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87조회수 : 459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2122, 줄수: 119,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87 


[오성(鰲城)과 한음(漢陰) - 다락 안의 쥐구멍]

오성과 한음은 소시적에 조용한 절간에 가서 글을 읽었다. 

어느 날 오성이 볼 일이 있어 집에 가게 되자, 한음은 부탁을 하였다. 

"아무 책이 우리 집 다락 속에 있으니 수고스럽지만 자네는 가서 찾아오게."

오성은 응낙하고 산을 내려갔다. 

하룻밤 지나고 절간에 올라온 오성은 그 책을 건네준 다음 머리를 떨구고 힘없이 
앉아 있다가 한참 후에 말을 꺼냈다. 

"우리 두 사람은 교분이 각별한데 이제와서 영원히 절교하게 되었으니 어찌 
개탄하지 않겠는가? 애석하구나."

한음이 깜짝 놀라 괴이하게 여기며 물었다.  

"어찌 그런 말을 하는가?" 

그러나 오성은 말을 하지 않고 중얼거리기만 하였다. 

한음은 성질이 꽤 조급한지라 애써 물었는데 오성은 말하지 않았다. 

한음이 졸라대자 오성은 말했다. 

"친구는 형제와 같은 것인데 부당한 일을 범하여 패륜(悖倫)을 저질렀으니 내가 
어떻게 예전처럼 좋은 낯으로 자네를 대할 수 있겠는가?"

한음은 더욱 괴이하고 답답하였다.  

"자네는 어서 말하여 나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게."

오성이 말했다. 

"친구의 아내를 간범하였으니 개 돼지 행실인데 이걸 말할 수 있겠는가?"

한음은 더욱 놀라 괴이함을 견디지 못하였다. 

"자네는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 얼토당토 않는 말로 나를 놀리는 것이로구먼."

"내가 어찌 실없는 말을 하겠는가? 자네 내상(內相)의 몸에 붉은 점이 있는 것을 
내가 어떻게 알겠느냐? 실없는 말이 아니고 사실이라네."

한음은 비로소 반신반의하여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본래 각별한 교분이 있던 까닭에 성내지 못하고 전처럼 대하였다. 

오성은 일부러 부끄러워하는 기색을 보였다.

다음날 아침 일찍이 한음은 산을 내려 갔다. 

곧 집으로 가서 하인에게 분부하였다.  

"가마에 아씨를 태워다가 친정에 두도록 하여라."

그는 노기가 등등하여 고함소리가 추상과 같았다. 

한음의 부인은 여중 남자라 성격이 본래 순하지 않았다. 

이 광경을 보고 크게 소리쳤다.

"제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무단히 쫓아내려고 합니까? 그 영문이나 들어 보아야 
겠습니다."

한음이 질책하며 말했다. 

"사대부집 부녀가 좋지 못한 행실을 하고서도 무슨 면목으로 여기에 있느냐? 
속히 친정으로 가거라."

부인은 깜짝 놀라 버럭 화를 내며 큰 소리로 말했다.

"제 죄가 무슨 죄입니까? 영문을 알기 전에는 죽어도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소리지르며 서로 버티니 집안이 시끄러웠다.  

이때 오성은 이런 일이 있을 것을 염려하고 이미 한음의 대문 밖에 와 있다가 
크게 한음의 자(字)를 부르자 한음은 듣고 곧 나왔다. 

오성이 말했다. 

"자네는 어찌 소동을 일으키는가? 나는 소동을 잠재우기 위해서 왔네."

"우리집 일은 자네가 관여할 바 아니네." 

"나를 따라오게."  

바깥 사랑으로 가자 오성이 말했다. 

"자네가 만일 나의 말을 따르면 반드시 의심을 풀 길이 있을 것이네."

"우선 말해보게." 

"자네의 내상으로 하여금 가슴을 드러내고 아무 곳에 앉도록 하게. 그러면 내가 
말해 주겠네."

한음이 안으로 들어가서 오성의 말대로 부인에게 말하자 부인은 그 의혹을 풀기 
위하여 말한 대로 앉았다.

오성이 한음을 데리고 다락 안으로 들어가니 쥐구멍 하나가 안집으로 바로 나 
있었다. 

한음에게 그 구멍을 주목하게 하고 가르쳐 보이며 말했다.  

"저 것이 붉은 점이 아닌가?"  

한음이 그 구멍으로 엿보니 과연 그러하였다. 

한음은 손뼉을 치고 껄껄 웃으며 대꾸했다.  

"자네는 어찌 이렇게도 장난이 심한가?"  

부인이 마침 그때 옷을 젖히고 이를 잡고 있었는데 오성이 우연히 쥐구멍으로 
엿보았기 때문에 놀려준 것이었다.

《계압만록》 

2001/05/31(06:40)

 


한국 Korea Tour in Subkorea.com Road, Islands, Mountains, Tour Place, Beach, Festival, University, Golf Course, Stadium, History Place, Natural Monument, Paintings, Pottery, K-jokes, 중국 China Tour in Subkorea.com History, Idioms, UNESCO Heritage, Tour Place, Baduk,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J-Cartoons, 일본 Japan Tour in Subkorea.com Tour Place, Baduk,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History, Idioms, UNESCO Heritage, E-jokes, 인도 India Tour in Subkorea.com History, UNESCO Heritage, Tour Place, Golf Course, Stadium, University, Paint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