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88조회수 : 395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2285, 줄수: 112,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88 


[오성(鰲城)과 한음(漢陰) - 화상찬(畵像찬)과 남묘참봉(南廟參奉)]   

한음의 아버지는 본래 바보 천치였다. 

오성이 한 번 놀려주려고 한음이 밖에 나간 틈을 타서 찾아가 절하고 나서 
말했다. 

"어르신께서는 화상찬(畵像찬)을 구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화상찬이 무엇인고? 자네가 해주겠는가?"   

오성이 '외면주공 중심이제(外面周孔中心夷齊) '라고 지어주니 노인은 화상찬을 
보고 무척 기뻐하였다. 

오성이 간 뒤에 한음이 돌아와 뵐 때 그 아버지가 화상찬을 내보이며 자랑했다. 

"너는 어찌 나를 위해 화상찬을 짓지 않느냐? 자상(子常 : 이항복의 자)이 나를 
위해 지었다. 너는 자상만 못하느냐?"   

한음은 보고 민망히 여기며 말했다. 

"이것은 자상이 아버님을 욕하기 위하여 장난으로 지은 것입니다." 

"자상이 어찌 장난으로 지었겠느냐?" 

"아버님의 얼굴에 얽은 부분이 많으므로 '외면은 두루 구멍〔外面周孔〕 '이라는 
뜻으로 쓴 것이지 칭찬한 말이 아니며 '중심은 오랑캐와 같다. 

〔中心夷齊〕 '는 뜻으로 놀린 것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말이지만 사실은 
놀리는 말입니다." 

그 아버지는 그럴 리가 없다고 호되게 나무랐다.   

"너는 짓지도 못하면서 남을 헐뜯느냐?"   

한음이 뒤에 오성을 만나 공손하지 못함을 책망하자 오성은 그저 웃기만 
하였다. 

오성은 또 한음이 밖에 나간 틈을 타서 그 노인을 찾아가 뵙고 말했다. 

"어르신 댁에서는 신주(神主)를 볕 쬐지 않으십니까?" 

"왜 그런 말을 하느냐?"   

"볕에 쬐이지 않으면 습기에 상하게 됩니다." 

"만일 자네가 말하지 아니하였더라면 큰일 날 뻔했네. 내 미처 그것을 생각 
못하였네." 

한음의 아버지는 바삐 의관을 정제하고 가서 사당문을 열고 신주를 꺼내어 뜰에 
늘어 놓았다. 

이때 한음이 집에 돌아와서 이 일을 듣고 민망히 여겨 바삐 가서 아뢰었다. 

"아버님께서는 어찌 이런 불경스런 일을 하십니까? 

"그 아버지는 버럭 화를 냈다. 

"너는 어찌 그렇게도 무심하냐? 네가 조상 위하는 마음이 없음을 알 만하구나. 
만일 자상의 말이 아니었더라면 큰일을 그르칠 뻔하였다." 

"이것은 자상이 장난을 친 것입니다. 어찌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 아버지가 끝내 믿지 않자 한음은 민망히 여기고 물러갔다. 

한음이 오성을 만나 또 책망했다. 

"자네는 감히 어른을 면전에서 놀리고 또한 남의 조상에게 욕이 미치게 하였으니 
자네도 사람이냐?" 

오성은 크게 웃기만 하였다. 

그 뒤에 오성은 또 한음이 없는 틈을 타서 그의 아버지를 찾아가 뵙고 말했다. 

"어르신께서는 벼슬하고 싶지 않으십니까?" 

"그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 

"자제가 주선하면 무슨 벼슬인들 못 하겠습니까?" 

"우리애는 제 몸만 영화롭게 하지 제 애비는 생각도 하지 않으니 매우 답답하네. 
자네가 나를 위해 주선해 주게나." 

"그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요즘 남묘참봉(南廟參奉) 자리가 났으니 곧 도모해 
보십시오." 

"우리애에게 말해야겠네." 

한음이 돌아오자 그 아버지는 화를 내며 말했다. 

"너는 어찌 나를 위해 벼슬을 주선하지 않느냐?" 

"공론이 있어야 되는 일이므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제 자상의 말을 들으니 남묘참봉의 자리가 비었다 하더구나. 그것이 매우 
좋다."

"이것도 자상이 장난친 말입니다. 본래 남묘참봉이란 벼슬이 없으니 
아버님께서는 곧이듣지 마십시오."

그 아버지는 정색을 하고서 한음을 꾸짖었다. 

"자상이 어찌 나를 속이겠느냐? 너만 혼자 벼슬을 하고 네 애비는 생각하지 
않으니 애비가 생원으로 늙어 죽으면 좋겠느냐?"

한음은 민망히 여기고 물러갔다. 그 뒤 한음은 오성을 만난 자리에서 그 
무례하고 공손치 못함을 나무라고 서로 웃으며 헤어졌다.

《계압만록》 

2001/06/03(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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