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93조회수 : 1122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4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4213, 줄수: 60,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93 

[절세미인의 내시 아내는]

··· 꺽은자 잘못이 아니라, 심은자가 잘못이오... 

지금부터 30여년전에 도봉구 창동 뒷산넘어 중랑천변 양지바른 산비탈에 내시(宦官)의 무덤이 수십기가 발견되어 이 지역이 소문으로만 전해오던 내시의 후손들이 집단적으로 살았던 곳으로 확인되었다.

이 말을 들은 일부 독자들은 좀 의아한 감이 들것이다. 이유는 내시란 남자로서 생식능력을 제거당한 흔히 말하는 고자들인데 어찌 후손이 있겠느냐는 말이다.

물론 의심이 날만도 하지만 인간의 본성이란 후세(後世)를 전하고 싶어하는 것이 당연한데 내시인들 어찌 후사를 잇고 싶어하는 마음이 없겠는가?

그래서 내시들도 혈족(血族)중에서 양자(養子)를 들여 대(代)를 잇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사실 내시들은 시대가 만들어낸 희생물이요 불쌍한 사람들이다. 

내시 가운데는 선천(先天)적으로 생식능력을 갖지못하여 내시가 된 경우도 있겠으나 형편이 어려운 가문을 일으키기 위하여 문중에서 회의를 하여 집안 가운데 아들이 많은 집 자녀 가운데 한 아이를 뽑아 강제로 생식능력을 제거시켜 궁중에 들여보낸 후천(後天)적인 내시들도 허다하였으니 보통 잔인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내시는 대궐에서 잡무를 보며 내명부(內命婦)의 여인들만이 기거하는 내전(內殿)까지도 드나들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어 그들의 농간으로 정사를 좌지우지한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과장(科場:과거 시험장)에 그들의 농간으로 실력도 없는 사람이 급제(及第)하는 등 말썽이 많았으니 한때는 실세의 내시와 연줄을 닿아서 과거에 급제하는 등과비방(登科秘方)이 나오기도 하였다. 

내시와 연줄을 맺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내시의 처(妻)와 줄을 통해야만 가능한 것이니 대부분의 내시의 아내들은 이러한 남자들을 친정의 피붙이라고 남편에게 소개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시의 아내들은 뇌물도 챙기게 되고 또 과생(科生)과 성적인 문란도 일어나게 되는 것이 다반사이니 이 시대의 농담거리 가운데 "내시의 처가 친척은 헤아릴 수가 없다"는 말이 생겨났다.

오늘의 이야기도 여기에 내시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과거를 눈앞에 둔 어느 건장한 선비가 낮술에 얼큰히 취하여 장안(長安)의 거대한 기와집 앞을 지나노라니 갑자기 담안에서 흰 광목자락이 던져졌다.

이에 술기분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담을 넘어 들어가니 곱상하게 생긴 계집종이 집안으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안내를 받아 방으로 들어가니 아랫목에는 금침이 깔려있고 윗목에는 기름진 안주를 갖춘 주안상이 차려져 있으며 술상옆에는 옷매시를 단정히한 미모의 중년여인이 수줍음을 머금고 눈길을 아래로 깔고 앉아 있었다.

놀라운 상황에 당황했던 이 선비도 이미 오른 술기운에 때아닌 대접을 받고보니 돌아가는 상황에 맡겨놓고 술을 거푸 몇잔을 들이키고 여인에게 수작을 걸었다.

이 여인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데 "저는 권세있는 내시의 아내로서 살림살이 풍족하여 어느 하나 어려움이 없으나 단 한가지 소원은 이 세상 모든 남녀가 누리는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모르는 것이 한이되었는데 오늘따라 남자의 품이 더욱 그리워져 계집종을 시켜 건장한 사내를 유혹해 오라고 하였더니 마침 선비께서 걸려드셨군요. 부끄러운 말씀이오나 이 불쌍한 여인의 소원을 풀어주시기를 엎드려 청하옵니다"

정숙한 자태를 유지하며 은쟁반에 옥 굴러가는 목소리로 올리는 간절한 청을 거절하기도 어렵고 또 이곳을 나가본들 마땅한 거처도 없는 선비의 처지인지라 이미 깔려진 이부자리에서 두 남녀는 한참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인데 오늘밤을 대궐에서 근무해야 할 내시가 갑자기 귀가하여 방안으로 불쑥 들어왔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몸 숨길틈도 없이 벌거벗은 채로 주인을 맞은 선비는 부끄러워 하는 기색도 없이 맨몸뚱이 그대로 당당하게 앉아서 주인을 대했다. 

어이없는 일을 당한 내시는 큰 대접에 술을 가득채워 선비에게 주니 이 선비는 단숨에 다 들이키고 마는지라 내시는 긴 칼을 뽑아 고기 한 점을 찍어서 선비입에 대니 선비는 주저함도 없이 입을 쩍 벌려 고기를 받아 우적우적 씹어먹었다.

이 대담한 태도에 오히려 내시가 질려서 당황을 하는데 선비는 한 수의 시를 지어 보았다.

일모장안대취귀(日暮長安大醉歸)
행화일점향인비(杏花一點向人飛)
군하종수번화지(君何種樹繁華地)
절자비비종자비(折者非非種者非)

해 저무는 장안길을 크게 취해 돌아가는데
한 송이 살구꽃이 사람향해 날아드네
그대는 어찌 번화한 이 땅에 나무를 심었다오
꺾은 자가 잘못이 아니라 심은 이가 잘못일세

이 선비의 당당함과 자신이 감당못할 아름다운 아내를 독수공방시킨 죄책감에 드디어 선비와 인사를 나누고 며칠뒤 과시(科試)에 이 선비를 급제시켰으니 과연 등과비방이었다.


-출처미상

2001/06/20(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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