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78조회수 : 519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2124, 줄수: 138,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78 


[왕굴장굴대]

왕굴장굴대 이야기 들어 봤나? 왕굴장굴대라고 하는 것은 사람 이름인데, 이 
사람이 남의 집 종살이를 했어.

한 번은 쥔네 도령이 과거 보러 가는데 왕굴장굴대가 경마잡이로 따라가게 됐어.

쥔네 도령은 말을 타고 왕굴장굴대는 말고삐를 잡고, 이렇게 갔지.

말에다 밥광주리를 달고 가는데, 한참 가다 보니 배가 고프거든. 그런데 쥔네 
도령은 밥을 저 혼자만 먹고 종한테는 한 술도 안줘. 그래서, 

"도련님, 저도 배가 고픕니다요." 

"이놈아, 양반 배가 고프지 종의 배도 고프다더냐?" 

하면서 길 재촉만 하거든. 왕굴장굴대가 주인 소피 보러 간 사이에 남은 밥을 
죄다 퍼 먹고 대신 똥을 가득 넣어 놨어. 그러고 또 길을 가는데, 

"도련님, 밥이 오래 되면 똥이 된대요. 그러니 어서 남은 진지 드십시오."

했단 말이야. 주인이 또 한 술 먹어 볼까 하고 밥 광주리를 열어 보니 죄다 
동이거든. 

"이크, 이게 웬 똥이냐?" 

"그것 보십시오. 밥이 오래 되면 똥이 된다고 그러지 않습니까요?"

그러고 또 길을 가다가 주인이 돈을 주면서 떡을 사 오라네. 떡을 사 오면 저 
혼자 먹을 게 뻔하지.

왕굴장굴대가 떡을 사가지고 오면서 손으로 뒤적뒤적 만지며 온단 말이야. 

"이놈아, 더럽게끔 왜 그러느냐?" 

"오다가 머리가 가렵길래 긁었더니 이가 빠진 모양입니다요." 

"에이, 이놈. 너나 처먹어라." 

그래서 떡을 저 혼자 다 먹었어. 그러고 또 길을 가다가 주인이 돈을 주면서 
술을 사 오라네. 술을 사 오면 저 혼자 다 먹을 게 뻔하지.

왕굴장굴대가 술을 사 가지고 오면서 손가락으로 휘휘 저어. 

"이놈아, 더럽게시리 왜 그러느냐?" 

"오다가 콧물이 떨어져서 그걸 건저 내려고 그럽니다요." 

"에이, 이놈. 너나 처먹어라." 

그래서 술을 저 혼자 다 먹었어. 주인이 한참 동안 아무것도 못먹어서 배가 
고프거든. 왕굴장굴대를 주막집밖에 세워 놓고 혼자서 밥 먹으러 들어가네.

왕굴장굴대가 말고삐를 잡고 서 있으니 나뭇짐을 덩그렇게 진 나무장수가 
헐떡헐떡하면서 지나가거든. 

"옛소, 이 말에 짐 싣고 가오." 

하고 나무장수에게 말을 줘버렸어. 그리고 고삐만 풀어 쥐고 서 있지. 주인이 
밥을 다 먹고 나와 보니 종이 빈 고비만 잡고 서 있단 말이야. 

"이놈아, 말은 어떻게 하고 고삐만 쥐고 섰느냐?" 

"어라, 아까는 말이 달려 있었는데 언제 없어졌지?" 

그러니까 쥔네 도령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왕굴장굴대를 집으로 돌려보냈어. 
돌려보내면서 왕굴장굴대 등에다가 글자를 쓰기를, 

'이놈은 주인 먹을 것을 다 가로채고 말까지 팔아먹은 놈이니 돌아가는 대로 
대려 죽이라.' 

고 써서 보냈단 말이야. 왕굴장굴대가 집으로 돌아가다가 길에서 스님을 
만났지. 

"스님, 제 등에 글자가 있는데 뭐라고 써 놨는지 보십시오." 

스님이 등에 쓴 글자를 줄줄 읽는데, 들어보니 집에 돌아가면 죽을 판이거든. 

"아이고 스님, 저 좀 살려 주십시오. 배가 고파 도련님 잡술 것을 제가 먹고, 
나무장수가 하도 힘들어 보이기에 말을 줬더니 그 죄로 죽게 됐습니다요." 

"그만 일로 사람을 때려 죽이라 하다니 참 고약한 주인이군. 내 이 글을 말끔히 
지우고 다시 써 주지." 

스님이 등에 글을 다시 쓰기를, 

'이 사람 덕분에 과거에 급제했으니 돌아가는 대로 면천하여 누이동생과 혼인을 
시키고 논마지기나 떼어 주라.' 

고 썼어. 

왕굴장굴대가 집에 돌아와서 등에 쓴 글을 보이니 집안 사람들이 그대로 해줬지.

그래서 잘 사는데, 뒤늦게 쥔네 도령이 과거에 낙방하고 돌아와 보니 그 꼴이란 
말이야. 괘씸하기 이를 테 없어서 이놈을 당장 죽이리라 하고, 왕굴장굴대를 
망태 속에 넣고 꽁꽁 묶어 가지고 산에 올라가 연못에 내던졌어.

그런데 망태가 떨어지다가 연못가 대추나무에 걸리는 바람에 거기에 대롱대롱 
매달렸지. 

왕굴장굴대가 대추나무에 매달려 있는데 마침 유기장수가 유기짐을 지고 다리를 
절룩절룩 하면서 지나가거든. 왕굴장굴대가 유기장수 들으라고 일부러 큰 
소리로, 

"어허, 좋을시고. 절던 다리 다 나았네. 어허, 좋을시고."

하니 다리 저는 유기장수 귀가 번쩍 띄지. 

"여보, 그게 무슨 소리요?" 

"내가 오랫동안 다리를 절었는데, 누가 이러고 있으면 낫는다 해서 해봤더니 
과연 멀쩡하게 나았지 뭐요." 

"아이고,, 그거 나도 좀 해봅시다." 

유기장수가 유기짐을 벗어 놓고 달려들어 망태에 든 왕굴장굴대를 꺼내 놓고 
제가 들어가 앉는구나. 그 사이에 왕굴장굴대는 유기짐을 지고 가면서, 

"이 유기는 내가 대신 팔아 줄 테니 마음 푹 놓고 앉아 있으시오."

하고는 주인집으로 썩 들어갔어. 주인네 식구들은 연못에 던진 종이 다시 
살아오는 걸 보고 기절초풍을 하지. 

"이놈아, 연못에 빠져 죽은 놈이 웬일이냐?" 

"웬일이나마나 주인마님 덕분에 부자 됐습니다요. 연못 속에 들어가 보니 이런 
유기가 한도 끝도 없이 널려 있지 않겠습니까요? 다가져 올 수 없어서 우선 한 
짐만 지고 나왔습지요." 

주인네 식구들이 그 말을 듣고 저도 유기 줍겠노라고 우르르 달려가 연못 속으로 
풍덩풍덩 뛰어들지. 왕굴장굴대는 유기장수 매달린 곳에 가서 유기짐을 돌려 
주고 아주 먼데로 가서 잘 살았단다.


-출처미상

2001/05/0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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