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69조회수 : 505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4231, 줄수: 119,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69 


[정신없는 사람]

옛날에 아주 정신이 없는 사람이 살았대. 이 사람은 어찌나 잊어버리기를 잘 
하는지, 제 성과 이름자도 곧잘 잊어버린단 말이야.

다른 것이면 몰라도 사람이 제 성을 잊어버린대서야 사람 구실을 할 수 있나. 
보다 못한 아내가 옷고름에다 배를 하나 매달아 주었어.

이 사람 성이 '배'씨거든. 언제든지 옷고름만 내려다보면 배가 매달려 있을 
터이니 그걸 보고 제 성을 알아내라고 말이지. 

하루는 사랑에 손님이 들어서 서로 수인사를 하게 됐지. 손님이 먼저,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김가라고 합니다." 

하고 성을 대는데, 이 사람은 그새 성을 잊어버렸거든. 성을 알아내려고 저고리 
옷고름을 내려다보니, 언제 떨어졌는지 배는 뚝 떨어지고 꼭지만 달랑 남아 
있단 말이야. 

'응, 꼭지가 달려 있으니 내 성은 꼭지렷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한다는 말이, 

"예, 제 성은 꼭지가 올시다." 

하더라나. 

이 사람이 하루는 나들이를 가게 됐어. 옛날에는 남자들이 길을 떠날 때 
담뱃대를 가지고 다니게 마련이지. 

이 사람이 담뱃대를 들고 활갯짓을 하며 걸으니까 담뱃대가 앞으로 왔다 뒤로 
갔다 할 게 아니야? 손이 뒤로 가서 담뱃대가 안 보이면, 

"어, 내 담뱃대 어디 갔나?" 

하고, 손이 앞으로 와서 담뱃대가 보이면, 

"아, 여기 있구나." 

하더래. 이렇게 손이 왔다갔다 할 때마다, 

"어, 내 담뱃대 어디 갔나?" 

"아, 여기 있구나." 

"어, 내 담뱃대 어디 갔나?" 

"아, 여기 있구나." 

이러면서 길을 가더라나. 

이렇게 가다 보니 덥기도 하고 다리도 아파서 쉴 곳을 찾는데, 마침 시원하고 
맑은 개울물이 보이더란 말이야.

이 사람이 갓과 옷을 벗어 나무에 걸어 놓고, 신을 벗어 바위 위에 얹어 놓고, 
개울물에 들어가서 목욕을 했겠다.

목욕을 잘 하고 나와 보니 나무에 제가 벗어 놓은 갓과 옷이 있거든. 

"어라, 웬 정신없는 사람이 여기다 이런 걸 벗어 놓고 갔지? 이건 내가 
입어야겠다."

옷을 입고 갓을 쓰고 나서 보니, 바위 위에 제가 벗어 놓은 신이 있거든. 

"얼씨구, 신도 벗어 놓고 갔네? 이건 내가 신어야지." 

이 사람이 횡재를 했다고 아주 좋아하면서 가더래.

그렇게 가다가 길에서 중 한 사람을 만났어. 서로 인사를 한다는 게 제 성도 
모르니까 제 말은 않고, 

"어디 사는 스님이오?" 

하고 묻기만 했지. 

"북산 너머 태고사에 사는 중이올시다." 

중이 공손하게 대답을 해줬어. 

"응, 북산 너머 태고사에 사는 스님이라." 

정신없는 사람이 이렇게 중얼거려 보지만 몇 걸음도 못 가서 잊어버리거든.

어디 사는 중인지 잊어버리는 건 고사하고, 제가 물었던 것까지 깡그리 
잊어버린단 말이야. 그러니, 

"어디 사는 스님이오?" 

하고 또 묻지. 

"북산 너머 태고사에 사는 중이올시다."

중이 이번에도 대답을 해주지만, 얼마 못 가서 또 잊어버리고 물어. 그러니 
하루 내내, 

"어디 사는 스님이오?" 

"북산 너머 태고사에 사는 중이올시다." 

하면서 가는 거지. 중이 똑같은 대답을 자꾸만 해주다 보니 은근히 부아가 나서 
언젠가 한 번 곯려 주리라 마음먹었어. 

그렇게 가다 보니 마침 날이 저물어서 함께 주막에 들게 됐지. 하룻밤 잘 자고 
중이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 사람이 아직 정신없이 자고 있거든.

중은 이 사람 머리를 박박 깎고 자기가 입고 있던 장삼을 벗어 입히고 손에는 
목탁을 들려 놓고 가버렸어.

이 사람이 일어나서 사방을 휘휘 들러보더니, 

"어, 중은 여기 있는데 나는 어디 갔나? 중을 혼자 남겨 두고 내가 도망가 
버렸군." 

하더라나. 하하하.


-출처미상

2001/03/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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