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14조회수 : 1225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3, 조회: 3221, 줄수: 100,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14 


林郞敦篤

전라도 고부 땅에 경상사(景上舍)라는 사람이 과년한 딸 하나를 두었는데 
드디어 부안 땅 임씨댁 아들을 사위로 맞게 되었다.

화촉을 밝힌 첫날밤에 신랑 임서방이 공교롭게도 아랫배에 종기가 생겨서 
운우(雲雨)의 재미를 못보고 사흘을 보내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경씨가 
딸을 불러 묻기를,

『임서방이 그 일을 알더냐?』

하고 물으니 그 딸은 아무 대답을 않고 울기만 하였다.

경씨는 이상히 여겨 더 물으려 하다가 혹시나 연연한 정을 다칠까 싶어 그 
누이를 시켜 물어 보게 하였다. 그랬더니 소리내어 통곡하면서 말하기를,

『아버지·어머니가 나를 망쳤어. 신랑은 사내노릇도 못하는 병신이란 말야. 
응응……』

경씨 부부는 크게 놀라 급히 편지를 써서 바깥사돈인 임씨에게 보냈다.

『장가든 지 사흘토록 신랑은 사내노릇을 못해 외손자 보기 틀렸으니 원통하고 
애통하오.』

라고 했더니 임씨가 답하기를,

『내 아들의 그것을 언제 보았기에 그런 말씀하시오. 일전 돌다리 밑에서 
고기를 잡을 때 얼핏 보았더니 왼손으로 가리면 바른족이 남고, 바른손으로 
가리면 왼쪽이 남았소.

뿐만 아니라 이웃 김호군(金護軍)의 계집종이 막덕이를 작첩하여 두 남매까니 
낳아 잘 자라고 있으니 내 아들을 의심함은 천부당만부당하오.

다만 그날 손이 서는 방위로 출행한 때문이라 마땅히 크게 꾸짖겠사오니 아무 
염려 마오.』

라고 답하였다. 경씨가 읽고 이제야 안심하고 기쁜 마음으로 아내에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여보, 그런 것이 아닐 겁니다. 편지는 그렇게 하였으나 지난날에 아무 증험도 
없었으니 그 일을 어찌 믿겠소. 바깥사돈은 반드시 자기 아들을 위하여 
거짓으로 한 말임이 분명합니다.』

라고 말하였다. 사실 듣고 보니 경씨도 그럴듯한지라. 고래를 떨어뜨리고 
수심에 잠겨 있을 때 까불이 맏사위 우서방이 나타나서 장인·장모를 뵌 후,

『요사히 두 분의 얼굴빛이 심히 좋지 못하옵고, 혹시 무슨 근심이라도 있는 것 
같사온대 감히 그 연유를 알고 싶사옵니다.』

하니 장인이 추연히 이르기를,

『자네는 우리집에 온 지가 오래라. 내 자식과 다름이 벗으니 어찌 적은 
일이라도 숨기겠는가. 그런데, 자네는 들어보게. 새신랑이 장가온 지 사흘토록 
사내 일을 모르니 그 집의 앞일이 낭패 아닌가.』

이 말을 들은 우서방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팔뚝을 걷어 올리면서,

『어렵잖은 일이올시다. 제가 꼭 알아뵙지요.』

라고 자신 있게 말하였다. 며칠 후 임서방이 처가에 들렸는지라. 맏사위 
우서방은 대문 뒤에 숨어 있다가 임서방이 문에 발을 딛자마자 다짜고짜 
때려눕혀 그것을 만져보니 과연 큰지라. 우서방은 지체않고 소리질러,

『장인·장모님! 신부는 대복이요, 임서방의 물건은 길고도 큽니다.』

하면서 팔뚝을 흔들어 흉내를 내보니, 경씨 부부는 어느 정도 마음은 놓였으나 
미상을 직접 보는 것만 같지 못하였다. 

밤이 되자 경씨는 이내 신방에 불을 밝히고 신랑·신부를 들여 보내고는 자신은 
가만가만 집 뒤로 돌아가서 뒷문에 침을 발라 구멍을 뚫고 발돋음하여 거동을 
엿보았다.

임서방의 종기는 이미 다 나았고, 아버지로부터 꾸중까지 들었으므로 회분이 
얽혀 방사(房事)가 자못 강하고 바야흐로 무아지경에 이르렀다. 경씨는 
허겁지겁 안방으로 달려와 엉겁결에 자기 처를 보고,

『여보, 마누라. 등잔에 술 붓고 탕관에 불 켜오. 신랑이 일을 한다, 일을 해. 
시렁 위의 대설기를 내려 가져오시구려. 홍시를 얼른 갖다줘야지.』

부인 또한 좋아라고 어쩔 줄을 몰라 하면서,

『그 전날 나에게는 그렇게도 아끼던 홍시 이제야 맛 보겠구료.』

하고 계집종을 불러 꿇게 하고 그 등에 올라가 설기를 내리려 하니, 워낙 
무거워 힘이 차서 무심중 방귀가 나왔겠다. 그 처는 무참을 견디지 못하여 
계집종을 꾸짖고 마구 때려 갈겼다. 이 광경을 본 경씨는 매를 빼앗아 
말리면서, 

『일이 급하여 그렇게 되었거늘 어찌 그 애의 죄라 하겠소. 하물며 속담에 
첫날밤에 신부가 방귀를 뀌면 복증이라 하는데, 이제 계집종이 방귀를 뀌었으니 
근들 어찌 나쁘다 하리요.』

하니 그의 처는 손뼉치며 웃으면서,

『기실은 그년의 방귀가 아니라 저의 방귀라오. 우리 딸은 복도 많다, 복도 
많지.』 

-어면순(禦眠楯)에서- 

2000/09/28(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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