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103조회수 : 712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4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3863, 줄수: 101,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103 


勸善懲惡 

허 서방이란 자가 탐심이 많고 또한 부지런하여, 전혀 옳지 않은 일만 영위하여 
많은 재산을 벌었겠다. 

때마침 밭갈이할 무렵이라 일군들을 지휘하여 쓰레기와 거름 등속을 소에 실어 
내더니, 때마침 늙은 중이 떨어진 옷과 해진 짚신으로 문전에 이르러 밥을 
빌거늘 허 서방이 크게 노하여 가로되, 

"내가 평생에 미워하는 자가 중과 여승이라. 밭갈지 아니하며, 길쌈하지 않으며, 
놀고 입고 놀고 먹으니, 그것은 백성의 좀이라, 네가 어찌 감히 나의 집에서 
밥을 구하느뇨? " 

하고 쇠붙이와 호미 등속으로 발우(鉢盂) 안에다 똥을 하나 그득 담아 두매, 
노승이 묵묵히 받아가지고 돌아갔겠다. 그 이웃에 양서방이란 자가 있어 집안은 
비록 가난하나, 성품이 본시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여 이를 보고 불상히 
생각하고 가로되, 

"성인(聖人)은 한 줌 밤과 한 그릇 죽을 얻은즉 살고 얻지 못하면 죽을지라도, 
그를 불러 주면 행도(行道)하는 이는 받지 아니하고, 그를 차면서 주면 걸인도 
편안치 않는다 하니, 이것은 또한 한줌의 밥과 한 그릇의 죽에 비할 바가 
아니니, 그대는 어찌 받으리오? " 

하니까, 

"오직 존자께서 천한 자에게 주심에 오히려 감히 사필 말씀이 없거든, 하물며 
산승이 감히 높으신 어른께서 주심을 사양하리까? " 

양서방이 이에 발우를 달라 해서 깨끗이 씻고 그 곳에 공양을 담아 드리니, 스님 
손을 합장하며, 사례해 가로되, 

"시주의 후한 뜻을 무엇으로써 갚으리오. 나로 하여금 고요한 방에 있게 하여, 
나에게 짚을 주시고 인적을 통하지 않게 하시면, 마땅히 당신께 은혜갚을 길이 
있겠읍니다. " 

해서, 양서방이 그 말대로 하여 베푸니, 잠시 지난 뒤에 노승이 양서방을 
부르거늘 들어가 본즉, 돈이 방안에 그득한지라, 크게 놀라고 괴상히 여겨 
비로소 그가 신승(神僧)임을 알고 발 벗은 채로 뜰에 내려 묵묵히 치사하였는데, 
노승이 미소를 지으며 가로되, 

"그대에게 오래 쌓은 선심이 있으니, 보은하는 이치가 마땅히 이와 같도다. 어찌 
치사하리오. " 

하고 이에 다시 말하되, 

"명년 이날에 내 마땅히 다시 와서 그대가 반가이 만나리라. " 

하고 말을 마친 다음 지팡이를 휘두르며 사라져 갔다. 양서방이 이로부터 
가도(家道)가 점점 풍성해져 이웃 허서방을 부러워하지 않을 지경이어늘, 

허 서방이 괴이히 여겨 와서 그 치부의 술책을 묻는데, 양 서방이 그 경위를 
말하니, 허서방이 가로되, 

"스님이 만약 다시 오시면 모름지기 나에게 알리라. " 


"그렇게 합시다. " 

하고 양 서방이 답했다. 

그후 기약된 날에 이르러 노승이 과연 도착하니, 허서방이 친히 맞이하여 집에 
돌아가 성찬으로 대우하여, 엎드려 절하며 간청하여 가로되, 

"듣자온즉 노존사께서 모래(沙)를 단련하여 성금케 하는 신술이 있다하니, 
엎드려 원컨데 나를 위하여 시험해 주소서. " 

노승이 허락한즉 허 서방이 심히 기뻐하여, 집을 정하고 사람을 물리쳐 양 
서방이 한 것과 같이 하였더니, 이레를 겨우 지난 후에 문꼬리를 열고 본즉, 
스님은 간 곳이 없는지라, 허 서방이 가서 보니 허서방과 똑같이 생긴 허 서방이 
뛰어나와 허 서방을 발길로 차면서 가로되, 

"내 본시 이 집주인이라 네가 어떤 놈이냐? " 

하거늘, 허 서방의 처자가 놀라 자세히 본즉, 면목과 해동거지와 언어, 풍속이 
조금도 진짜 허 서방과 다름없는지라, 

진짜 허서방과 가짜 허서방이 서로 '이집 주인이 자기'라고 하여 서로 멱살을 
잡고 싸우는데, 처자 권속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신(神)에게 푸닥거리를 해도 
듣지 않고 관가에 송사를 해도 관가에서 이를 가리지 못하는지라. 

진짜 가짜의 두 허서방이 싸우기를 길이 일삼으니, 그 동안 쓴 돈과 낭비가 물과 
불같아서 가산이 탕진되고 남음이 없는지라. 

하루는 노승이 다시 와서 허서방에게 말해 가로되, 

"패악하여 들어오고 패악하여 나감은 이치의 상사라, 그대의 일생이 어질지 
못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옳지 못함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니, 이미 그 많은 
재산을 모으고도 오히려 족히 생각치 않고 더욱 그 패도를 행하니, 재앙이 어찌 
발생치 않으랴. " 

얘기를 마치자 이에 지팡이를 들어 한번 가짜 허서방을 미니, 곧 그것은 소먹이 
한 묶음으로 변했다. 노승이 섬돌을 내려 두어 걸음 걸어가매, 별안간 그 자취가 
없었다. 


파수록(破睡錄)에서 

2001/07/29(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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