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79조회수 : 1116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3394, 줄수: 85,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79 


[상 진(尙震)의 칠순통(七純通)]

상 진은 호가 송현(松峴)으로 조선조 명종 때에 영의정까지 지낸 분이며 성품이 
순후하고 너그러웠다. 

그의 아버지 상 보(尙甫)가 늦도록 아들이 없자 몸소 성주산(聖住山)에 기도하여 
상 진을 낳았다. 

상 진은 다섯 살 때 어머니를 잃고 7, 8세 때 아버지를 여의었으며 매부인 
하산군(夏山君) 유몽정(柳夢井)의 집에서 자랐다.

나이 15세가 지나도록 기질이 호방(豪放)하여 학문에는 뜻을 두지 않고 말이나 
타고 활이나 쏘러 다니므로 친구들에게 괄시를 받았다. 

그러자 상 진은 곧 학업에 분발하여 몇 해 안 가서 공부가 크게 성취되었다.

상 진은 식년과(式年科)에 합격한 뒤에 친구들과 산사(山寺)에 가서 회시(會試) 
공부를 하였다. 

이때 상 진은 황룡이 불탑(佛榻)에 둘러 있는 꿈을 꾸고는 매일같이 새벽에 
세수하고 불탑 앞에 가서 분향하고 속으로 과거급제를 기원하였다. 

이렇게 하기를 하루도 거르지 아니하던 어느 날이었다. 

한 친구가 장난을 치려고 먼저 가서 불탑 뒤에 숨어서 상 진이 와서 기도하기를 
기다렸다가 부처의 목소리처럼 꾸며 말했다. 

"너의 정성이 갸륵하므로 회시에서 낼 강장(講章)을 내가 미리 너에게 
알려주리라."

그리고는 칠서(七書) 중에서 각각 1장씩을 들며,

"너는 다만 전력하여 이것을 외운다면 과거에 오르는 일은 염려할 것이 
없으리라." 하였다. 

그러자 상 진은,

"지시를 받자오니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하고 이후로는 오직 7장만을 외며 
밤낮을 그치지 않으므로 그 친구는 속으로 웃었다. 

그러면서도 그가 진짜 부처의 교시인 줄 알고 철석같이 믿어 과거에 낭패라도 
하게 되면 자기로 인한 탄식이 없지 않을 것을 염려하고 넌지시 말하였다.

"자네 단지 7장만 외는 데는 무슨 곡절이 있는가?"

상 진은 부처가 알려준 대로 대답하였다.

"참으로 어리석구만. 부처가 영험이 있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과거시험 출제가 만일 이 장이 아니라면 어찌 실패를 보지 않겠는가?"

그 친구가 나무라자 상 진은 웃으면서 말했다.

"성의가 투철한 바에 신명도 감응하여 이 지시가 계신 것인데 어찌 영험이 없을 
리 있겠는가?" 

그 친구는 할 수 없이 속으로 민망히 여기고 실토하였다. 

"이것은 나의 일시적인 장난이었는데 자네의 믿음이 이렇게까지 독실할 줄 미처 
생각지 못하였네. 어찌 그리도 몹시 미혹되었는가?"

그러자 상 진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렇지 않네. 나의 일편정성은 천지신명이 다 아시는 바인데 비록 강장을 
가르쳐주려 하나 자세하게 직접 가리켜 줄 수 없기 때문에 자네를 통해 대신 
가르쳐주게 한 것이니 이것은 바로 옛날에 제사지낼 때 신위 대신으로 그 자리에 
앉히던 어린 시동(尸童)이 신(神)의 말을 전하는 뜻과 같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자네의 이 일은 비록 장난에서 나온 것이나 자네가 스스로 
한 것이 아니고 실은 하늘이 시킨 것이고 신이 명한 것인데 내가 어떻게 독실히 
믿고 전력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뒤에 상 진이 회시장에 들어가니 출제한 칠서의 강장이 과연 전력한 대목과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다. 

상 진은 단숨에 마치 병 속의 물을 쏟듯이 술술 외니 여러 시관들은 크게 
칭찬하였다.

상 진은 드디어 칠순통(七純通 : 7장을 하나도 틀리지 않고 욈)으로 과거에 
급제하였다. 

《동야휘집》 

2001/05/06(13:15)





한국 Korea Tour in Subkorea.com Road, Islands, Mountains, Tour Place, Beach, Festival, University, Golf Course, Stadium, History Place, Natural Monument, Paintings, Pottery, K-jokes, 중국 China Tour in Subkorea.com History, Idioms, UNESCO Heritage, Tour Place, Baduk,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J-Cartoons, 일본 Japan Tour in Subkorea.com Tour Place, Baduk,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History, Idioms, UNESCO Heritage, E-jokes, 인도 India Tour in Subkorea.com History, UNESCO Heritage, Tour Place,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Paint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