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의 사랑이야기 2부 (6)
  
자취생: 어제의 장거리여행피로 때문일까? 아침에 못일어나겠다. 대출의 유혹이 바다파도처럼 밀려온다. 아버지의 공부열심히하라는 당부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그래요 아버지 일어날께요. 일어나니 아주 낯설게 먹을게 많다. 아침에 고기 구워먹은게 몇달만이냐? 학교 가는데 눈이 소복히 쌓여 있다. 어제 내가 지나온 길이 보기싫게 자욱나 있었다. 고기 먹은거 때문에 학교강의실서 수업받다가 잤다. 우리과 유일의 여학생뒤에서... 참 신기하다. 일어나니 교수도 바껴있었고. 앞에 여학생도 없다. 펼쳐있던 책을 넣고 다른 책을 꺼냈다. 출석에 답하고 또 잤다. 한참 잘 자고 있는데 친구녀석이 깨웠다. 다음 수업은 강의실을 옮겨야 된다. 수업이 빨리 끝났다. 친구가 밥먹으러 가자고 했다. 교내식당에서 밥탈려고 줄서고 있는데 이쁜 여학생이 지나갔다. 친구가 나를 툭 치더니 "저 여자 졸라 이쁘지 않냐?" 그런다. 이쁘네. 친구한테 물었다. 너 도서관 가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뭐냐고? 도서관에는 레포트 빌리러 가는 경우가 제일 많다고 그랬다. 내 친구다운 답이다. 아. 맞구나.. 불쌍한 공대생들. 드디어 유머시리즈에 올랐다. 학교를 파했다. 내일부터는 수업도 별로 없다. 오늘 수업시간에 잔거 때문에 아버지께 미안한 맘 금할 길 없다. 만화방에 누가 아르바이트 하는지 궁금했다. 달려갔다. 만화방 간판밑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요즘 자주 넘어져서 적응이 되었나? 별로 아프지 않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낙법을 연마했나보다. 주위를 둘러 보았다. 혹시 그녀가 이 쪽팔리는 상황을 보지나 않았나해서다. 다행히 그녀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옆에 지나가던 아줌마가 다큰놈이 쇼한다는 식으로 웃고 지나쳤다. 상관없다. 하루 이틀 쪽팔고 사냐. 그녀의 모습이 보고싶다. 시간도 그녀가 자주 만화방들리는 시간이다. 만화방문을 열고 들어섰다. 만화방을 먼저 둘러 보았다. 그녀가 없다. 아직 안왔구나. 고개를 돌려 카운터를 보았다. 어라? 나의 그녀가 왜 저기 앉아 있지? 그 아저씨는 어딜간거야? 떨리는 맘으로 그녀와의 첫대화가 이루어졌다. "주인 아저씨는 어디 갔나요?" "예..." "아가씨는 그기서 뭐 하는데요?" "만화방 봐요" 무뚝뚝한 여자네. "아가씨가 왜 만화방 보는데요?" "취직했어요."라며 나를 뚜러지게 쳐다보았다. 아 그녀가 아르바이트생이구나. 휴 다행이다. 아직 연마되지 않은 날라차기 더 연마할 수 있겠다. 시간 티켓을 받아 자리로 갔다. 만화방에 온통 남자들 뿐이다. 더군다나 여러놈의 시선이 여기로 향하고 있다. 으아악 안돼.. 더 큰일이다. 이 많은 놈들을 상대로 모두 날라차기를 보여줘야 한단 말이냐. 차라리 카운트보는 사람이 제비같은 놈인게 낫겠다. 만화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작전을 세우고 앞으로 더욱더 노력해야겠다. 카운터에 앉아 있는 그녀가 오늘은 더 예뻐보이면서 불안하다.

만화방총각: 아침에 일어나니 세상이 온통 하얗다. 어머니가 먹을걸 싸놓으셨다. 그리고 힘들지만 참고 견더보라 하셨다. 아침에 아버지차를 타고 만화방으로 왔다. 아버지는 차안에서 내내 내손을 잡고 계셨다. 이 대목은 우리아빠차는 기사가 있다는걸 나타낸다. "아빠. 담에 또 갈께." 그러고 아버지께 인사를 했다. 아버지는 건강조심해라는 말과 함께 회사로 출근을 하셨다. 만화방문이 잠겨있다. 만화방앞 간판밑에는 깨끗하게 눈이 쌓여있다. 담배를 물고 하늘을 보았다. 아직 흐리다. 날씨도 꽤 춥다. 정경이 생각이 난다. 그녀는 눈을 참 좋아했는데... 그리고 겨울을 가장 사랑했다. 한때는 스키장에도 같이 갔었다. 눈위에다 내가 그녀이름을 그리면 그녀는 그 이름뒤에다 '이는 이병이를 좋아해'라고 그려주었던 기억이 생각난다. 훗. 소복히 쌓인 눈위에다 그녀이름 한번 써보았다. 그리고 바로 발로 꼬옥밟아 이름을 지웠다. 문을 열고 만화방으로 들어갔다. 만화방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카운터에는 하얀 봉투 세개가 있었다. 한봉투에는 지폐가 있었고, 다른 한봉투에는 은색동전이 또다른 한봉투에는 구리빛동전이 들어있었다. 구리빛 동전봉투에 혜지씨의 글로 보이는 10시에 집에 갑니다. 오늘 번 돈입니다. 라고 짤막하게 적혀 있었다. 장부에는 깨끗하게 빌려간 책들이름이 정리되어 있다. 야! 이아가씨가 날 감동시키네... 옷을 갈아입고 카운터에 앉았다. 카운터밑에 숨겨논 공책을 꺼내어 소설을 쓸려고 했다. 하지만 또 정경이에 대한 시와 내마음 몇자만 적고 말았다. 그리고 최혜지란 이름도 작게 적었다.

백수아가씨: 만화방에 출근을 했다. 만화방 간판 밑의 눈쌓임이 유독 반들하다. 누가 밟아 놓았다. 미끄럽겠다. 조심해야지. 이병씨는 내가 오자 보던 공책을 덮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또 어디를 갔다. 참 대화하기 힘드네. 만화방을 보고 있는데 밖에서 쿵소리가 났다. 누군가 눈에 미끄러져 넘어졌나보다. 아까 반들하게 밟아놓은 간판밑이 의심스럽더니만 결국 한명 넘어졌구나. 조금 뒤 낯이익은 녀석이 만화방을 뛰쳐 들어왔다. 저녀석이 넘어졌나보다. 바보같은놈. 뭔가 따지듯 나한테 말을 걸었다. 이녀석쯤이야 튕굴수 있는 배짱이 아직 남아 있다. 최대한 무뚝뚝하게 답을 해주었다. 머리를 긁적이더니 시간표를 끊어갔다. 그녀석 시간표에 지금시각보다 30분정도 후의 시각으로 적어주었다. 근데 이녀석이 빨리 나갔다. 시간표를 보니 겨우 오분봤다. 돈받아 말아? 실제 시간을 적용해 40분의 값을 받을까? 그냥 300원만 내라고 했다. 이상하다는 듯 300원을 내고 또 머리를 긁적인다. 잘가라.

자취생: 도저히 안되겠다. 집에가서 작전을 세워야겠다. 이런 늑대들 소굴에 그녀를 홀로 두고 나온다는게 마음이 아프지만 여기서 한가하게 만화책볼때가 아니다. 40분을 봤는데 10분값만 내라고 그랬다. 시간표를 보니 정말 들어온지 10분밖에는 되지를 않았다. 아직 초보라 시간을 잘못 적었나보다. 천이백원을 낼려고 했는데 굳이 그녀가 10분값만 받았다. 만화방을 나왔는데 아까 넘어졌을때 날보고 웃었던 아줌마가 20킬로그램 쌀봉지를 들고 가고 있었다. 그 아줌마가 날보며 무겁다는 듯 애처로이 날 쳐다보았다. 아까 날보고 웃었던거 때문에 못본척 할려고 했는데... 내가 워낙 착하다보니. 어쩔수 없었다. 들어줘야겠다. 내가 들어줄테니 어디가냐고 물어보았다. 그 아줌마가 그말을 기다렸다는 듯 저기 저골목으로 가면 된다고 그랬다. 우리집과는 반대방향의 골목이다. 집안에까지 들어다 주었다. 아늑한 분위기의 집이다. 그 아줌마가 무척 고맙다며 나보고 착한 학생이라고 그랬다. 당연하쥐. 그리고 박카스 한병과 초코파이를 먹으라며 주었다. 내가 고맙다고 그러고 몇마디 했더니만 억양이 경상도 사람같네 그러셨다. 그 아줌마도 한때 경상도에서 살았다고 했다. 아직 난 서울말이 능숙지 않나보다. 몇마디 좀 길게 말하면 꼭 고향이 어딘지 물어보는 사람이 생긴다. 그 집을 나오는데 베란다 빨래걸이에 옷가지 몇개와 부라자 세개가 걸려있다. 눈왔는데 안에서 말리지. 에고 야해라. 한개는 좀 크고 두개는 그것보다는 작고 세련되어 보였다. 이집에 딸이 있나보다.

7편에 계속 이어집니다.

--------------------------
원작자: 이현철


한국 Korea Tour in Subkorea.com Road, Islands, Mountains, Tour Place, Beach, Festival, University, Golf Course, Stadium, History Place, Natural Monument, Paintings, Pottery, K-jokes, 중국 China Tour in Subkorea.com History, Idioms, UNESCO Heritage, Tour Place, Baduk,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J-Cartoons, 일본 Japan Tour in Subkorea.com Tour Place, Baduk,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History, Idioms, UNESCO Heritage, E-jokes, 인도 India Tour in Subkorea.com History, UNESCO Heritage, Tour Place,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Paint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