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42조회수 : 532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1902, 줄수: 67,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42 


沈手分酌 
호남 어느 절에서 무차대수륙재(無遮大水陸齋)를 지낼 때, 남녀가 모여들어 구경꾼들이 무려 수펀 명이나 되었다. 재가 파한 후에 나이 적은 사미승 (沙彌僧) 아이가 도장(道場)을 소제하다가 여인들이 모여 않아 놀던 곳에서 우연히 여자의 음모 한 오리를 주어 스스로 이르되, 

"오늘 기이한 노화를 얻었도다." 

하며 그 털을 들고 기뻐 뛰거늘 여러 스님들이 그것을 빼앗으려고 함께 모여 법석이로되, 사미승 아이가 굳게 잡고 놓지 않으며, 

"내가 눈이 묵사발이 되고 내 팔이 끊어질지라도 이 물건만은 가히 빼앗길 수 없다," 

하고 뇌까리니 여러 스님들이, 
" 이와 같은 보물은 어느 개인의 사유물일 수는 없고, 마땅히 여럿이 공론하여 결정할 문제니라." 

하고 종을 쳐서 산중 여러 스님이 가사장삼을 입고 큰 방에 열좌(列坐)하여 사미아이를 불러, 

"이 물건이 도장 가운데 떨어져 있었으니, 마땅히 사중(寺中)의 공공한 물건이 아니냐. 네가 비록 주웠다 하나 감히 어찌 이를 혼자 차지하리요." 

사미가 할 수 없이 그 터럭을 여러 스님 앞에 내어놓은 즉, 여러 스님이 유리 발우(鉢盂)에 닫은 후에 부처님 앞탁자 위에 놓고, 

"이것이 삼보(三寶)를 장(藏)했으니, 길이 후세에 서로 전할 보물이다." 

하거늘 스님이, 
"그러한즉 우리들이 맛보지 못할 게 아니냐?" 

한즉 혹자는 또한, 
"그러면 마땅히 각각 잘라서 조금씩 나누어 가지는 것이 어떠냐?" 

하니 여러 스님이 가로되, 
"두어 치밖에 안되는 그 털을 어찌 여러 스님이 나누어 가지리요?" 

그때 한 객승(客僧)이 끝자리에 앉았다가, 
"소승의 얕은 소견으로는 그 털을 밥짖는 큰 솥에 가운데 넣어 쪄서 돌로 눌러서 물을 길어 큰 솥에 채운 후에 여러 스님께서 나누어 마시면 어찌 공공(公空)의 좋은 일이 아니리요. 나와 같은 객승에게도 그 물을 한잔만 나누어 주신다면 행복이 그 위에 없겠소이다. 

한즉 여러 스님이, 
"객스님의 말씀이 성실한 말씀이다." 

하고 그 말에 찬성했는데 그때 마침 절에 백세 노승이 가슴과 배가 아프기를 여러 해, 바야흐로 추위를 타서 문을 닫고 들어앉았다. 

이 소리를 전해듣고 홀연히 나타나 합장하며 객승에게 차하해 가로되, 
"누사(陋寺)에 오신 객스님이 어찌 그 일을 공론하면, 늙은 병승과 같은 나는 그 터럭의 눈꼽만한 것도 돌아오지 않을 터이니...... 오늘 객스님 말씀에 가히, 그것을 마신 후에는 저녁에 죽은 한이 있더라도 여한은 없겠소이다. 원컨대 객스님은 성불(成佛), 성불(成佛)하소서."하였다. 

-명엽지해(蓂葉志諧)에서- 
2000/11/2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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