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97조회수 : 394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4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2503, 줄수: 109,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97 


自願稗將 1

그전에 어떤 사람이 언제나 집안에 들어박혀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는 것 업이 
술밥만 채우니 가계가 날로 곤궁하여졌다. 그 부인은 참다 못해 그 남편더러 
말하였다. 

『아 여보 옛날 말에 이르기를 남자는 동물이라. 동하면 득도 보고 해도 
본다는데 당신은 밤낮 안방에만 들어박혀 있으니 참 딱도 하우. 첩이 듣기에 
가까운 곳에 김판서 집이 있는데 그 집은 세도집이라 하니 한번 찾아가서 뵙고 
그 문하로라도 들어가는 것이 어떠하우.』 

부인은 그렇게 하라고 밤낮으로 졸랐다. 남자는 하는 수 없이 부인이 내어주는 
옷으로 깔끔히 차려 입고 집을 나섰다. 

집을 나오기는 하였으나. 아무도 주선해주는 사람도 없이 김판서 집엘 가기는 
쑥스러웠고, 설사 가본들 요즈음 세상이 어떤 세상이라고 문하에 들어갔다고 
하여 쉬 벼슬자리를 하나 내주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계집의 옅은 소견에 지나지 않거니와 쓸데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하여 집엘 돌아가면 또 계집이 들볶을 것이 아닌가. 다른 곳에라도 
놀다가 해진 후에 돌아가서 김판서 집에서 놀다가 왔다고 하면 제가 어찌 
알겠는가. 

남자는 발걸음이 내키는 대로 걸어가니 약국이 하나 있는데 몇 사람이 모여 
한가히 장기를 두며 놀고 있었다. 남자는 거기에 들어가서 주인을 찾아 인사를 
하고, 

『내가 놀 곳이 없어 심심하여 못 견디던 차에 어느 사람이 말하기를 이곳에 
가면 주인장이 손대접을 잘한다기에 찾아왔으니 다음부터 소일코자 하온즉, 특히 
허락해 주십소서.』 

주인도 별로 하는 일이 없고 같이 소일할 사람이 없던 차에 그 사람을 보니 
차림도 깨끗하고 상냥해 보이므로 쾌히 승낙하였다. 

그곳에서 종일토록 한담을 바꾸면서 놀다가 해가 진 후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밤에 그 처가 그날의 상황을 물으므로 남자는 거짓말로 얘기했다. 

『그대 말과 같이 김판서 대감을 찾아가 뵌즉, 한번 보시고 매우 반가이 하면서 
전자무리보다 훨씬 좋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사랑하기 비길 데 없더니 
대감이 말씀하시기를 내가 평안감사로 나갈 때는 비장으로 데려가주마 하시니 그 
후대가 이렇소.』 

하니 그 처는 희색이 만면하여 그 후로부터는 자기 치마는 제대로 입지 못할망정 
남자의 의복과 갓망근은 더욱 선명히 하여 주었다. 

그러나 남자는 한결같이 김판서 집에는 가질 않고 약국집에서 소일하고 돌아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수년 동안 계속하여 오는 터이라, 김판서 대문이 어느 곳 어디에 
어떻게 생겼는지조차도 몰랐다. 

하루는 그 처가 집에 있으니 이웃에 사는 표모(漂母)가 우연히 놀러왔다. 

『요사이 살기가 어떠한가?』 

하고 물으니 노파가 기뻐하면서, 

『우리집 아이가 김판서댁 대솔(帶率)로 있더니 이제 대감이 평안감사로 
승차하시니 그 애도 소망이 있어 보입니다.』 

하였다. 그 말을 들은 처는 놀라면서, 

『아니 김판서라니 아무 골에 사는 함자가 아무 자이고 연세는 예순이나 
되었을까 하는 그 어른 말인가?』 

『네, 네, 그럼요. 낭자가 어찌 그렇게 잘 아시나이까?』 

『내가 어찌 그 어른을 모른단 말인가. 나으리가 익히 아는 양반이신데.』 

처는 이제야 행운이 왔나 보다 하고 기뻐하였다. 그날밤 남자가 집에 돌아오자 
치하하여 이르기를, 

『대감이 이제 평안감사가 되었으니 당신도 또한 비장이 아니오.』 

남자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 어물어물 대답하였다. 

『그대 말과 같이 되었소.』 

처는 더욱 기뻐하면서, 

『그럼 치행은 각자가 부담하여야 하우?』 

『그럼요, 그 여러 사람의 치행을 대감이 다 당할 수 있겠어요? 기일이 촉박한데 
무엇으로 당하겠소. 큰일났군요.』 

남자는 내심, 

<설마 그 치행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좋은 피할 구실이 생기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은즉 처는, 

『당신은 아무 걱정 마오, 친정집이 비장으로 수년 있었으니 거기 가서 의복을 
얻어오리라.』 

남자는 더 얘기하기가 싫었다. 며칠 후 처가 또 물었다. 

『사또께서 어느날 부임하시우?』 

『아직 택일하지 않았소.』 

그로부터 남자는 밥이 제대로 목에 넘어가질 않고 잠도 제대로 이루질 못하였다. 
어떻게 하면 이 난관을 면할 수 있을까 밤낮 생각하였다. 

= 계속 =

기문(奇聞)에서 

2001/07/03(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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