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사랑이야기 2부 (22)

*자취생: 요즘 일들이 꼭 꿈같다. 헤 그녀하고 나란히 앉아서 사진을 찍었다.
밤에 심심해서 그녀 삐삐번호를 쳐 보았다. 내 전화번호는 남기지 않았다. 단지 남들이 잘 하는 1004라고만 쳤다.
이제 그녀는 나의 천사이기 때문이다. ~때르릉.
"여보시오."
"왜 삐삐쳤어요?"
"예?"
"나에요."
"어떻게 제가 친줄..."
"제 삐삐가 일주일만에 처음 울렸거든요."
"에..."
"제 광고문 만들었어요?"
"아직..."
"지금 무슨 일 하고 있었나요?"
"에.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두가지를 같이요?"
"두가지다 씻는 거니까. 다하고 나면 손하고 발도 좀 깨끗해져요."
"하하. (혜지야...)엄마 때문에 끊어야 겠네요."
"예. 안녕히"
"... 알았어. 지금 밀어주러 갈께... 딸깍." 뭘 밀어주러 가는 거지?
거의 다 굳어진 머리를 다람쥐 챗바퀴굴리듯 굴려 그녀 과외의 광고문구를 생각해 냈다. 그리고 워드 작성도 했다. ' 여러분은 노를 저어십시오. 전 돛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노력하는 자만이 얻을수 있다. 중학생 국어. 영어 완벽 지도. 백일장만 나갔다하면 장원먹는 실력으로 논술 문장력도 향상 시켜드립니다. **여대 국문과 최혜지' 좀 유치한가? 그래. 요즘은 유치해야 살아남는다. 황수관박사의 호기심천국에 나오는 그놈. 유아복입고 나와서 졸라 설치는 놈. 엄청 꼴보기 싫게 유치한데 일단 튀니까 살아남잖아.
오늘 아침은 참 상쾌하다. 이제 올해도 이틀남았구나.
야 너무 멋진 사진이다. 나와 그녀가 참 잘 어울린다.
"참 잘 어울리죠?"
"남자가 너무 딸리는거 같다."
"아저씨!"
"그래 잘 어울린다.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그래야지. 흑백사진은 꼭 추억속에 묻어진 해맑은 영상같다.
"아저씨. 액자는 얼마에요."
"오천원."
"그럼 네개 주세요."
"두개만 사. 한장은 앨범에 넣어놔."
"그럼 두개주세요."
"만원." 진짜 간단하게 말하네 이 아저씨. 그래 한장은 앨범에 꽂아 두자.
  
#백수아가씨: 더운물에 샤워는 온 몸을 가뿐하게 한다. 특히 오늘같이 가슴이 포근한 날은 더욱더. 시원하다.
"바톤 터치다."
"그래 이제 엄마가 해."
방안에 들어왔더니 삐삐가 와 있었다. '1004?' 푸 그녀석이구나. 내 주위에 이제는 아무도 저런 번호는 치지 않는다. 전화나 해볼까? 마침 엄마가 욕실에 들어갔으니.
전화해서 그녀석과 통화를 잠깐 하자마자 엄마가 불러서 조금 이야기하고 끊었다.
"샤워하면서 등 미는 사람은 엄마뿐일거야."
"잘 밀어. 등안미면 그게 씻는거냐."
"차라리 물받고 목욕을 해요."
"그러면 너무 힘이 들어서. 좀 힘껏 밀어."

날이 밝았다. 이제 이틀뒤면 저 해는 영문도 모르고 2000란 이름으로 바뀌겠지. 녀석이 언제쯤 삐삐를 칠까? 기다려 진다.

"안녕하세요. 저에요."
"아 예. 사진 찾았어요. 광고지도 뽑아 놓았구요."
"그래요? 에. 어디서 볼까요?"
"만화방앞에서 보는게..."
"그래요 그럼. 30분쯤 뒤에 보도록 하죠."
"예."
  
*자취생: 옷다 입고 머리도 감았고. 사진은 저 종이가방에 광고지와 함께 들어 있다. 30분동안 뭐하지?

"안녕하세요."
"안녕."
"사진 찾았아었요. 보실래요?"
"그래요. 줘 봐요."
"여기."
"후. 잘나왔네요. 액자에 끼웠네요? 흑백하고 칼라랑 하나씩."
"예. 아저씨가 한장은 앨범에 넣어두라고 해서요."
"그럼 제가 칼라액자를 가질께요."
"그러세요. 그럼"
"이 흑백사진은 유치원 앨범에 끼워놓아야 겠다. 현재씨는 어디다가 끼워놓을거에요?"
"에... 그럼 뭐 저도 유치원 앨범에 끼워놓죠 뭐."
"...유치원 어디나왔어요?"
"에... 그냥 고향집 가까이 있는 유치원이에요."
"액자는 어디 놓아둘건데요?"
"당연히 눈에 가장 잘 띠는곳에요."
"후후. 그러세요."
우쒸 잘 보지도 않는 유치원 앨범에다가 사진을 끼워두면 어떻합니까? 당신의 기억이 많이 담겨진 사진첩에다 끼워두어야지요.

"여기 광고문..."
"후후. 이글 현재가 생각해 낸거에요?"
"예. 좀 유치하나요?"
"쿠, 조금. 그래도 좋네요."
"예. 여기 제법 많이 뽑아 왔어요."
"이거 붙이러 같이 가줄거죠?"
"예." 그럼 당연히 같이 가 줘야지. 그래서 여기 풀하고 유리테이프도 사왔는데.
"저 집앞에 하나 붙여요."
"저기 누구 아는 사람있어요?"
"내 날라차기 배우던 꼬마가 저집사는데 누나가 중학생이에요."
"푸. 그래요 그럼."
"저집에도 하나 붙여요."
"저기도?"
"저집에도 중학생 있어요. 옛날에 하숙하던 집이거든요."
"이집도."
"여기는 누군데요?"
"예전에 수학 가르친놈이 있는데 그놈 동생이 이제 중삼이 될거에요."
"쿠. 아는 사람이 참 많네요."
"그냥 학교근처서 떠돌다 보니까."

그녀와 참 즐겁게 돌아다녔다. 집에 와서 액자를 내 책상위에 세워 놓았다. 제일 눈에 잘띠는 장소다.  인버터 스탠드 불빛에 작은 스크린에서 흑백영화가 비추어지고 있는거 같다. 칼라사진은 내 앨범 제일 앞에다 붙여놓았다. 붙어 있던 사진들 다 떼어버리고 말이다.
  
#백수아가씨: 30분 동안 조금 꾸몄다. 사진이 과연 어떻게 나왔을까?
흑백사진속의 그의 하얗게 드러난 목이 유난히 길게 보인다. 흑백사진속의 두 남녀는 오래된 연인같이도 보인다.
어색하게 입만 웃고 있지만 녀석의 표정이 정겹다. 이녀석 액자사진을 자주 보겠지. 이 흑백사진을 자주 본다면 유치원 그때를 기억해 낼 수도 있을까? 내가 칼라액자를 가져야 겠다. 그렇게 힌트를 주었건만 나 어디 유치원 나왔는지 묻지를 않는다. 오늘 그냥 말해 버릴까도 생각했는데... 조금 더 친해지고 나서 말해야겠다.
내 광고문구는 좀 유치했지만 맞는 말 같다. 내가 잘 가르치면 뭐하냐. 자기가 열심히 해야지. 그리고 나 장원 먹은적은 한번도 없는데... 상장 내놔 봐라 그러면 어떻하지?
만화방 앞부터 시작해서 광고문을 여기저기 눈에 띠는 곳에다 붙였다. 녀석이 중학생 있는 집을 상당히 많이 알고 있었다. 도움이 될 것 같다.
액자는 내 책상 책꽂이 안쪽에다 넣어두었다. 그리고 책으로 가려놓았지. 아무래도 엄마 때문에 내 놓지는 못하겠다. 흑백사진은 유치원 앨범 그곳에 끼워 두었다. 흑백으로 보니까. 아까 칼라의 그것보다는 훨씬 닮아 보인다.
입만 웃는 어색한 표정이 너무 닮아 보였다. 그리고 긴것 같은 목선도...
  
*자취생: 마지막 면접이 일월 오일로 잡혔다. 책을 좀 봐야겠다.

#백수 아가씨: 일월 사일부터 바빠지겠다. 오늘 바로 연락이 왔다. 남자중학생 하나랑 여자중학생하나를 가르치게 됐다. 둘다 이제 중삼이 된다고 한다. 오전에는 자동차 학원가고, 월, 수, 금 오후는 얘들을 가르쳐야 한다.

(저 남자 중학생이랑 여자 중학생을 주인공으로 해 내 중학교때 짝사랑하던 여학생을 생각하며 어느 중학생의 풋사랑이란 제목으로 담에(한달쯤뒤나 될까? 궁지기신도 쓰야 하는데.. 공부는 언제 하지? 우리엄마 이 사실 알면 나 맞아 죽는데..) 작은 소설하나 쓰지요.)

23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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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자: 이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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