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84조회수 : 785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2653, 줄수: 113,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84 

[이상한 지팡이]

옛날 옛적 어느 산골에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단둘이서 살고 있었더래. 
시어머니는 아들 하나 낳고 과부가 되어 아들 키우는 낙으로 살았는데, 며느리는 
시집온 지 한 달만에 남편을 잃고 청상이 되어 두 과부가 사는 거지. 

두 과부가 날이면 날마다 무명 길쌈을 하는데, 시어머니가 목화를 가져다가 
씨아로 씨를 빼면, 며느리가 물레로 실을 자아 베틀로 베를 짰어. 

베를 짜서 고운 무명베를 폭폭이 말라다가 옷을 지었어. 옷을 지어 산지 사방 
이웃에게 나눠줬지.

큰 옷은 어른 주고 작은 옷은 아이 주고, 중의는 지어서 남정네 주고 적삼은 
지어서 여인네 주고, 이렇게 여럿에게 나눠줬단 말이야. 

그러니까 이웃 사람들이 '저 집 두 과부는 무명베도 곱게 짜지만 마음씨는 더 
곱다'고 칭찬이 자자했어. 

하루는 두 과부가 마루에 앉아 물레로 실을 잣고 있는데, 웬 늙은 스님이 동냥을 
왔어. 동냥을 와서 목탁을 두드리며 염불을 외거든. 며느리가 얼른 뒤주에서 
쌀을 한 됫박 퍼다가 스님에게 갖다 줬어. 

그런데 웬일인지 스님은 받지 않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하더래. 쌀이 적어서 
그런가 하고 뒤주 밑을 박박 긁어 쌀을 있는 대로 다 퍼다 줬어. 그래도 받지 
않고 가만히 서 있기만 하더래. 

쌀은 그만두고 베를 달라고 저러시나 하고, 길쌈해서 장만해 둔 일곱 새 
무명베를 곱게 개어 갖다 줬어.

그래도 스님은 받지 않더래. 베가 나빠서 그러시나 하고 제일 고운 아홉 새 
무명베를 갖다 줬어. 그래도 받지 않더래. 

"아이고, 스님. 이것도 안 받으시면 더 드릴 것이 없습니다. 용서 해 
주십시오." 

그랬더니 스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들고 있던 지팡이를 건네주고는 바람같이 
가버리더래. 지팡이를 들고 '스님, 스님!' 부르면서 따라갔지만 어느새 자취 
없이 사라지고 없어.

할 수 없이 돌아와서 지팡이를 마루 한 구석에 세워 두었지. 
하루는 며느리가 마루에 앉아 물레를 왱왱 돌리면서 노래를 불렀어. 

"이 고운 무명 길쌈 뉘 주려고 이리 하나." 

이렇게 구성지게 노래를 부르니까, 마루 구석에 세워 놓은 지팡이가 흔들흔들 
하더니 마루 가운데로 쿵덕쿵덕 뛰어나오지 뭐야. 

그러더니 저 혼자 마루 위를 쿵쿵 뛰어다니면서, 

"쿵쿵절싸 잘 한다. 한 때가 있으리." 

하고 장단을 맞춰 노래를 부른단 말이야. 하도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또 한 번, 

"이 고운 무명 길쌈 뉘 주려고 이리 하나." 

하고 노래를 불렀더니, 

"쿵쿵절싸 잘 한다. 한 때가 있으리." 

하면서 지팡이가 마루를 쿵쿵 뛰어다니거든. 

"어머님, 어머님. 이리 좀 와 보세요. 스님이 주고 간 지팡이가 춤추고 노래하는 
것 좀 보세요." 

시어머니가 나와 보니 과연 지팡이가 마루 위를 뛰어다니면서 노래를 부른단 
말이야. 스님이 두 과부가 외롭게 산다고 이런 걸 주고 가셨나 보다 하고, 그 
때부터 날마다 지팡이를 벗삼아 길쌈을 했지.

며느리가 노래를 부르면 지팡이도 따라서 장단을 맞추면서 쿵쿵 뛰어다니고, 
시어머니는 신바람이 나니까 지팡이와 함께 춤을 추고, 이렇게 재미나게 
살았어. 

그런데 이 소문이 퍼지고 퍼져서 임금님 귀에까지 들어갔어. 

임금님이 이 이상한 지팡이를 구경하고 싶어서 사람을 보냈어. 두 과부는 물레와 
지팡이를 가지고 가마를 타고 임금님이 사는 대궐에 갔지. 

가서 넓은 마루에 물레를 벌여 놓고 왱왱 돌리면서, 

"이 고운 무명 길쌈 뉘 주려고 이리 하나." 

하고 노래를 부르니까, 

"쿵쿵절싸 잘 한다. 한 때가 있으리." 

하면서 지팡이가 마루 위를 신나게 쿵쿵 뛰어다니거든. 

이 임금님한테는 하나뿐인 아들이 있었어.

그런데 이 아들이 날 때부터 말 못 하는 벙어리에다 손을 못 펴는 조막손이야. 
그 때문에 임금님이 자나깨나 걱정이었거든.

이 아들이 임금님 옆에 서 있다가 지팡이가 춤추고 노래하는 걸 보고 저절로 
신이 났어. 그래서 자기도 마루 가운데로 나와서 덩실덩실 춤을 췄어. 춤을 
추다가 신명이 날 대로 나니까 자기도 모르게, 

"쿵쿵절싸 잘 한다. 한 때가 있으리." 

하고, 말문이 탁 틔었지 뭐야. 말을 하게 되니까 너무 기뻐서 손뼉을 짝짝 피다 
보니 손도 쫙 퍼졌단 말이야. 

아들이 말도 잘 하게 되고 손도 펴지니까 임금님이 기뻐서 두 과부를 아예 
대궐에서 살게 하고 대접을 아주 잘 해줬어. 

그리고 나중에 임금님이 죽고 나서 아들이 새 임금이 되었을 게 아니야? 

새 임금은 시어머니를 수양할머니로 삼고 며느리를 수양어머니로 삼아서 아주 잘 
살았대. 지팡이 말대로 살다 보면 한 때가 있는 거란다.


-출처미상

2001/05/2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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