 서있기가 무안해 얼른 방문의 열쇠
를 열고 들어가 버렸다.

방안에서도 밖에서 난리치는 소리가 그대로 들리고 있었다.
신랑신부는 모든것을 잊은채 거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밖에서는 계속해서 부인의 애원하는 소리와 남편의 짜증섞
인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 저리 못가 !
니가 그렇게 잡는다고 내가 돌아설것 같아 ! "
" 여보 ~
우리 기호를 봐서라도 ... 제발..
엉엉 ~ "

부인은 울기 시작했다.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민철과 미
자는 무슨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쩌다가 금실좋은 저 부부
가 저토록 싸우게 되었는지 궁금해 졌다. 민철은 부인이 메달
리고 비는것을 보고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렇게 단정하고
예의 바르고 착한 부인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저토록 남편이
저렇게 화가 났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그여자가 그렇게 좋은가요.. 엉엉 ~
제가 그여자보다 못난게 어디 있어요.. 그여자는 술집 작부
에 불과 해요.. 여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요..
그것은 단지 불장난 이예요..
난.. 당신이 늦게 들어오고... 바람피운다고 해서 기분 하나
도 나쁘지 않아요.
그여자와 맨날 같이 자도 상관 않겠어요..
하지만.. 절 버리지 마세요..여보.. 흑...
제가 잘못 했어요.. 앞으로 더 잘할께요..
그러니까 제발.. 떠나지 말아 주세요.. 으...엉 ! "

민철과 미자는 예상했던것과는 너무도 빗나간 말을 들어 머
리가 멍청해진 느낌 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바람피운
남자가 화를 내고 정숙한 부인이 저토록 빌어야 한다는 것은
이해 할 수가 없는 것이었다.

잠시후에 부인의 울음소리와 남편의 함성이 동시에 들려왔
다.

" 저리 안가 썅 ! "
" 아악! "

아마도 부인이 남편의 발에 차여 나동그라진것 같았다. 대
문이 꽝하고 닫히는 소리가 나고 서럽게 엉엉 울던 부인의 울
음 소리가 잠잠해 지더니 잠시후에 방문을 열고 들어가 아기
를 달랬는지 아기의 울음소리도 멈추고 있었다.

민철과 미자는 문앞에서 떨어져 옷을 갈아 입으며 각자의
생각에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어쩌면 저럴수가 있단 말인가. 저런여자도 있나 하는생각을
민철은 했다. 아 - 정말 저런 모습을 아름답다고 해야 되나
아니면 너무도 불쌍하다고 해야 되나.. 어찌 결론을 내리거나
그런 부인의 모습에서 위대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자신의 모
든것을 버리며 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 저토록까지 자존심을
버릴 수 있다는것은 정말 위대했던 것이다. 민철은 그렇게 생
각했다. 그러면서 그런 부인을 둔 그 못생긴 쬐그만 남편이
한없이 부럽기까지 했다. 세상에 그럴수가 있느냔 말이다. 그
렇게 분에 넘치는 여자를 버리다니.. 그것도 술집작부의 여인
과 바람이 나서 말이다. 민철은 한없이 부인이 존경스러워 지
고 남편이라는 사람이 이제는 한없이 미워 지면서 미자를 힐
끔 쳐다봤다.

미자는 무슨 생각에 빠져 있는지 멍하니 책상에 앉아 허공
을 주시하고 있었다.

미자도 생각했다. 어떤 틀을 지켜가는 끈질긴 한 여자를 보
고 있었다. 왜 그토록 메달려야만 하는 것일까. 바람까지 피
운 남편에게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말이다. 그 사람은 또 뭐
야. 바람피운 주제에 부인을 걷어차고 휭하니 더러운 소굴로
달려 가는것은... 으이그.. 삶이 왜 이리도 힘드는 것일까.

2개월이 넘는 방학이 어느덧 후딱 지나가고 있었다. 민철과
미자는 혜지때문에 싸운 이후로는 서로 말이 없이 신경질로
서로를 대했다.

이틀이 지나고 주인집 아주머니는 실의에 빠져 하염없이 먼
곳을 주시하면서 허탈에 빠져 있었고 민철도 그 모습을 보면
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남편은 그날 그 이후로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왠지 자신의 아픔 같은것을 느끼고 있
었다. 주인집 부부를 부러워하고 동경하고 했던 민철의 마음
을 실망 시켜서 였던것 같기도 했다.

박박..박박.. 씩씩..

미자는 그날 이후부터 입이 열자정도는 나와서 손빨래를 해
대고 있었다. 용서할 수 없는 민철을 생각 할때는 너무 열이
받치고 또 주인집 부부를 볼때는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어
떤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었다. 미자는 빨래감에다 화풀이를
해 대고 있었다. 아마도 신랑신부는 주인부부의 싸움을 보고
서 서로 틀을 깨고나서의 어떤 두려움 때문에 화풀이를 스스
로 억제하고 있는것 같았다.

미자는 너무 문질러대서 빵구난 민철의 팬티를 보고 있었다.
아마도 그것을 보면서 자신의 심정이 이렇게 뻥뚫려 버리지나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는듯 했다.

어느덧 방학이 지나고 개강을하게 됐고 미자와 민철은 낮설
게만 느껴지는 켐퍼스를 들랑 거려야만 했다. 캠퍼스가 낮설
게 느껴지는것은 아마도 대식이 군대에 가고 또 다른 친구들
도 휴학계를 냈기 때문인것 같았다.

미자는 상희의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없어서 더욱 그러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가끔 상희를 볼때마다 뭔가에 열중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
었다. 그것은 강의만 끝나면 미자와 커피 마시고 노닥거리기
를 좋아 했던 상희가 좀처럼 보이질 않을 뿐만 아니라 강의가
끝나자 마자 어디론가 급하게 쏜살같이 가버리는 거 였다. 성
호는 또 성호 나름대로 커피숖에서 그런 일이 있고 나서는 얼
굴이 마주쳐도 서로 모른체하고 지나가 버리고 있었다.

많이도 변해버린 켐퍼스 내에서 미자가 찾고 싶은 그 어떤
것은 아무것도 없는것 같았다. 자신이 그토록 많이 변해 있으
면서 다른 사람에게서는 변하지 않은 모습을 보려하는 어처구
니 없는 향수에 젖어 밴취에 멍하니 앉아있는 미자의 모습이
친구들의 눈에 자주 띄이게 되었다.

민철도 따분한 강의를 들으며 괜히 울적해 지고 괜히 어딘
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일고 있었다. 어디론가 아무도 없는
곳으로 멀리 떠나 깊은 사색에 빠져 모든 실음을 잊고 싶었다.
대책없는 이기심과 비러먹을 질투에 민철은 정말이지 스스
로를 감당 못하고 있었다.

' 언제부터 미자에 대해 내가 이토록 질투를 느끼고 다른사람
과 같이 있는것을 보면 화가 나는 것일까.
사랑 ? .....
후훗... 지랄.. 괜한 사회적인 관념이겠지..
자신의 부인은 다른 남자와 같이 있으면 무조건 나쁘다는
그런 사고방식...
어쨌든 이런 결혼생활은 내가 생각했던건 아니야..
모든것을 잃어 버리고 짐만 힘겹게 짊어 진듯한 기분이야.'

" 제길 !
다 끝장난걸 가지고 내가 무슨 생각 하는거야. 쳇!"

민철은 이혼이란 단어 자체가 왠지 두렵기는 하지만 이혼이
란 단어를 빼 버리고 미자와 헤어진다는 생각을 할때는 그렇
게 두렵지는 않았다.

' 이혼.... 헤어짐.
뭐가 다른거지 ? '

민철은 사회의 '결혼'이라는 틀을 받아 들이고 또 '이혼'이
라는 틀을 과감히 수용할 수 없는것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떤 결론을 내려야 함은 분명한 현실로 다가 오고
있었다.



" 나- 떠나 . "

미자는 상희의 말을 듣고 상희의 얼굴을 가만히 살폈다. 아
마도 다시 발작하나 싶었다.

" 어딜 ? "
" 히힛...
충북 괴산군으로.. "
" 뭐 ?
왜 ?
학교는 어떻하고 ? "
" 지금 나에게는 학교 강의는 중요치 않아.
대식씨 만나러 갈꺼야. "

그말을 듣고 미자는 생각했다. 대식의 군대 주소가 거기라
는걸 생각해 내고 고개를 갸우뚱 했다. 분명 편지를 상희에게
보여준적은 없었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 또 대식에게 부담주
기는 싫다고 하면서 찾아가지 않겠다고 말한게 얼마 되지 않
았는데 지금의 상희 말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미자는 상희의 변화무쌍함에 혀를 내두르고 있었다. 더위를
먹어서 저렇게 왔다갔다 하나 싶은 심정으로 상희의 얘기를
더 들어야 할것 같았다.

" 편지왔어. "
" 누구한테.. 대식이 한테서 ? "
" 히힛..
응. "
" 야 - 아.. 잘됐구나 ! "
" 편지 내용은 짧았어.
하지만 그 짧은 내용에는 나를 감동시켰지..
보고 싶데.. "

미자는 그말을 듣고 마치 자신의 일이라도 되는것처럼 마음
이 흐믓해 졌다. 그러나 이내 또다시 어처구니 없는 부러움이
생기더니 상희와 헤어져서 혼자서 길을 걸으며 그런 사실을
질투까지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 할 수가 있었다.

' 후훗...
별걸다 가지고 질투씩이나 하는군..
에이 ~ 맹추같은 미자야 !
.........
사랑지키기가 잘 돼가고 있는것 같군..'

미자는 상희와 대식의 사랑 지키기가 드디어는 꽃을 피운다
는 생각을 하고는 기분이 좋았지만 자신 부부의 사랑 만들기
를 생각하고는 다시 우울해 졌다.

' 우리의 '사랑 만들기'는 아직도 먼 것일까?
점점 힘들어만 가고 ... 한치의 양보도 없이..
오히려 처음 시작했을때보다 지금의 감정들은 혼돈으로 치
닫고 있잖아..
미희언니의 충고에도 용기를 얻었었는데.. 지금은 너무 힘
들어..
으 ... 유.. 씨 ~ 그자식을 어떻게 하지? '

미자의 성질로는 그냥 넘어 갈수는 없었다. 민철을 아예 안
보던가 혜지의 머리털을 다 뽑아 버리던가.. 아니면 혜지와
민철을 대면시켜서 어떤 확실한 해답을 받고 싶었다.

" 좋아. 내가 혜지를 직접 만나 봐야 겠어. "


미자가 이런생각을 굳히고 있을때 민철은 혜지와 카페에서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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