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68조회수 : 503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2772, 줄수: 114,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68 


智計妻羞

어떤 권문(權門) 재상가(宰相家)의 규수 하나가 있었다. 그는 몹시 총명하고 
영리하였으며 시서와 침공(針工)에 통하지 못한 것이 없었다. 

그러나 그에게도 하나의 결점이 있었다. 성격이 몹시 비좁아서 외통으로 뚫린 그 
고집은 만일에 제 뜻대로 아니될 때는 비록 부모의 앞에서라도 화를 발칵 내곤 
하였다. 그러니 그 나머지 노복들에겐 더 말할 나위 없었다. 

이러한 소문이 전파되자 문안의 수많은 귀공자들이 장가들기를 꺼리는 것이었다. 
부모가 그의 혼사가 늦어짐을 걱정하여 그의 잘못된 성격을 책하면 그는 
대답하기를, 

『인생이 겨우 100년이어늘 어찌 부부의 낙을 위해서 자기를 굽히고 기운을 
상(傷)하게 할 수 있으리까. 다만 길이 어버이의 슬하에서 모시려 합니다.』 

하고 스스로 규중(閨中)에서 늙기를 원하는 것이었다. 부모 역시 사랑에 빠져 
깊이 책하지도 못하였다. 

그러나 딸을 규중에서 헛되이 늙히기에는 어려웠다. 이렇게 걱정을 하는 
무렵이었다.

어떤 매파(媒婆) 하나가 통혼을 해 왔는데, 그는 가난이 심하고 의탁할 곳이 
없으나 문벌이 서로 알맞았으므로 재상은 곧 허혼을 하였다. 

화촉을 밝히는 그날밤이었다. 

신랑이 생각하기를, 

『어찌 사내로 태어나서 하나의 여자를 누르지 못할 수 있으리요.』 

하고 한 계교(計巧)를 마련하였다. 원앙금침 속의 단꿈은 이루어졌다.

신랑은 가만히 신부의 이불 속에 똥덩이 하나를 묻어 두고 자기의 이불 속으로 
돌아왔었다. 이윽고 신랑이, 

『고이하이, 고약한 냄새가 어디에서 나는지?』 

하고 중얼거렸다. 이러한 신랑의 말을 수면 중에 들은 신부는 홀로 냉소를 
지었을 뿐이다. 

그러다가 점차로 자기의 이불 속에서 똥덩이가 있음을 깨닫고 얼굴이 붉고 
마음이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면서, 

『내 잠이 몹시 포근하여 그것이 흘러나온 것을 깨닫지 못했어요.』 

하고 머리를 굽혀 말이 없는 것이었다. 신랑은 웃으면서, 

『젊은 나이에 잠에 곤하여 오물을 흘림은 역시 예사라고 생각하오. 하물며 우리 
부부의 사이에 어찌 서로 혐의를 둘 것이 있겠어?』 

하고는 이내 종년을 불러 께끗이 정리하였다. 이로부터 신부의 기질은 숙여들어 
비록 종년들에게 책할 일이 있다 해도 마음에 그 첫날밤 일이 생각에 걸핏 
떠올라 문득 함구무언하여 양순한 사람이 되곤 하였다. 

신랑이 뒤에 과거에 올라 벼슬이 판서에 올랐다. 그 동안에도 부인이 더러 
불손한 일이 있을 때에는 문득 그 일을 들어 입을 열고자 하면 부인은 곧 
수두상기(垂頭喪氣)를 하여 일평생 기를 죽인 채 지나고 말았다. 

전날의 신랑은 어언간 나이가 일흔이 넘어서고 아들 셋이 모두 정경(正卿)이 
되었을 뿐 아니라 그 해에 회혼의 날을 맞이하였다. 

자녀들을 앞에 세워 놓고 늙은 재상은 입을 열었다. 

『내 이제 나이가 늙어 남은 시일이 얼마 없고 이런 기쁜 자리가 마련되었으니 
무슨 은위(隱諱)할 일이 있겠느냐?』 

하고 그의 아들을 가리키면서, 

『너의 엄마가 처녀시절에 호방한 기개가 하늘을 찔러 그를 누를 사람이 
없었으므로, 성중(城中)에 수많은 귀공자들이 모두들 장가들기를 꺼렸으나, 
나홀로 구혼을 하여 첫날밤에 이러이러 하였으므로 여태가지 양순하기 짝이 없어 
집안이 태평하였던 거야.

내 만일에 그렇지 않았더라면 그 사이에 몇 차례의 전쟁이 벌어져 부부가 제각기 
흩어져 버렸을지는지도 몰랐을 거다.』 

하고 말을 끝내자 박장대소를 하였다. 그의 부인은 애매하게도 5, 60년 사이를 
기만 속에 살아 왔던 나머지에 이제 비로소 명백한 연유를 듣자 크게 노하여 
재상의 수염을 잡아 힘껏 발악을 하여 수염이 다 빠지자 민숭민숭한 턱 밑에서 
번쩍번쩍 광채가 나는 것이었다.

그는 부끄러운 한편 노염도 생겼으나 어떻게 할 길이 없어 일어나서 사랑으로 
나가버렸다.

그 이튿날 조회차(朝會次) 조반(朝班)에 올랐을 때 임금이 그의 수염이 하나도 
없음을 보고는 놀라 묻기를, 

『경(卿)은 어인 일로 하룻밤 사이에 그 꼴이 되었는고?』 

하였다. 재상은 곧 그 실사(實事)로써 어전에 주달하였다. 임금은 크게 노하여, 

『대신의 체중한 처지에 어찌 이런 무례한 아내의 소위가 있을 수 있단 
말인고?』 

하고는 곧 사약을 내렸었다. 금부도사가 약사발을 받들고 그의 집에 이르렀다. 
온 집안이 황황히 부인에게 여쭈었더니 부인은, 

『나의 죄는 면하기 어렵고 위의 뜻을 어찌 거역하리.』 

하고는 곧 뜨락으로 내려 꿇어앉아 달갑게 약그릇을 받아 한번 들켜 다하고 
보니, 이건 곧 이진탕(二陳湯)이었다.

금부도사가 복명을 한 뒤에 재상은 그 지난 일을 상세히 주달하였더니 임금은 
크게 웃으면서, 

『참으로 여중호걸이군. 경의 슬기가 아니었던들 누르기는 어려웠을 거야.』 

하고 차탄의 소리를 거듭하였다. 

기문(奇聞)에서 

2001/03/15(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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