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46 조회수 : 68    
    작성자 : joker 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조회: 2181, 줄수: 84,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46 


옛날 백두산 기슭에 총각 나무꾼이 살았는데, 이 총각은 날이면 날마다 백두산에 올라가 
나무를 해다 팔아서 홀어머니를 봉양했어.

한번은 동지섣달 추운 겨울에 산에 가서 나무를 하는데, 아 어디서 희미하게 앓는 소리가 
들리더라네. 사람이 몹시 아파서 앓는 소리 같은데, 도무지 이 산중에 누가 살기에 저런 
소리가 나나 하고 소리나는 곳으로 가 봤지. 가보니 전에 못 보던 움막이 한 채 있는데, 
앓는 소리는 거기에 새어 나오더라는 거야.

이 총각이 백두산에 나무하러 다닌 지 십 년이 넘었는데 이곳에 이런 움막이 있는 것은 
처음 본단 말이야. 이상하게 생각하고 움막에 들어가 보니, 방안에 하얀 노인이 누워 
있더란 말이지.

그런데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이 가르릉거리며 앓고 있거든.노인을 잡고 흔들어 깨워도 
정신이 없기에, 제가 해 온 나무로 방에 불을 덥게 때고 솔껍질을 벗겨 죽을 쑤어 먹였지. 
온 정성을 다해 간호를 했더니 잠시 뒤에 노인이 정신을 차리더라는군. 

그런데 기운이 없어 말은 못 하고 눈물만 주르르 흘리고 있어. 그걸 보니 하도 가엾어서 그 
다음 날부터 날마다 움막에 와서 노인을 정성껏 보살펴 줬어.집에서 쑤어 온 미음도 떠 
먹이고 대소변 수발도 들어 주고, 이렇게 잘 간호해 줬더니 며칠 뒤에는 아주 맑은 
정신으로 돌아왔어. 노인이 총각 손을 부여잡고,

"의지할 곳 없는 몸이 산중에서 뜻하지 않게 병이 들어 죽는 줄 알았더니 젊은이 덕택에 
다시 살아났네."

하고 참 고마워하더니 지필묵을 꺼내 가지고 그림 한 폭을 그려 줘. 노인의 손끝에서 붓이 
펄펄 나는 듯하더니, 푸른 소나무에 흰 두루미가 한 마리 앉아 있고 바위 밑에 맑은 샘물이 
솟아나는 그림 한 폭이 금세 그려져 나와.

"가진 것이라고는 그림 그리는 재주 뿐이라 이것으로 보답하려 하니 사양 말게나."

그래서 그림 한 폭을 얻어 가지고 집에 돌아왔지.

이튿날 총각이 그림을 품에 넣고 또 산에 나무를 하러 갔어. 그런데 웬일인지 어제까지 그 
자리에 있던 움막이 온데간데없지 뭐야. 움막이 없으니 노인도 없지. 그것 참 이상한 일도 
다 있다 하면서 나무를 했어. 나무를 한 짐 해 가지고 산을 내려오는데 목이 몹시 말라. 
근처에 샘물도 없고 해서 그냥 앉아서 쉬는데, 심심풀이로 품속에 넣어 뒀던 그림을 꺼내 
보았지.

그림 속 경치가 어찌나 좋은지 한참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문득 그림 속에서 솟아나는 
맑은 물이 참 시원해 보여서 손으로 한 번 쓰다듬어 보았어. 그랬더니 이게 웬일이야. 그림 
속의 소나무에서 학이 날갯짓을 하더니, 샘물 그림에서 정말로 맑은 물이 쪼르르 흐르지 
뭐야. 그 물을 손에 받아 마셔 봤더니 이게 물이 아니고 술이야.

맛도 향기도 그윽한 술인데, 한 모금 마시자마자 정신이 맑아지면서 온몸에 기운이 
솟아오르더래. 그 노인이 신선이었던 모양이지. 그러면 그림에서 나오는 술은 
불로장생한다는 신선주일 테니, 총각은 보물을 얻어도 아주 큰 보물을 얻었네 그려.

총각은 집에 돌아와 그림에서 나온 술로 홀어머니 봉양 잘 하고, 이웃 사람들한테도 달라는 
대로 술을 내어 줬어. 술을 마신 사람들은 모두 병이 낫고 기운이 솟아나니, 이 소문이 
금세 멀리까지 퍼졌지.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와 술을 얻고 돈을 놓고 가니, 가난하던 총각은 부자가 
되어 잘 살게 됐어. 그런데 이런 일에는 반드시 못된 사람이 끼여들게 마련이지. 고을 원이 
소문을 듣고 그림이 탐나서 사람을 보내 총각을 관아로 불러들였어.

"듣자 하니 네가 신묘한 그림을 가지고 있다던데, 그런 귀한 것을 관에 바칠 생각은 
없느냐?"

원이 바라는 대로 그림을 바치면 무사하겠지만, 그렇다고 제 것을 무작정 빼앗기고 싶지는 
않단 말이야. 그래서 딱 부러지게 거절을 했지. 눈독을 들인 원이 그런다고 순순히 
물러설까. 구실아치들을 부추겨 송사를 걸게 해 가지고 며칠 뒤에 다시 총각을 잡아들였어.

"네 이놈, 그런 줄 몰랐더니 요사스러운 물건으로 백성들을 현혹시켜 돈을 벌었겠다. 여기 
네 술을 먹고 병이 난 증인이 있으니 딴 소리 말렷다."

관에서 벼르면 되는 일도 안 되고 안 되는 일도 되는 법이니 어쩔 수가 있나. 총각은 
억울하게 오라를 짓고 그림은 원에게 빼앗기고 말았지.
그런데 그 때 갑자기 한 백발 노인이 나는 듯이 관아에 들어오더니,

"명색 관장이라는 자가 어찌 이리 음흉한고. 이러니 백성들이 호환을 두려워 않고 산 
속으로 몸을 숨기지 않느냐."

하고 원을 크게 나무라더라네. 그러고는 원이 들고 있던 그림을 낚아채어 소나무 위에 앉은 
학을 한 번 문지르니, 갑자기 학이 날갯짓을 하며 그림 속에서 튀어나오더라지 뭐야. 
노인이 총각을 데리고 학의 등에 오르니, 학이 크게 울며 높이 날아올라 어느덧 구름 
속으로 사라지더라는 거야.

지금도 백두산 기슭에는 흰 학을 탄 사람이 가끔 구름 사이로 나타난다고 하는 말이 있어.

2000/12/08(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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