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72조회수 : 437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2314, 줄수: 118,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72 


옛날에 나이 아홉 살에 과거에 장원급제해서 작은 고을의 원이 된 아이가 있었대. 얼마나 
똑똑했으면 그 어린 나이에 벼슬을 했을까마는, 그 고을 이방은 나이가 어리다고 이 어린 
원님을 깔보았던 모양이야.

더구나 이방이 욕심 많고 사나워서 백성들에게서 터무니없이 많은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알게 된 어린 원님이, 

"이제부터는 내 허락 없이 백성들에게 세금을 거두지 마시오." 

하고, 그 다음부터는 세금을 줄여 공평하게 거두니 더욱 심술이 났단 말이야. 세금을 많이 
거두어야 저 가로챌 몫이 떨어지는데, 그걸 못 하게 되었으니 그렇지. 

그래서 이방은 어떻게 하면 저 어린 원님을 자기 손안에 넣고 마음대로 쥐고 흔들까, 
자나깨나 궁리를 했어.

그러자면 저 어린 원을 골탕먹여서 우선 기를 콱 꺾어 놓아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이방이 
잔꾀를 부렸지. 하루는 가깝게 지내는 중을 불러다 놓고 일을 꾸몄단 말이야. 

"쓰고 다니는 굴갓(벼슬한 중이 쓰던 댓살로 만든 갓)을 없애 버리고, 굴갓을 잃어버렸으니 
찾아 달라고 송사를 걸어 보시오. 제 아무리 똑똑한 아이라도 없는 굴갓을 찾아내지는 못할 
터이니." 

그래서 중이 어린 원님을 찾아갔지. 

"소승이 쓰고 다니던 굴갓이 회리바람에 날아가 버렸으니 찾아 주십시오." 

"혹시 스님이 갓끈을 느슨하게 매어서 잃어버린 게 아니오?" 

"끈을 튼튼하게 매었는데도 바람이 하도 세게 불어서 끊어져 버렸습니다." 

중이 눈 하나 깜짝 않고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하는데, 이 중이 이방과 가깝게 지내는 걸 
아는 어린 원님은 무슨 꿍꿍이속인지 얼른 눈치를 챘지.

그래서 대뜸 사령을 불러 영을 내리기를, 

"사령들은 어서 강에 가서 사공을 둘만 데려오시오."

한단 말이야. 굴갓을 잃어버렸다는데 난데없이 사공은 웬 사공인가 하고, 좌우가 모두 
수군수군하지. 한참 뒤에 뱃사공이 영문도 모르고 불려 왔어. 

"사공은 들으시오. 만약 배가 남쪽으로 가야 하는데 마파람이 불면 어떻게 하오?" 

"그야 된바람이 불라고 빌지요." 

"만약 배가 북쪽으로 가야 하는데 된바람이 불면?" 

"그 때는 도로 마파람이 불라고 빌지요." 

그러니까 원님은 싱긋 웃더니 이렇게 판결을 내리는 거야. 

"이제 보니 회리바람이 분 것은 모두 사공들 때문이군. 바람이 한 쪽으로 불고 싶어도 
사공이 자꾸 이쪽으로 불어라, 저쪽으로 불어라 하고 비니까 갈피를 못 잡고 회리바람이 
부는 것 아니겠소?

회리바람이 안 불었으면 굴갓을 잃어버리지도 않았을 터이니, 사공들이 스님의 굴갓을 새로 
지어 줘야겠오." 

듣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어리둥절해지지. 회리바람에 날아간 중의 굴갓을 애꿎은 사공더러 
물어내라고 하니 당치 않은 판결이 아니고 뭐야?

사공들도 눈이 둥그래져서 멍하니 서 있는데, 어린 원님이 한마디 덧붙이는구나. 

"그런데 굴갓이 다시는 바람에 날려 가지 않도록 좀 크고 묵직하게 만들어야겠소.

그러니 댓살로 만들어서는 안 되겠고, 아예 흙을 구어서 만드는 게 좋겠소. 그리고 갓끈도 
쇠줄로 만들어 달면 끊어지는 일은 없겠지요.

그제야 어린 원님의 속뜻을 알아차린 사공들이, 

"예, 분부대로 얼른 만들어 오겠습니다." 

하고 신바람을 내며 달려나가더니, 조금 뒤에 흙을 구어서 큼직한 굴갓을 하나 만들어 
가지고 쇠줄가지 달아서 낑낑거리며 들고 오거든. 

"자, 사령들은 어서 저 스님에게 이 굴갓을 씌워 드리도록 하오." 

사령들이 달려들어 굴갓을 씌우려 하니 중이 그만 기겁을 하는구나.

그 무거운 걸 썼다가는 머리가 온전하게 붙어 있지 못할 거 같단 말이지. 납작 엎드려 손이 
발이 되도록 비네. 

"사또, 용서해 주십시오. 사실은 이방 나리가 하라는 대로 거짓말을 했습니다." 

모여 섰던 사람들 눈길이 모두 이방에게로 쏠리니, 이방은 얼굴이 벌게져서 먼산만 
바라보고 서 있을 수밖에. 

원님은 이방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점잖은 이방 어른이 그런 짓을 시킬 리 있겠소? 또 그게 사실이라 해도 다 큰 어른이 남이 
시킨다고 아무 짓이나 하면 되겠소? 

스님은 저 굴갓 값과 사공들 하루 품삯이나 치르고 어서 물러가시오." 

하고는, 무안해서 서 있는 이방을 보고, 

"이방은 밭에 가서 수숫대 하나만 잘라다 주시오. 자른 수숫대는 반드시 소매 속에 넣어 
가지고 오시오." 

하거든. 이방이 수숫대를 잘라 오는데, 이게 길어서 소매 속에 들어갈 수 있나. 할 수 없이 
한쪽 끝만 소매 속에 넣고 나머지는 덜렁덜렁 들고 오니까, 

"그 수숫대가 몇 년이나 자란 것인가요?"

하고 묻겠지. 이방이, 

"일 년 자란 것이지요."

하니, 어린 원님이 깔깔 웃으면서 손뼉을 쳐, 

"그래, 기껏 일 년 자란 수숫대도 소매 속에 넣지 못하면서 아홉 해나 자란 나를 손안에 
넣으려고 한단 말이오?" 

이방은 쥐구멍을 찾고, 모여 섰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을 했대. 그 뒤부터 
이방은 찍 소리 못하고 고분고분해지더라는군.

-출처미상

2001/04/11(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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